2024-10-22 19:08 (화)
[의원회관25時] 사공이 너무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선거캠프
상태바
[의원회관25時] 사공이 너무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선거캠프
  • 황선달 자유기고가
  • 승인 2008.04.03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운동 돌입한 후보사무실 백태

오고가는 사람많아 회의하기도 힘들어
사무실 중요서류 외부로 빼돌리는 사례도 많아
야간 순찰조 운행 의심가는 인사 동태 감시도

18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지난 27일부터 13일 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치열한 산경전과 얼굴 알리기 싸움은 예비후보 등록 때부터 시작됐지만 이제부터는 물불을 안 가리는 치열한 혈전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지난 주 강원도의 김택기 한나라당 후보가 돈 봉투를 돌리려는 의도로 돈뭉치를 선거운동원에 건네다 적발된 사건 이후 각 선거구마다 선거관리위원회 및 부정선거감시단의 카메라와 눈초리가 이곳저곳을 매섭게 주시하고 있다.

실제 모 지역의 선거구의 경우 선관위 직원들이 선거사무소 앞 건물에 세를 얻어 항시 창문을 통해 선거사무소를 감시하고 있다고 하는 알 수 없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이에 각 후보 진영은 선거사무원 및 운동원들에게 선거법 준수를 각별히 주문하고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직적 또는 자발적 부정유혹은 항시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선거운동이 시작됨과 동시에 후보들에게는 고민거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예기치 못한 지출발생이 바로 그 고민이라고 하는데, 선거법 상 선거비용 초과는 있을 수 없기에 지출에 알뜰한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후보들은 선거비용 한도액의 약 20% 정도를 줄여 지출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래야 만약에 뜻하지 않은 지출이 생겼을 경우 나머지 20%로 채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더구나 예비후보 선거운동 기간 중에 지출한 돈은 한 푼도 보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정 관리는 선거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각 선거운동원들 중 일부는 후보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 지역구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의 경우 선거운동원들의 집요한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선거운동원들의 주장은 이렇다고 한다. 동네 마다 돌아다니며 구전 홍보를 하려면 커피라도 마시고 고스톱 판에서 돈도 잃어주고, 이웃 할머니 용돈도 좀 줘야 말이 먹히는데 총알이 없으니 어렵다는 예기다.

이런 예기도 일리는 있지만 이런 상황을 들어가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돈만 챙기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이런 선거운동원은 거의 선거운동에는 관심이 없이 뒷 전에 물러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선거사무실의 문제점들은 바로 사공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서울의 경우는 예외라고도 할 수 있지만 지방, 특히 군 단위에 선거구를 둔 후보들의 경우 밀려드는 사공들 때문에 전략회의는 물론 공약회의 마저도 마음 놓고 비밀리에 할 수 없을 상황이라고 한다.

자기 딴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들고 와서 한마디하고, 그것이 반드시 공약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 때를 쓰는 경우도 있고, 특별한 직업도 없는 안면 있는 사람들은 끼니때마다 찾아와 밥 달라고 빈정거린다고도 한다.

선거법 상 식사를 대접할 수 없다고 말이라도 하면 신경질을 내면서 “찍어주나 봐라”하며 뛰쳐나간다고 한다. 한마디로 아직까지 이런 모습이 남아있다는 것이 우스울 뿐이다.

그리고 선거사무실이 이렇게 사공들로 시장통을 이루기 때문에 피아구분이 어려운 것이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고 한다. 충남의 한 후보 선거사무실의 경우가 그렇다. 현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보좌관과의 통화에 따르면 누군가 사무실에 들러 중요 서류를 외부로 반출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이쪽의 선거정보와 일정 등이 상대후보 사무실에 그대로 복사된 채 굴러다닌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란다.

범인 색출을 위해 조사를 벌인 결과 한 사람이 지목됐는데, 예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이 쪽 저 쪽 선거사무실을 오가며 돈을 목적으로 정보장사를 했던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그 사람이 사무실에 오면 보두들 쉬쉬하면서 접근을 하지 않았고, 보좌관 비서관 등은 자리를 뜨지 않고 책상을 치켰다고 한다. 자리를 뜨는 순간 이것저것을 마구 뒤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후 사람들은 자리를 떠날 뜰 때는 필요한 서류는 서랍에 넣고 자물통을 채우고 나갔다고 한다. 그런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자 혐의를 받고 있는 그 사람도 눈치를 챘는지 그 뒤로는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동네 주민 간의 싸움이다.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기 때문에 말다툼 끝에 폭력이 행해지기도 하는데 특히 시골의 경우 도시지역과는 달리 주민들의 대부분이 상당히 정치적이라는 게 문제이다.

시골 지역에서 유세를 하거나 거리를 다니며 홍보를 하다보면 후보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엄청나게 정치적인 모습을 보인다. 긍정적으로 보면 정치에 관심이 많고 선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시골 지역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확실하다.

이 외에 각 선거사무실은 현재 야간 순찰조 또는 야간 감시조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상대 후보 진영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의심이 가는 인사들의 동태를 감시하며 부정행위의 단서를 포착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래서 차량을 상대후보 사무실과 인접한 곳에 주차해두고 감시하는 경우와 아니면 확실한 정보원을 인근에 심어 야간에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정책선거가 더 이상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 반전을 노리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김택기 한나라당 후보가 돈봉투를 돌리려 한다는 제보를 받은 것 또한 이 같은 감시조 역할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앞으로 4년 간 국회의정을 책임 질 주역들이 탄생하게 된다. 이 같은 복잡한 지역현장에서의 움직임이 바로 그런 일꾼을 선출하는 기초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과연 남은 선거운동 기간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관심거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