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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프]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싫은 그들... “압박이 회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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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프]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싫은 그들... “압박이 회피를 만든다”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10.2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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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하지 않을 것 vs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KBS에서 방영중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어린아이들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부터 6년 동안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장수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중인 아이들과 방송인들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데 받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노년층에서의 인기가 높다. 어린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자식을 키웠던 혹은 손자 손녀의 재롱이 한없이 예쁘기만 한 노년층은 기쁨 혹은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 한편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싫은 사람도 있다. 비혼을 선언한 조재현씨가 그 주인공. 재현씨는 “부모님께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굉장한 팬이시다”며 “그런데 그 프로그램만 보면 결혼과 출산에 대한 압박이 내게 돌아온다”고 말한다.

외동아들인 재현씨는 그러나 결혼은 물론 출산에 대한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다. 비혼을 선택한 재현씨는 ‘자신의 인생에서 결혼은 없을 것’이 확고하며 “부모님께서 현실을 인정하시길 바란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가족은 물론 주위의 결혼 압박은 한국 사회가 정해놓은 일정의 나이가 지나면 많은 이들이 겪는 일중 하나다. 결혼은 당연한 것이며,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큰일’로 치부하는 분위는 아직도 사회에 만연해 있다.

요즘은 결혼 안하고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남의 얘기로는 괜찮지만, 당신의 자식의 일로는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일수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져 나가는 모습을 응원해주길 바라는 자식의 마음은 전혀 배제된 상태다.

강세연(42) 씨도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인해 ‘피해자’라고 말한다. 산부인과 간호사로 재직중인 세연씨는 “부모님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애청자”라며 “즐겁게 보고 그걸로 만족하면 될텐데, 항상 화살은 내게 돌아온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세연씨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에, 부모님의 압박이 무겁게 다가올 수 밖에 없을 터. 그럼에도 몇해째 이어지는 부모님의 압박에 “이젠,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종영하는 날만 그다리고 있다”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재현씨와 세연씨의 사연에서 볼 수 있듯이, 결혼을 포기하거나 혹은 결혼을 원하지 않은 이들은 실제로 굉장히 많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이들의 커뮤니티에서는 ‘뿌리깊은 사상이 바뀌어야 할 때’, ‘부모님이 주는 결혼 스트레스로 독립했다’, ‘나는 무슨일이 있어도 결혼만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그러나 기성세대에게 이런 항변은 통하지 않는 듯 하다. 송근용(71) 씨는 “늙어서 혼자사는게 얼마나 외롭고 비참한 일인지 몰라서 그렇다”며 “집이 없고 돈이 없어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철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순남(74) 씨도 같은 의견이다. “젊을 때야 건강하고 친구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으니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혼기가 지나고 나면 다 후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혼기’가 지난 신효림(54) 씨는 “결혼하지 않은 것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강재식(52) 씨는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힘들어 보인다”며 “되레 그들은 나를 부러워한다”고 했다.

이처럼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것은 현 젊은 세대들의 삶과 생활, 가치관 등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어떤 이유로, 그들이 결혼을 외면하는지 그 이유를 먼저 묻고, 각자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한 때이다.

기성세대의 무조건적인 강요도, 청년세대의 책임감 없는 결정도 끊임없는 분란만 야기할 것이다. 타협과 이해, 시대 변화에 수긍이 먼저 이뤄진다면, 불필요한 감정소모와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사진=시사캐스트·슈퍼맨이돌아왔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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