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나의 '잡(JOB)'다한 스토리 ⑫ 주 이집트 한국 문화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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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나의 '잡(JOB)'다한 스토리 ⑫ 주 이집트 한국 문화원 편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1.1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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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집트 한국 문화원에서 한국과 이집트를 연결하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약 50만이 넘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른다.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은 같은 문제가 인쇄된 시험지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결국 수험생 개개인이 선택할 길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 길은 비단 대한민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편에서는 멀게 느껴지지만 신비로운 땅, 이집트에서 길을 찾은 김대환 씨의 잡(JOB)다한 스토리를 들어본다.
 
[주 이집트 한국문화원 교육팀장 김대환 씨와의 즉문즉답]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주 이집트 한국문화원에서 교육팀장으로 근무했던 김대환입니다. 얼마전 이집트 카이로대학교 박사과정에 합격하게 되어 잠시 한국에 들어오게 됐고, 학기 시작 전까지 시간이 생겨 현재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아랍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주 이집트 한국문화원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한국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으로 문화를 매개로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합니다. 저는 문화원에서 교육팀장 겸 세종학당 운영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교육팀장은 문화원의 모든 문화 강좌를 총괄하는데, 대표적으로 한식 강좌, K-Pop Academy, 국악 문화 학교와 같은 강좌를 담당했습니다. 이외에도 수도인 카이로를 벗어나 지방에서도 ‘한국 문화의 날’ 행사를 운영하며 룩소르, 아스완 등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사람들도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종학당은 운영요원으로 일하면서 이집트 내의 모든 한국어 교원과 한국어 교육과정을 관리하고, 한국에서 파견되는 문화인턴과 한국어 교원의 수업과 현지적응을 도왔습니다.

기존에는 한국에서 교원 파견이 없었는데요, 세종학당재단 측에 지속적으로 요청하여 이집트에 세종학당이 생긴지 5년만인 올해 이집트 최초로 한국인 교원이 파견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문화강좌를 맡아줄 문화인턴도 처음으로 파견되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민요를 전공한 학생이 민요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진행했는데, 대한민국 정부초청장학생을 선발해 이집트 학생을 한국에 보내기도 했고, 한국교류재단 지원 사업에 신청하여 한국학 도서관을 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한출판협회,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한국의 도서를 이집트에 전파하는 일도 담당했습니다.
 
Q. 다양한 일들을 하셨네요. 이집트 현지에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A. 한국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 한류인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K-pop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현지인을 만난 적도 있고, 민요를 전공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가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도 예외는 아니라서 이집트 요리협회의 요리사들이 한식 수업을 개설해달라고 요청하여 특강을 진행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에 남는 학생 중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한식을 배우려고 세 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어머님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어의 인기가 이를 뒷받침해주는데요. 이집트에서 한국어과에 입학하려면 상위 1%에 들어야할 뿐만 아니라, 당장 세종학당 한국어 강좌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쟁률만 봐도 경쟁률이 10대 1이 넘어갑니다.

Q. 이집트 근무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도 문화원에서 문화 사업을 진행하며 주재국민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이를 통해 느끼는 보람이 가장 큽니다. 성과를 내고 수익을 내야하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한국을 알리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중에 하나죠.

그리고 한국보다 한층 여유로운 삶이 가능한 점도 장점입니다. 물가는 한국의 1/3 수준이면서 특수지 수당이 주어지고, 정시출퇴근도 잘 지켜지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누리기 힘든,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죠.

Q. 혹시 해외에 머무르시면서 심리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나요?
 
A. 이집트는 정말 먼 나라입니다. 게다가 한국인들에게 익숙하지도 않지요. 지리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처음 이집트에서 생활할 당시,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단절감을 느끼기도 했죠.
 

이집트도 이슬람 국가다 보니 하루 5번씩 ‘아잔’이라는 기도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그 소리를 듣고 밖에 나가보면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집밖을 나서는 순간 히잡과 갈라비아(전통복장 이름)를 입은 사람들이 모두 저를 쳐다보곤 했죠. 처음에는 이방인을 보는 현지인의 낯선 시선과 관심이 참 힘들었습니다.

해외에서 일한다면 초반에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들이겠지요.

Q. 그런 어려움들은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A. 이집트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직원들 역시 스스럼없이 다가와 줘서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해지면서 듣는 아잔 소리가 포근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집트의 사람들은 대개 친절하고 정이 많습니다. 퇴근할 때 우버를 기다리면서 건물 관리인 아저씨와 수다를 떨곤 했죠. 그 분께 집으로 초대를 받아 가기도 했어요. 당시 라마단(금식절)이었기에 낮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해가 지자 굉장히 많은 양의 음식을 대접해 주었습니다.

아랍 사람들은 사람을 초대해 베푸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더불어 친구 소개를 좋아하죠. 덕분에 많은 현지인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는 식당, 카페 점원들이 슬퍼하며 아쉬워할 정도로 정이 많이 들었지요.
 
Q. 실제 업무를 하실 때 문화적 차이가 느껴질 때가 있었나요?
 
A. 라마단이 기억에 남아요. 1년에 한번 있는 시기인데요, 이슬람력으로 9월 한 달간 진행됩니다. 이 기간 동안 이슬람 국가에 있는 재외 공무원들의 업무시간이 변경됩니다. 단축 근무를 하는 거죠. 주재국의 행정부처와 기업들이 전부 문을 닫아서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거든요. 이 때문에 행사를 준비할 때에도 라마단을 피해서 계획하고, 한국어 수업 일정도 조정하여 운영했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일이 천천히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반적인 행정처리가 전부 느린 편이었죠. 때문에 일할 때 조금 힘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라마단 기간에는 아예 주재국 직원들이 2,3 시간 정도만 일하고 퇴근하죠.
 
그리고 현장에서 확실히 느껴지는 문제가 한 가지 있었어요. 협상이나 회의를 할때 여성이 가거나, 나이가 어리면 협상이 힘든 경향이 있어요. 도시는 괜찮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남성중심 사고가 많이 남아있는 편이었습니다.

Q. 주이집트 한국문화원에서 일하기 위해 따로 준비했던 게 있으신가요?
 
A. 저는 석사 시절에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덕분에 세종학당 업무를 맡을 수 있었고, 운영요원과 교원을 겸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관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는 현지에 아랍어를 잘 하는 직원 분이 많지 않았는데, 제가 학부 때 아랍어를 전공했다는 점도 선발은 물론 일을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랍어를 전공했기에 현지 기자를 상대할 수 있었으며, 현지인을 거치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 경험을 많이 쌓았어요. 취업과는 무관하게 대학에 입학하고부터 했던 일이었는데, 이게 도움이 될 줄은 정말 몰랐죠. 문화원은 업무 성격상 가진 것을 나누는 측면이 강합니다. 실제로 ‘베푼 적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담당자님께서 봉사 경력이 많은 저를 뽑으셨다고 들었습니다.

Q. 주 이집트 한국문화원에 취직 후에 따로 준비해 간 게 있으신가요?
 
A. 가기 전부터 문화원에서 교육 업무를 맡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학부생 때 튀니지에서 유학을 했는데, 그 때에도 한국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항상 저를 볼 때마다 한글로 무언가를 써달라고 할 때가 많았었죠.

그래서 저는 캘리그라피 책을 준비해 가져가서, 서예수업이나 한글날 행사 등에 활용했죠. 문화의 날 행사 때는 시나이 주의 주지사님이 제게 한글로 이름을 써달라고 하셔서 붓글씨로 이름을 써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집트(해외)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가져야 할 마음가짐 혹은 능력을 꼽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일단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통을 해야 사람을 사귈 수 있고, 그 나라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이해해야만 내가 살고 있는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편견 없이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중동의 경우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곳이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일과 사건들이 매일같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생소한 문화에 대해서도 포용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죠. 이집트인들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관용’이야말로 외국에서 근무할 때 가장 필요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잔, 라마단, 히잡과 갈라비아 등 생소하고 낯선 아랍 문화들.

이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해본 김대환 씨의 이야기는 잡(JOB)다하면서도 생생했고, 낯선 문화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필자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어렴풋이 그려가며 한국과는 다른, 이집트의 문화를 경험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낯선 문화들. 하지만 그 '차이'가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상호교감의 촉매제가 된다. 그리고 김대환 씨는 한국과 이집트를 연결하는 주체로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

이집트와 인연을 맺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김대환 씨는 인터뷰 내내 자신의 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외국인과 교류하는 삶 속에서 그는 진정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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