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21:22 (금)
[싱글 is 뭔들-⓶] 결혼도 연애도 ‘포기’ 남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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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is 뭔들-⓶] 결혼도 연애도 ‘포기’ 남은 건?
  • 김은서 기자
  • 승인 2020.03.03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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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삶은 등 떠밀린 선택의 연속이다. 결혼도 그렇다. 그놈의 적령기가 뭔지 사방에서 밀어대는 통에 꼭두각시가 된 기분이다. 오롯한 자유를 위해 혹은 냉혹한 현실에 휩쓸려 선택한 싱글 라이프에 대한 주변의 시선도 여전히 걱정스럽다. 그런데도 혼자만의 삶을 선택한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건 왜일까. 어느덧 새로운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은 싱글족의 삶을 살짝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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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를 살아가는 2030 세대는 무엇하나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 무한 경쟁 속에서 포기를 선택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간다.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이른바 빵빵한 스펙을 열심히 쌓고 있지만, 그렇게 얻은 성취감 뒤에 오는 건 씁쓸함이다. 혹자는 이것을 두고 본인의 감정을 돌보지 못해서 오는 허무함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한다.

부모의 기대에 맞춰 주변인들의 시선에 맞춰, 그렇게 본인의 삶을 억지로 끼워 맞춰 살아가다 보면 연애는 물론 결혼도 선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연애와 결혼 모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상당하다. 감정 소모 역시 무시할 수 없고, 그것에게서 나오는 피로감도 쉽게 넘기기엔 한가득 쌓여버리고 만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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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을 선택한 이유

그래서 A 씨는 5년간의 진부한 연애를 끝내고 덕질을 선택했다. 분야는 아이돌이다. B 그룹의 앨범을 사고 노래를 듣고 영상을 찾아보는 그 모든 것들이, 올해 35살이 된 A 씨가 가장 즐겁다고 느끼는 것들이다. 10살 이상 어린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가끔은 부끄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 어느 누군가를 좋아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사실 주변에서 철이 없다고들 많이 말해요. 저도 처음엔 이 나이에 아이돌 덕질을 한다는 게 민망하기도 해서 숨기고는 했었거든요. 그래도 이것만큼 무언가를 마음 편히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서 결국은 인정했어요. 주변 지인들도 이제는 꽤 많이 알고 있고요.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도 훨씬 덜해요.”

A씨가 모은 굿즈.
A씨가 모은 굿즈가 책꽂이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다.

A 씨는 하나씩 사 모으는 굿즈(goods,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드라마, 애니메이션, 팬클럽 따위와 관련된 상품)를 정리할 책장도 새로 마련했다. 덕질에 월급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기도 한다는 A 씨는 B 그룹의 콘서트 티켓팅을 위해 연차도 과감하게 사용한다. 이번에는 B 그룹의 해외 콘서트를 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콘서트 일정에 맞춰 비행기 항공권과 호텔 등을 예약한 상태다. 휴가 계획도 모두 B 그룹의 활동에 맞췄다. 콘서트 관람 후 짧게나마 관광도 즐길 예정이다.

물론 같이 덕질을 즐길 지인들도 있다. 뒤늦게 시작한 SNS 활동 중 만난 비슷한 나이대의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어 더욱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고. 덕질 덕분에 좋은 친구들이 생긴 것 같다는 A 씨는 연애와 결혼 모두 더 이상 선택의 범주에 들어있지 않음에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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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보내오는 시선

부모님은 여전히 걱정을 놓지 않고 있다. ‘결혼적령기를 넘길까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기다리고 있지만, A 씨의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다. 덕질을 하는 대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B 그룹에 집중하고 싶다는 게 A 씨의 입장이다. 어떤 면에서는 불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A 씨는 지금 자신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말한다.

사실 부모님의 걱정보단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의 눈빛에는 우려한심하게 생각하는 마음’, ‘딱한 마음이 뒤섞여 있다는 게 A 씨가 느낀 점이다. 겉으로는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며 추켜세우고 있지만, 가끔 본심이 섞인 말들을 내뱉기도 한다고.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점은 대단한 일이기도 하거든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하고 싶은 일을 잔뜩 하면서 보내야죠. 아예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것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주는 게 덕질이라고 생각해요.”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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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언제까지 B 그룹 덕질을 할지는 모른다. 대상이 바뀔 수도 있고, 의도치 않게(?) 남자친구를 사귀고 결혼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A 씨는 일단 지금은 싱글 라이프를 가장 재밌게 즐기는 방법으로 덕질에 열정을 쏟아보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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