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은 바나나의 가장 영양 높을 타이밍은? 그런 바나나처럼 조금씩 벗겨져 가는 세상과 기분좋게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런 바나나로 똘똘 뭉쳐진 2권의 책, '하루 한 개 검은 바나나'와 '바나나 톡'을 소개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각종 만화나 잡지, 영상 위주의 기다란 해협을 지나, 사색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싱싱한 활자로 요리된 '책(Βοοk)' 한 권과 마주할 때면, 그 맛스럽고 멋스런 건강식에 또 한 번 감동할 때가 많다.
하나의 시선이 단번에 흘러가야하는 영상들과 달리, 글자 위 원하는 지점으로의 활보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독서'의 경우, '능동적' 상상력은 물론이요, 깊은 통찰이 더해진 언어 구사력 상승은 그야말로 특별 보너스.
이러한 평생을 벗 삼아도 별 탈 없이 좋은, 그런 수많은 '책'들 사일 끊임없이 배회하며,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독자들을 위해,
위안받기 딱 좋을 만한 한뭉치의 종이책 두 권을 알려드리는 바,
작은 일곱개의 '별'들로도 분석 가능한, 벗겨먹기 정말 쉬운 '바나나' 상식서 한 권을 비롯, 재치 어린 미담들로 철학적 사유마저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나오는, 바나나 껍질보다도 더 미끄러지듯 읽히는 또 한 권의 책을 만나본다.
◐ 두 권 중 하나, <하루 한 개, 검은 바나나>
검게 변한 바나나를 먹어도 될까 싶었던 건, 그저 기우(杞憂)일 뿐이었던가. 보기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는 나름의 의미부여 그대로, 노란 바나나일 때 빨리 먹거나, 껍질이 까매지면 바로 버리는 등의 행위는 오히려 많은 것을 잃게하는 잘못된 상식이라 이 책은 설파하고 있다.
마트에서 구입한 노란색 바나나는 숙성의 시간을 거쳐 '슈거 스폿 (Sugar Spot)'이란 검은 반점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껍질 전체의 40~60% 정도 퍼져나갔을 때, 이를 통칭하여 '검은 바나나'라 부르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소와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이 듬뿍 함유된 '파워 식품'으로서의 바나나가 발효에 의한 효소 증가와 더불어, 항산화 작용이 최절정에 이르면 비로소 '검은 바나나'가 되고, 이를 바로 - 보통의 노란 바나나보다 훨씬 건강 효과가 뛰어난 - '울트라 파워 식품'이라 부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이러한 검은 바나나를 매일 하루 한두개씩 꾸준히 섭취한 이들의 반응과 소감도 놓치지 않고 있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대표적 사례들을 정리해 놓고 있다.
• 날마다 대변을 시원하게 본다. • 대변이 묵직하고 악취도 사라졌다. • 체중과 체지방이 떨어졌다. • 피부 결이 좋아졌다. • 덜 피곤하다. • 잠을 잘 잔다. • 남성 기능이 회복되었다.
바나나 껍질의 '슈거 스폿'은, 발효가 진행되었다는 증거인 것으로서, 효소가 더욱 늘어났다는 징표일 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단맛의 강도가 더욱 높아진, 다시 말해, '자당'이 10% 이하로 낮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란다.(노란 바나나의 포도당과 과당은 60%, 자당은 40% 정도임을 감안하면, '검은 바나나'의 유익한 당분을 실감할 수 있다.)
'포도당'과 '과당'은 비만을 거의 일으키지 않지만, '자당'은 비만으로도 이어지기 쉬운 성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에, 바나나가 발효된 이후의 효소들은 비로소 이 '자당'을 분해시킴과 동시에, '포도당'과 '과당'을 더욱 많이 생산해 내면서, 검은 바나나의 단 맛이 몸에 좋을 수 있도록 최대한의 역할을 도맡아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검은 바나나는 그 숙성의 과정에서 '올리고당'이 더욱 생성시키는데, 이 '올리고당'은 소장에 서식하는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의 양분이 되는 것으로서, 이를 많이 섭취하면 장 속 유익균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1998년 경, 온몸의 70%에 해당하는 면역력이 소장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우리 몸의 면역 담당 림프구가 가장 많은 장 내 기능 80%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이 유익균이라는 것.)
책에서 검증해 온,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이들의 실제 목소리를 거론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검은 바나나를 먹기 시작한 지 2주가 지나자, 아침에 힘을 주지 않아도 대변이 부드럽게 나왔습니다. ... 지금은 반점이 30~50% 정도 생긴 바나나를 먹고 있는데, 앞으로는 60~80%로 더 숙성된 바나나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제 원래 몸무게는 65.8kg에 허리둘레 90cm, 체지방률은 21%였습니다. 검은 바나나를 한 달 정도 먹은 지금, 체중 1.3kg, 체지방률은 1%가 줄어 거의 달라지지 않았지만, 허리둘레는 6cm나 줄어 한눈에 알아볼 정도입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검은 바나나를 하나씩 먹자, 5일 쯤 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변 상태가 무척이나 좋았고, '배변이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이었나?' 감동했을 정도입니다. 아침에 변의를 느껴며 깨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검은 바나나를 챙겨먹을 시, 또 주의해야 할 점을 언급하고 있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검은 바나나와 썩은 바나나의 구분을 정리해 놓고 있다.
- 검은 바나나는 발효되었을 뿐, 썩은 상태가 아니기에, 껍질을 벗겼을 때 알맹이의 일부 혹은 전체가 까맣고 물컹거릴 경우, 즉시 뱉어내거나 버릴 것.
- 시큼하거나 코를 찌르는 듯한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경우 또한 먹지 말고, 즉시 폐기할 것.
또한, 입과 목구멍이 가렵다던지, 위가 아프고 구역질이 난다거나, 두드러기가 나는 경우를 언급하며, 바나나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까지 알뜰살뜰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 먹거리에 대한 작고도 사소한 이해를 통해, 더 먼 미래로의 건강한 초석을 다지는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다.
⊙ 책 <하루한개, 검은 바나나>의 '북두칠성(평가표)'
1 흥미성 : ★
2 유익성 : ★
3 창작성 : ☆
4 언어유희성 : ☆
5 정보성 : ★
6 가독성 : ★
7 휴대성 : ★
◑ 두 권 중 두울, 인생이 피곤하고 귀찮거나 두려울 때, 하나씩 까먹는 마음의 문장들 <바나나 톡>
바나나처럼 까먹기 손쉬우면서도, 그 달콤함에 취해 나 스스로도 제대로 익어가는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진심 어린 일침은 물론, 본디 모습 그대로의 자신과 마주하는 것만이 향후 인생 또한 크게 탈나지 않을 거라는, 대략 모범 답안에 가까워보이는 대답으로 끊임없는 질문에 답하고 있는는 토크(?) 에세이가 바로 여기 있다.
세상에 많은 빛이 넘쳐나는 만큼이나,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작가는 자신의 배경 및 관점으로 나름의 소신있는 소견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열거해가는데, 그냥 읽기 편함은 물론이요, 그 막힘 없는 문장들로 삽화가 주는 미묘한 재미는 허전할 틈 없이 작은 쉼터로서 조화되고 있다.
그런 내용 중의 소신(?) 관련 하나를 예로 들면 이런 것.
나는 다른 사람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훔쳐보거나 누군가 애써 흘리려고 하는 사적인 이야기를 엿듣지 않는다. 염탐하는 것은 염탐당하는 것보다 피곤하기 때문이다. 자리에 없는 척 하거나, 억지로 웃거나, 또 그 비밀스러운 정보가 내게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 줄지 생각하는 것은 별로 흥분되는 일이 아니다.
- 책 속의 글 중 하나.
또 다른, 진짜 바나나 껍질 벗기듯 쉬이(?) 얘기해주는 것들은 이런 것..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귀중한 관계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온라인상의 이런 저런 시비거는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하지 않는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무의미하고 끊임없는 싸움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서 피하는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대답을 듣고 싶다면, 자신도 무엇인가를 내놔야하지 않겠는가. 자신과 상대방의 시간을 모두 쓸데없는 의심으로 낭비하는 것만큼 유쾌하지 않은 일이 또 있을까."
- 책 속의 글 중 두울.
라든지,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자신과 교류하는 시간이다. 일상생활에 나무 몇 그루, 낯선 사람들 그리고 환영이 더해진 것뿐이지만 그래도 좋다. 아무리 예쁘고 잘 생겨도 여행이 없는 인생은 너무 무료할 것 같다. 끊임없이 바깥으로 도망치지만 곧 원점으로 튕겨져 돌아오는 것이 여행의 묘미니까.
- 책 속의 글 중 셋.
이것들 말고도, 작가의 실제 삶이 녹아든 창작 관련한 경험담으로는,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혹은 영화를 감상할 때는 오직 그 행위를 위한 충분한 시간과 힘을 할애해야 한다. 사람마다 절정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창작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고 책임이다.
- 책 속의 글 중 넷.
오늘은 누군가 말했다. "미대 나온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것 같아요. 오해하지는 마세요. 단지 사고방식이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것뿐이에요." 과연 일반인의 정의가 무엇일까.
- 책 속의 글 중 다섯.
어제 한 친구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성적인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작가'라고 대답했다. 사실 내 본업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지만 어떤 회사를 가도 디자인보다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더 좋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글쓰기를 정말 좋아한다. 사람은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
- 책 속의 글 중 여섯.
'누군가의 일상을 위한 멘탈 가이드'라는 출판사의 서평과 더불어 볼 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멘붕이 오는 세상에서 꿋꿋이 살아남기 위한 멘탈의 중요성을, 작가는 일상 속 당당함으로도 강조하고 있는 바,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 방식대로 한다면 왠지 더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천진난만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크게 낙심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내 방식대로라면..., 어쩌면 실패는 없을지도 모른다.
- 책 속의 글 중 일곱.
B급 품격에 관한 블로그 글로서 수십만 명의 팬들을 거느려 온 '양창이'가 전하는 - '남들 시선을 의식한 A급의 삶보단, 자유롭고 당당한 B급 인생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 아주 짧고도 힘있는 이 글들을 통해, 현실의 삶 또한 바나나 껍질 벗기듯, 달달하고도 당당한 속살을 과감히 내보일 수 있길.
물론, 작가만의 가치관으로도 치부될 것들이 종종 눈에 띄인다지만, '위대한 일은 사소한 데서 출발한다'는 누군가의 명언처럼, 언제든 까먹던 바나나의 달콤함이 - 작가가 본질로서 추구하는 - 모든 영양 꽉 들어찬, 모두가 반해버릴 인생 전체의 모습으로도 거듭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 책 <바나나 톡>의 '북두칠성(평가표)'
1 흥미성 : ☆
2 유익성 : ★
3 창작성 : ★
4 언어유희성 : ☆
5 정보성 : ☆
6 가독성 : ★
7 휴대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