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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샤넬·롤렉스를 왜 사냐고요? 되팔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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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샤넬·롤렉스를 왜 사냐고요? 되팔려고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9.08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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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리셀테크 열기…희소성 있는 ‘한정판’은 돈벼락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재테크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분야가 바로 ‘리셀테크’다. 리셀테크란 (Resell·되팔기)과 테크(Tech)의 합성어로, 명품 가방, 시계, 신발 등 한정판 제품은 물론이고, 희소성 있는 제품에 차액을 붙여 판매하는 형식의 재테크다. 리셀테크 시장은 특히 온라인에 능숙하고, 차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를 빨리 알아보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1~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부터 샤넬·롤렉스, 이제는 구하기 힘든 LP판이나 레고까지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면 무엇이든 팔린다. 

희소가치 있는 제품 빠르게 알아보고 아낌없이 지갑 열어

@샤넬
@샤넬

리셀러라고 불리는 이들은 단순히 ‘예쁘다, 편안하다’로 신발의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 오롯이 투자자로서 상품에 주목한다. 투자하는 대상이 우리가 익숙한 물건과 다를 뿐 현물 자산을 가늠하듯이 구매 이후 시세가 오르느냐, 내리느냐에 주목해 신발의 가치를 평가한다. 명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사서 다시 팔아 이익을 남기는 리셀테크는 상품 자체보다는 경험, 소유보다 공유,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한다. 독특하고 희소성 있는 상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면서도 대단히 실리적인 이들 MZ세대 소비 성향에 딱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브랜드 자체에 관심이 크고 희소가치가 있는 제품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보고 구입에 적극적이다. 이 같은 리셀 테크는 루이비통과 샤넬 등 명품 가방·시계, 한정판 운동화, 미술품, 와인부터 레고, 스타벅스 굿즈, 아이돌 굿즈, LP판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이 대상이 된다. 

그냥 신발이 아니다…신발 한 켤레에 1000만 원 육박해

@나이키
@나이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리셀테크는 나이키로 대표되는 스니커즈다. 세계 1위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는 전 세계 유명인들, 다양한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한정판 운동화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전에는 스니커헤드(열성적인 운동화 수집가)들을 중심으로 사고팔았지만 지금은 누구나가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에 주목한다. 최근 나이키는 수시로 한정판 운동화를 출시해 추첨을 통해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구매 기회를 줬다. 당첨만 되면 13만 원짜리를 30만~40만 원에 팔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친구들이 유독 눈독을 들였다.

지난해 초 나이키가 명품 브랜드 디올(Dior)과 협업해 출시한 ‘에어 조던 1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 스니커즈는 전 세계 8500켤레 한정 수량으로, 정가는 300만 원이었으나 한 때 리셀 가격이 2000만 원을 넘어가기도 했다. 2019년 나이키와 가수 지드래곤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 협업해 만든 한정판 운동화 ‘피스마이너스원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 한국한정판’ 역시 판매가격은 21만9000원이었지만 최고 1300만 원대에 거래됐다. 수익률만 5800%로 스니커즈 리셀은 중고거래와는 차원이 다르다. 

샤넬·롤렉스, 요즘은 팔기 위해 산다

@롤렉스
@롤렉스

샤넬백, 롤렉스 시계가 유독 타 명품 브랜드보다 인기 있는 이유는 중고거래로 내놓을 때 오히려 웃돈을 얹어 기존 정가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통상 중고거래는 명품이라고 할지라도 사용감이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정가보다 10%에서 많게는 40%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하지만 샤넬백이나 롤렉스는 워낙 수요가 높아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할 수 있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서브마리너 중 ‘데이트 그린 커밋’ 제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계 중 하나다.

국내 매장 소비자는 1165만 원이지만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새 상품 기준 2500만~26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무려 1000만 원이 넘는 웃돈이 붙었지만 그마저도 없어서 못 산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 가방 역시 MZ세대의 주요 현물 투자 상품으로 “샤넬백은 오늘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리셀 전용 플랫폼’ 만들기

@현대백화점(번개장터)
@현대백화점(번개장터)

지난해 7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자체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soldout)’을 선보였다. 솔드아웃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25만 회를 돌파했으며, 월평균 거래액이 120%에 달할 만큼 인기를 모았다. 지난 5월에는 사업을 확장해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로 분사했다. 그에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동화 리셀 플랫폼인 ‘크림’을 깜짝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한정판 스니커즈 오프라인 거래소 ‘아웃오브스탁’ 매장을 영등포점 1층에 들여 다양한 브랜드의 인기 스니커즈와 의류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 또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버더피치’ 매장도 선보였다.

황신영 롯데백화점 테넌트MD팀 칩바이어는 “기존에 백화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MZ세대들이 향유하는 컬쳐 컨텐츠들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한정판 리셀샵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2월 말 오픈한 ‘더현대 서울’에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와 손잡고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을 백화점 2층에 들였다. 번개장터의 첫 번째 오프라인 공간 ‘브그즈트 랩(BGZT Lab)’은 한정판 스니커즈를 테마로 만든 공간으로, 119㎡(약 36평)의 공간에 스니커즈 300여족이 진열되어 있으며 공간 가운데 단상 위에는 한정판 에디션 12족이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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