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1 19:44 (목)
[혼라이프] 동거는 OK, 결혼은 NO… 젊은 세대들의 결혼관 
상태바
[혼라이프] 동거는 OK, 결혼은 NO… 젊은 세대들의 결혼관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9.27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더욱 존중하게 된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선택의 문제를 넘어 경제적으로 큰 산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보다는 동거 생활을 시작하는 커플들이 늘어나고 예전에 비해 단점보다는 장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예전에는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던 동거생활이 이제는 결혼 후 이혼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들로 바뀌면서 ‘결혼보다는 동거로 시작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때로는 룸메이트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직장인 문모(43)씨는 여자친구와 3년째 동거 중이다. 나이가 있으니 빨리 결혼해야 하지 않겠냐는 걱정들이 많지만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행히 여자 친구도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룸메이트 같은 생활은 하되 시간이 맞으면 함께 취미생활을 공유한다. 동거 생활 3년이 넘으니 서로 싸우게 되는 말은 자제하게 되고 싫어하는 행동도 가급적 하지 않는다. 가족모임에도 함께 나가기도 하고 서로의 부모님과 통화도 한다.

그는 “주위사람들이 ‘그렇게 지낼 거면 차라리 결혼을 하지 그러냐’고 한다”며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는 부분이 생기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친구들과 여행가는 것, 주말에 골프 치러 나가는 것 등 어느 하나 뭐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다 시간이 맞으면 함께 캠핑도 가고 클라이밍도 즐긴다”고 덧붙였다.

결혼, 출산, 육아, 집값...모두 젊은 세대에겐 부담 그 자체

@여유공방 제공
@여유공방 제공

최근 통계청에서 만 13세 이상 국민 약 3만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조사 대상자의 약 60%로 나왔고, 30%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남녀가 결혼 준비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로 멀리 갈 필요 없이 부부를 위한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부터가 커다란 벽이다. 일하며 벌어들이는 돈은 그대로지만 점점 오르는 아파트 분양가와 전셋값, 그리고 아이 낳아 키우면서 들어가는 교육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코로나 불경기 취업 문제 고민에 결혼 문제는 아예 뒷전

@구글이미지
@구글이미지

그래서 일까? 요즘 젊은층에서는 결혼이 아닌 ‘동거’를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하지 않아도 남녀 간의 사랑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고, 따로 만날 필요도 없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도 연인에서 좀 더 나아간 사이를 느껴볼 수 있으며 부부가 되면 어떨지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동거는 결혼한 부부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며 동거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즉, 현재 청년들은 서로 좋아하는 연인 사이가 아니고 결혼하여 부부가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직장인 김모(35)씨 역시 현재 동거 중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지내던 집에서 지냈는데 둘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점들이 많아 새로운 집을 구했다. 반전세로 전세값도 반반 나눠 냈고, 월세도 정확히 반으로 나눠서 낸다.

그는 “남자한테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남자친구가 경제적 비용을 모두 부담할 경우 나 역시 내가 누려야 할 것들에 대해 눈치를 보게 될 것 같아 반반씩 부담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받기는 했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면서 “가사일부터 청소, 분리수거, 빨래 등 각자 담당하는 날짜를 정해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거에 대한 부정적 시선 적지 않아 개선이 필요해

@픽사베이
@픽사베이

이렇게 혼인 신고 없이 같이 살고 있는 이른바 ‘비혼 동거’ 가족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녀 모두 상대방과의 정서적 유대감 등에선 만족도가 높았지만, 제도 이용에 한계가 있거나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비혼 동거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만 19~69세 일반 국민 중 현재 남녀가 동거하고 있거나 과거 동거 경험이 있는 300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 관련 조사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먼저, 현재 동거 중인 경우 동거 사유(중복 응답)를 보면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38.6%)가 가장 많았다. 이어 ‘곧 결혼할 것이라서’(23.3%),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서’(27.4%),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5.6%) 순이었다.

특히 이러한 사유로 동거 중인 20~30대와 달리 40~50대는 ‘형식적인 결혼 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가 상대적으로 높아 40~50대의 비혼 동거는 결혼으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가 아닌 적극적인 선택의 결과임도 나타났다. 동거의 긍정적인 면을 묻는 질문에는 ‘상대방과 함께 함으로써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을 느낀다’(88.4%)가 가장 많았다.

이어 ‘상대방의 생활 습관을 파악해 결혼 결정에 도움’(84.9%), ‘생활비 공동 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음’(82.8%),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음’(75.4%),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이 덜함’(72.0%) 순으로 집계됐다.

혼인 신고 하지 않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국민을 포용하는 것이 필요해

@픽사베이
@픽사베이

그러나 동거로 인한 불편함으로는 응답자의 절반이 ‘주택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 이용의 어려움’(50.5%)을 꼽았다. ‘부정적 시선’(50.5%), ‘법적인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함’(49.2%) 등도 뒤를 이었다. 현재 동거 중이며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경험한 비율은 ‘출생신고’(52.3%)가 절반을 차지했다.

‘의료기관에서 보호자 필요 시’(47.3%),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가족관계 증명 시’(42.9%)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국민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혼 동거 가족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없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