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9:21 (목)
[월요일의 '북두칠성'] 예술엔 두 실체가 공존한다, 창조하는 사람과 향유하는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도 있는데,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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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북두칠성'] 예술엔 두 실체가 공존한다, 창조하는 사람과 향유하는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도 있는데,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2.09.2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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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 '두' 권에 깃든 일곱('7')개의 작은 별('星')들로,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들의 선별을 돕는 시간. 오늘밤도 '북두칠성'의 가이딩을 따라 혼삶의 길, 쉬이 열어갈 수 있기를.

창조력을 지닌 예술가들은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다가도 특별한 시간의 선상에서 역사학자를 통해 반추되기도한다. 이러한 창조 및 감상의 과정이 뒤섞인 예술가와 감상자의 삶을 재조명 하는 시간. 과연 이 둘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꽤 오랜 시간 동안 예술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창조해낼 수 있는 영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그 안에 숨쉬고 있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향유의 기회를 맘껏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이러한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한 재능과 열정, 그리고 그 창조적 과정과 영감 모두는 그야말로 단 하나의 특출난 인물에 의해서만 비롯될 수 있었던 셈.

물론, 창조적 예술가들이 인정받아 마땅한 지점은 현재로서도 유효하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적 가치가 존속되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향유할 줄 아는 감상자들 또한 필히 존재해야 하는 법. 다시 말해, 진정한 예술이란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이들과 대등한 목적으로 즐기며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이들이 다같이 어우러질 때, 그제서야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불꽃과 같은 생명력 넘치는 음악적 예술이 탄생하기 위해선 그것의 심지와도 같은 대중이 존재해야만 한다. 자칫 이 심지를 예술가로 오인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 음악적 예술이 불붙기 위한 그 바탕엔 무엇보다 들어주는 이들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그것은 곧 불꽃이 타오를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자 이치이기도 하니까.(좌측 상,하단) 미술의 영역 또한 마찬가지. 홀연단신으로 그려낸 창작물은(우측 상단, 중간) 수많은 이들의 영감을 자극하며 그 순간을 예술로 승화시킨다.(우측 하단) 곧 하나의 미술이 그 작품을 대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예술로 인정될 때, 우린 그것을 진정한 예술, 예술로서 승화된 작품 (예술 작품)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다.(사진=픽사베이)

예술의 탄생을 간단히 일원화된 공식에 적용시켜 보면 다음과 같다. 단 두 존재 간 소통의 강도를 상수로 놓을 때, 한 작품에 있어 한 명 내지는 여러 명의 창조적 예술가(집단)는 X, 이를 감상하는 이들은 Y에 놓음으로서, 이 모든 것이 더해진 값을 등식화 하면 바로 '예술'이 된다는 논리다.

이렇듯 예술은 '창조'와 '감상'이란 두 어휘만으로 일축될 수 없는 반면, 해당 예술 작품을 창조해 낸 예술가들의 만족감은 물론, 감상자의 견해들이 너무도 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 아닌 문제로 지적되는 바, 이러한 간극을 조금이라 메꿀 수 있다면, 소위 말하는 특별한 예술은 보통의 예술로, 혼돈의 예술은 대중의 예술로, 조금씩 선회하며 닮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예술가는 물론이요, 감상자의 역할에까지 이런 중차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두 권의 책을 만나보자.

 

 

 

◐ '두' 권 중 하나, <ART & FEAR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지음, '임경아' 옮김, 출판사 '루비박스')

책 'ART&FEAR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의 메인 표지. 미국의 대표적 추상화가인 '잭슨 폴록 (Jackson Pollock)'의 그림과도 같은 표지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2021년에 13쇄 발행된 것으로 원저작은 1993년에 집필, 2006년에 처음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사진=시사캐스트)

그렇다면, 다양한 감상자의 관점이 존재하는 것도 어찌 보면 예술 창작자의 몫이 아닐런지. 이러한 의문이 자연스레 뒤따른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예술가가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진정한 예술가가 느끼는 만족감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예술가로서의 올바른 자질은 충분히 유지한 채로, 진짜 예술 다운 예술을 창조해 낼 수 있을런지. 이러한 예술 창조에 관한 질문을 여럿 떠올리다보면, 어느새 진짜 예술가로서 살아남는 방법까지, 이 책은 그런 정답 아닌 정답을 향해가는 좁다란 오솔길을 아주 그럴듯한 모습으로 조금씩 드러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바라보는 예술적 창조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 책이 바로 예술가들을 위해 쓰인 것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어투를 바탕으로, '예술'이란 고매한 신적 영감을 통해 주어지는 그런 마법과도 같은 선물은 아니라 일컫고 있다. 물론, 천부적인 재능과 개성이 예술화되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되어줄 순 있을 망정, 진정한 예술을 논하기 위해서는 보통사람으로서의 피땀 어린 노력의 부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결점 많은 존재, 즉 지극히도 평범한 인간만이 예술을 논할 수 있음은 물론, 예술은 결코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예술은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천사가 전해 내려 줄 법한 영감에 의한 것이 아니라,(상단) 좁다란 길을 헤치고 가면서 획득되는 그런 산고의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란다. 산고를 거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라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지만, 예술을 예술로서 승화시키는데에는 꼭 나이의 제한이 있어야 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 '필자의 생각' (하단) *책속 삽화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 이 책은 곧, 예술 감상자와 예술 창작자의 관심사를 구분하기에 이르는데, 예술가 자신의 관심사는 그저 창작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처하는 방법을 넘어, 예술 창조의 경지에 이르거나 그 방법을 알아가는 데에서 나름 만족을 얻을 뿐인 반면, 감상자는 - 예술가들의 입장에서 좌지우지 될지도 모를 - 나름 완성된 작품을 통해 감동하거나 즐거워하는, 때론 비판거리로도 삼을 수 있는 접근으로부터 만족감을 끌어 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에서 시작된 예술가들의 두려움은 곧, 여러 이유로 창작 목표 의식이나, 시작점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던 상상력이 되려 흐릿해지는 속성을 내보일 때 나타나는데, 진정한 예술가라면 이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함은 물론, 완벽한 것은 존재할 수 없음을 자각하여 또 다시 불확실성의 근원과 마주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이 책은 설파하고 있다. 그런 예술가로서의 운명을 나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그야말로 창작자로서의 고통을 빠짐없이 대변하면서도 책의 취지에도 알맞은 구성으로 다양한 사례들 또한 내리 표현되고 있다는 것. 

 

 

불확실성에 따른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는 듯한 예술가의 여러 심리 상태를 표현한 사진.(상단) 미국의 저명한 환상 소설가인 '윌리엄 케네디'의 모습. 1929년 생인 그는 기자 생활 중 첫 작품 '잉크 트럭'(1969)을 발표하며 등단, 1983년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1984)로 퓰리처상과 미국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하단) *책속 삽화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일곱 번이나 다시 썼는데도 그저 그랬고, 여섯 번째에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때 아들 녀석의 나이가 내 소설과 마찬가지로 여섯 살이었는데, 쌓인 원고의 높이와 녀석의 키가 같았다."

 

- 윌리엄 케네디 (William Kennedy), 미국의 유명 환상소설가

 

이 모든 것들이 또 다른 자신을 완벽이라는 함정에 빠뜨릴지 모르는데도, 과감히 전진해가는 예술가적 기질의 필요성을 에둘러 어필하고 있는 이 책은 예술가라면 한 번쯤 공감가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았을 뿐더러, 어느 정도는 작게나마 위안삼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예술가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에 관해 함께 고민해주며 그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선택을 조금이라도 더 과감히 할 수 있도록, 아주 작은 지점들까지도 핀셋(?)으로나마 세세히 건드려주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타인들의 반응을 염두하고 있는 예술가의 머릿속을 상징화한 이미지.(상단) 개념과 현실이 만난 특별한 순간.(?) 만일 자전거가 예술작품이라면, 이를 향유하는 감상자가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자전거의 존재 의미가 완성되는 것처럼, 예술 또한 이런 것이 아닐까.(하단) *책속 삽화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어쨌든 이러한 예술가들의 애환과 작품에 대한 열정 어린 노력은 자신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또 다른 타인에 의해서도 쉽게 반응하기 마련인 것.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여러 두려움을 내재한 채로 완벽에 관한 불확실성을 향해 달려나가야 하는 창작자들은 곧 감상자들의 자유로운 혜택이 새삼 부러울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 말하는 바 대로 예술가란 - 개념이 현실화 되는 특별한 순간에 - 해당 작품을 안내하거나 중개인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에 치우쳐 있다면, 이를 제대로 향유하는 감상자들의 위치가 되려 더 위대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것은 아닐런지. 이런 생각처럼, 서로의 위대함을 드높이는 것 또한 진정한 예술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 <ART&FEAR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칠성(星)표 (*책 속엔 반짝이는 별이 숨어있다. 그 중 7개 문장표)

1★ : 예술 창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작업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p. 22)

2★ : 실패한 작품들조차 필요하다는 것을 모든 예술가들은 반드시 배울 필요가 있다. (p. 24)

3★ : 예술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머릿속의 구상과 재료의 성질을 현실에서 일치시키는 것이다. (p. 45)

4★ : 예술 창조에는 확신을 갖고 자신의 주제와 재료를 대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p. 48)

5★ : 재능은 유혹하는 덫일 뿐이다. (p. 58)

6★ : 작품 창작으로부터 남들에게 보이기까지의 일정한 격리 기간, 즉 순수한 시간적 공백을 두는 것이 때때로 필요하다. (p. 80)

7★ : 예술을 창조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p. 199)

 

 

 

 

◑ '두' 권 중 두울,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에릭 홉스봄' 지음, '황덕호' 옮김, 출판사 '포노')

책,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의 메인 표지. 이 책은 2017년과 2014년에 국내 발간된 책으로 원저작은 1998년에 발간 되었다. 지은이인 '에릭 홉스봄'은 러시아 혁명 당시를 옴 몸으로 빗겨온 역사학자로 히틀러 집권 시절, 베를린을 떠나 영국에 정착한 이후,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교수를 시작으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서의 면모를 세계 만방에 알렸다. 대표 저서인 역사 3부작이 가장 유명하며, 이외에도 정치, 사회, 문화 분야에 관한 수많은 글을 남겼다. 1950년대 중반부터는 '프랜시스 뉴턴'이라는 필명으로 본격적인 재즈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 이후 2012년 95세의 나이로 영국 런던에서 작고했다.(사진=시사캐스트)

예술가, 그 중에서도 재즈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화두를 던지는 예술 분석서인 이 책은 위의 책과 더불어 볼 때, 예술 창작가 본인 갖는 작품에 대한 만족감은 살짝 뒤로하고, 지극히 감상자적인 입장에서 대부분의 재즈 작품을 논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재즈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작품을 감상해 온 이들의 입장 사이에서 여러 다른 견해가 끼여들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되는데,

만든 이와 감상하는 이 간에 존재하는 이 보이지 않는 간극을 더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내몰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예술 창작인들의 진솔한 목소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이 책이 집필된 관점에선 해당 예술인들의 작품과 그들이 세월을 보내온 객관적 사실에만 기댈 수 있을 뿐, 재즈 그 자체에 감화되었던 역사학자 '홉스'는 곧 그만의 역추적 발상을 동원하여, 재즈 감상자들의 역사를 인류학적 발자취로 재확대시키면서 그 면면을 파헤치기에 이른다.

 

 

이 책의 저자 '에릭 홉스봄'의 살아 생전 모습.(상단, 하단 우측) 그의 대표 저서를 모아놓은 전집 케이스 모습. 현재 'Amazon.com'에서 구입이 가능하다.(하단 좌측) 이번 칼럼에서 소개하는 이 책은 그의 저서인 '비범한 사람들 (1998)'(국내에서는 '저항, 반역 그리고 재즈') 중 제 4장인 '재즈' 만을 따로 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책속 삽화와 무관함. 

물론 아주 드물지만, 곳곳에 주요 예술인들의 인터뷰가 살아 숨쉬고는 있다. 그렇기에 창조적 예술가들의 삶 자체로 들어가보려는 시도는 분명 역사학자 홉스에게도 다분히 필요한 일이었던 것. 완전할 수 없는 존재인 한 인간, 그 자체에 스며들어 보려는 시도가 예술을 대하는 감상자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홉스' 또한 어느 정도는 동의하고 있던 셈이었다. 

이러한 감상은 분명 창작자와 감상자의 간극을 좁혀줄 것이 분명하기에, 저자 홉스도 역사적 재즈 아티스트였던, '시드니 베셰'(재즈 역사상 최초로 색소폰을 도입하여 전설적인 '루이 암스트롱'과 자웅을 겨룬 인물로 강렬한 음색, 유려한 즉흥 연주로 초기 재즈의 혁신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를 위시하여,

 

 

'시드니 베셰 (Sidney 'Joseph' Bechet)'의 앨범 자켓과 그의 모습.(상단) '듀크 엘링턴 (Duke Ellington)'의 모습.(하단) 예술 작품의 가치를 나름의 비평 의식으로 성장시켜온 비평가들의 얘기나, 오랜 역사 속에 빛을 발한 작품들 위주로 꾸준한 의견을 제기해온 역사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한다면 감상자들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가이드를 제시하여 주는 셈. *책속 삽화와 무관함.

'듀크 엘링턴'(20세기 재즈를 대표하는 빅밴드 리더이자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뉴욕 할렘의 명소인 코튼 클럽에서 음악 감독으로 일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다양한 장르 음악을 만들면서도 밴드 단원들의 즉흥성을 살린 공동 창작 방식을 정립하였으며, 대통령 명예 훈장에 서훈, 탄생 100주년이었던 1999년에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카운트 베이시'(할렘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제임스 P. 존슨', '팻츠 왈러'로 부터 영향을 받은 그는 탁월한 스윙 스타일로 라디오 방송과 음반을 통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 뛰어난 베이시 스타일의 빅밴드 사운드를 만들어내 재즈의 진화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그리고 '빌리 홀리데이'(여성 재즈 보컬의 정수로 꼽히는 그녀는 독보적인 음성과 즉흥 창법으로 '카운트 베이시'와 '아티 쇼' 등의 오케스트라를 거치면서, 재즈 역사에 길이 남는 정상급 음반을 남겼다.)를 평범한 사람들 이라 칭하며, 그들이 묻어난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춰내기 시작한다.

 

 

'카운트 베이시'의 앨범 자켓을 포함한 그의 이미지 컷 모음. 맨 아래쪽에 보이는 건, '프랭크 시나트라'(사진 왼쪽)와 함께 한 앨범 자켓 사진이다.(좌측 모두) 전설적인 재즈 여가수 '빌리 홀리데이'의 앨범 자켓 사진을 포함한 그녀의 연주 녹음 사진 및 이미지 컷.(우측 모두) 무수한 갈래로 뻗은 예술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음악과 미술 중 음악을 예로 들어 흑인 노예 제라는 비운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는 '블루스', 그리고 그것에서 더욱 발전해 온 '재즈'를 중심으로 한 이 책의 체계적인 시각은 어찌 보면 예술을 창조해 낸 이들을 넘어서는 통찰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바로 이것 자체가 한 역사학자가 바라본 평범한 이들의 통찰이 비범한 음악으로 탈바꿈된, 재즈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분명, 재즈 예술 감상에 있어 나름의 흥미감 또한 되살려 낼지도 모를 일. 예술적 창조자들에게 있어 그들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당시의 환경이나 그 밖의 역사적 상황들이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예술을 통해 특별한 행복을 누려왔을(?) 그들이기에, 평범한 그들의 역사는 곧, 저자 '홉스'의 방식대로 '비범한 음악' 챕터로 넘어가기에 이른다. 더 넓은 재즈의 바다를 순항하는 기분으로 맞닥뜨려지는 그 다음 챕터에선, 

'유럽으로 넘어간 재즈'를 시작으로 한 재즈 부흥기의 주요 역사를 다루며, 당시 민중 음악이었던 스윙이 이후 시대를 거치며 얼마만큼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그 생존전략(?)을 공고히 해 갈 수 있었는지, 나름 재즈의 예술적 가치를 숭상하는 저자의 태도는 곧, 광범위한 예술 창작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음악 예술 역사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감행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세상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켜온 비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을 그저 범인(凡人)들로부터 끄집어 냈던 것 만큼, 예술 창작인들과 감상자들의 경계를 역사라는 흐름 안에서 보기 좋게 허물어 버리는 것이었다.[시사캐스트]

 

⊙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칠성(星)표 (*책 속엔 별별 문장이 숨어있다. 그 중 7개를 나타낸 표)

1 : 소프라노 색소폰은 사실상 베셰의 전유물이었으며 콜트레인도 1961년부터 이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p. 38)

2 : 교묘한 조작가인 듀크는 밴드에 속한 각각의 연주자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p. 58)

3 : 재즈가 현대 예술의 역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고급문화인 아방가르드의 예술 창작에 대한 대안의 방식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p. 64)

4 : 베이시는 뉴딜 시대와 일치했던 재즈의 황금시대와, 그 전까지는 좋게 봐줄 수 없었던 빈곤한 흑인들, 주머니에 술병을 꽂고 다니던 백인 춤꾼들의 음악이었던 재즈가 극도의 진지함과 위대한 예술가들의 비옥한 토지로 재발견됨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p. 73)

5 : 던져진 동전을 주워서 자기 손 위에 올려 놓아 달라고 관객에게 요구한 점에서도 알 수 있는 그녀(빌리 홀리데이)의 자존심은 사춘기 이후부터는 결코 남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도움에 굶주리지도 않았다. (p. 97)

6 : 193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중반까지 몇 년 간 '스윙'이라는 상표를 달고 빅밴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연주되었던 '핫' 재즈는 당시의 상업적 대중 음악 어법의 주류 - 혹은 주류 중 하나 - 가 되었다. (p. 130)

7 : 재즈의 잠재력이 고갈되었다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 (p.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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