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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슈] 중소기업 직장인은 왜 근로시간 개편이 무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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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슈] 중소기업 직장인은 왜 근로시간 개편이 무섭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4.24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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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개편안'이 올해 안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40대 중소기업 프로그래머 김현수씨(가명)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개편안’이 무섭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제’의 유연화를 통해 근로시간 선택지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여론 수렴을 이유로 시행이 늦춰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시행은 확실시된다고 보고 있다. 

현행 근로시간 관련 법은 기본적으로 한주에 52시간 넘게 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1주일에 40시간(8시간×5일, 법정근로시간)을 기본으로 일하고, 노동자와 회사가 합의하면 1주일에 12시간까지 추가로 연장해서 일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개편안은 다르다. 기존의 주 단위 연장근로시간 상한을 월 단위 이상으로도 가능하게 바꿔서 이후 주차의 연장근로 상한을 몰아서 적용할 수 있게 한다. 결국 특정 주에 몰아서 근로하는 게 가능해지는데, 이 경우엔 이후의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휴가로 보상하는 제도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 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 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이 제도 아래에서 하루 최대 근무시간을 따져보면, 24시간 중 연속 휴식시간인 11시간과 법정 휴게시간인 1.5시간을 제외한 11.5시간을 근무할 수 있게 되고, 이를 주 6일 근무로 가정하면 ‘11.5시간×6일=69시간’이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언론에선 정부의 개편안을 두고 편의상 ‘주 69시간 근무제’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근로자의 총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일이 많은 주에는 52시간 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 맞지만, 반면에 일이 적은 주에는 52시간보다 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길게 선택할수록, 그에 비례해 연장근로 총량은 90%, 80% 식으로 줄어들게 했다. 이에 따라 분기, 반기, 연 단위로 갈수록 ‘주’로 환산한 연장근로시간은 각각 최대 12시간, 10.8시간, 9.6시간, 8.5시간으로 점차 줄어든다.

근로시간 유연성을 더 많이 확보할수록 그 대가로 연장근로 상한은 줄어드는 구조기 때문에 사업주가 반드시 긴 연장근로시간 단위만을 선호하지는 않을 거란 얘기다. 더구나 정부는 ‘4주 평균 64시간 이내’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 ‘1주 64시간 상한’ 등 3중 건강보호장치를 통해 노동자의 건강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일이 몰릴 때는 오래 근무하고, 일이 없을 때 오래 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기업과 노동자 모두 윈윈이라는 거다. 장기간 근로에 따른 응당한 보상과 휴식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거다. 

국내 주평균 근로시간 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국내 주평균 근로시간 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그런데도 김씨 같은 중소기업 직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큰 건 정부가 설정한 안전장치들이 중소기업에는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 

더구나 많은 중소기업 직원들이 ‘포괄임금제’로 계약을 맺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산업 근로자의 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포괄임금 계약 방식이 전체 63.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법으로 정한 기본 근로시간 이외에 더 일하는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상응하는 추가 수당을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으로 고정해서 주거나, 그 금액을 기본 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 계약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약정한 시간을 넘겨 더 오래 일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김씨는 “연장근로 단위가 늘어나 주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게 되면 연장근로는 늘어나는데 수당은 고정돼 공짜 근로, 야근이 더 늘어날 우려가 높다”면서 “지금의 주 52시간제도 제대로 안 지키는 기업들이 정부의 안정장치를 제대로 지키란 법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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