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4:21 (일)
[生기업TALK] '자산 50조' 목표한 LS그룹, 양손잡이 경영으로 배·전·반 공략
상태바
[生기업TALK] '자산 50조' 목표한 LS그룹, 양손잡이 경영으로 배·전·반 공략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9.20 0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신년이 되면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업들은 미래를 향한 당찬 포부를 밝히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업들은 하나같이 '탄소중립'을 미래 가치로 삼았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LS그룹도 '탄소중립', '친환경'에 방점을 둔 미래 비전을 밝혔다.

사진=LS그룹
사진=LS그룹

지난 1월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LS그룹 신년하례 및 비전선포식에서 "2030년 자산 50조 원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8년간 총 20조 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선포했다. 비전 2030의 핵심으로는 'CFE(Carbon Free Electricity, 탄소배출이 없는전력)'를 제시했다.

CFE 선도를 위한 신성장 사업으로는 ▲CFE 발전 사업 ▲수소 가치사슬 사업 ▲송·배전 솔루션 사업 ▲CFE 배전 사업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 ▲통신 솔루션 사업 등을 꼽았다. 

이어 구 회장은 LS기업 발전에 있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구 회장은 배·전·반 관련 산업에 성장 기회가 있다고 보고 △2차 전지 소재 사업 △전기차 부품 및 솔루션 사업 △제조 자동화 사출 솔루션 사업 △충전·배터리·서비스형모빌리티 사업 등 4가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비전 달성을 위해 '양손잡이 경영' 전략을 내세웠다. 양손잡이 경영은 기존 핵심 사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한편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인 사업에 도전하는 경영 방식을 말한다. 

구 회장이 비전을 선포한 지 어느덧 반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닻을 올린 LS그룹의 '비전 2030'은 순항 중에 있다.

사진=LS그룹
사진=LS그룹

LS그룹은 배·전·반 확장을 위해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토리컴 사업장에 연간 생산능력 5000톤 규모의 황산니켈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토리컴은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의 출자사로 금, 은, 백금, 팔라듐 등 유가금속을 리사이클링해 지난해 약 3,200억 매출을 거둔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시광산 기업이다. LS MnM이 동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을 공급하면,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 및 결정화를 거쳐 이차전지용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LS MnM은 조황산니켈 외에도 원료를 추가 확보해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현재 약 5천톤에서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27만톤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LS그룹은 비전 2030을 완성하기 위한 초석을 탄탄하게 쌓아올리고 있다.

사진=LS그룹
LS그룹 ci.

지난 6월 L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S는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회사인 엘앤에프와 손잡고 양극재 핵심 기술소재인 전구체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을 설립했다. 

전구체 사업에 첫 발을 내딛은 LS그룹은 지난달 새만금개발청, 전북도 등과 함께 새만금 국가 산업단지에 1조8402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은 80%에 달하는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LS그룹은 새만금이 이차전지 사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 회장은 협약식에서 "비철금속분야 경쟁력을 갖춘 LS그룹과 양극재 선도 회사인 엘엔에프가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구축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 성장을 선도할 것"이라 말했다.

협약에 따라 LS그룹은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을 중심으로 새만금 산단 5공구(338천㎡)에 양극소재인 전구체 제조 공장을 연내 착공하고, 직원 1,400여 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5~2026년 전구체 양산을 돌입한 후 지속 증산을 통해 2029년 12만 톤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총 사업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든 화합물로, 전구체에 리튬을 더해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재를 만든다.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소재와 함께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LS MnM은 황산니켈을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에 공급하고, 엘앤에프는 합작사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공급받아 이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황산니켈에서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전구체 사업에 본격 진출한 LS그룹은 황산니켈, 전구체, 리사이클링 등 이차전지 관련 역량을 총동원해 이차전지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사진=LS그룹
사진=LS그룹

LS그룹은 전기차 사업에도 속도를 내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북미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두랑고에 3만5000m2 규모의 공장을 올해까지 준공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공장에서 양산하는 부품을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두랑고 공장에서는 EV릴레이와 BEC 모듈 등을 생산한다. BEC 모듈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에 공급할 예정으로, 공급 규모는 5년간 5300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지난달 현대기아차와 2500억 원 규모의 전기차용 EV릴레이 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이번 수주로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LS일렉트릭에서 분사한 후 1년 만에 전기차 부품 누적 수주액 1조 원을 달성했다.

사진=LS그룹
사진=LS그룹

LS그룹의 전기차 충전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LS그룹은 지난해 4월 LPG 사업 계열사인 E1과 협력해 전기차 충전 회사인 'LS E-Link(이링크)'를 설립했다. E1은 현재 전국에 350개의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시 중심부에 많은 LPG 충전소가 자리해 있다. LS그룹은 E1이 보유한 LPG 충전소 인프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LPG 충전소 부지를 활용하면,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위해 새 부지를 찾고 관련 인프라를 설치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에 시동을 건 LS이링크는 B2B를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로젠택배와 전기 택배차 확대 운영을 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택배차의 전기차 전환이 이뤄지며, 물류 거점에 충전 인프라가 구축된다. 지난 5월에는 전기버스 충전 운영사인 에스이모빌리티의 지분 49.9%에 해당하는 1만1677주를 430억 원에 사들이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는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버스 시장으로 사업을 넓혀가기 위한 밑그림으로 보여진다.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LS전선과의 공조를 통한 시너지도 예상된다. LS전선은 지난해 액체냉각방식(액랭식)을 사용하는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용 케이블을 개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국내 전기차 기술 표준화 정책에 따라 초고속 충전기 전력이 400kW를 초과하면 액랭식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 LS전선이 개발한 액랭식 초급속 전기차 충전케이블은 케이블 내부에 냉각액을 흐르게 해 고전압 급속 충전으로 인한 고열 현상을 방지해 준다. 또한 공기냉각방식 대비 전력 송출량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굵기와 무게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액랭식 충전케이블 개발로 사업 경쟁력은 높아질 전망이다. LS전선은 향후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에서도 액랭식 초급속 충전케이블 특허를 등록하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 발굴과 기존 사업의 확장, 구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은 그룹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LS그룹 계열사인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사진=LS그룹
사진=LS그룹

LS전선은 지난달 강원도 동해시 사업장에 약 1,555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해저케이블 설비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정책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LS전선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LS전선은 후속 투자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투자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KT계열사인 KT서브마린(현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해 해저전력케이블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달 KT서브마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LS전선은 해저 시공 역량을 강화, 해저케이블의 생산부터 시공까지 턴키 공급이 가능해졌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면, LS마린솔루션은 케이블을 해저에 시공한다. 이로써 LS전선은 LS마린솔루션과의 협력 체계로 수주 경쟁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비금도 해저 연계사업'의 포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 태양광발전단지와 안좌도 사이 약 7km 해저 구간에 전력케이블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LS전선이 지난 1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LS마린솔루션은 전체 프로젝트 중 케이블을 해저에 설치하는 포설에 참여한다. 계약 금액은 30억 원이다. 지난 2월 '제주 3연계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의 포,매설 계약 체결에 이어 비금도 사업 수주까지,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LS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을 구체화하며 CFE시대를 선도해 가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기업들이 향하는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가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8년간 미래사업에 총 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LS그룹은 선제적 투자로 미래 신사업에 고속모터를 장착,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자산 규모 50조 원을 향한 LS그룹의 발걸음에 긍정적인 기대감이 실린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