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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아트컨설팅의 Biz. Story] 반대가 불편한 사람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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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아트컨설팅의 Biz. Story] 반대가 불편한 사람을 반대한다
  • 강래경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 승인 2023.09.20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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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강래경 HRD아트컨설팅 강사양성파트 자문위원)

 

리더는 모두가 'No'라고 할 때 'Yes'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Yes' 속에서 'No'라고 말하는 용자를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세상은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변화라면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먼저 경험했던 사람들의 과거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서 나이는 지혜의 보고였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화라면 어떨까? 작년 힌남노때 일기예보는 지금 생각해도 섬뜩하다. “이번 태풍은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력입니다.” 매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후이변에 인간들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생소함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혼자보다 함께가 좋겠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그래야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의사결정권자, 즉 리더는 유연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No'라고 할 때 'Yes'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Yes' 속에서 'No'라고 말하는 용자를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리더가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면, 누가 직언할 것인가! 심지어 내 사람과 아닌 사람을 편갈라 충성경쟁을 시킨다면 'Yes man'만 득실댈 것이다. 거기다 보기 싫은 사람을 아예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면 최악중의 최악이다. 

2017년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틴의 성범죄 피해자들이 그의 만행을 폭로하면서 미투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면서 미투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Pence Rule'이 최선이란 의견도 있었다. 펜스룰이란 당시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2002년 하원 시절 말했던 것인데,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는 절대 1대 1로 저녁식사를 하지 않는다"였다. 

아내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투를 호도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미투는 여성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였다. 그런데 그것을 신경쓰기 싫다고 만남 자체를 피한다면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이며, 여성을 동료가 아닌 성적 상대로만 보는 또 다른 성 차별이라는 지적이었다. 

강의를 업으로 하는 나로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잘 훈련된 학습자에게만 강의하는 것은 아니다. 강사의 말에 딴지를 걸거나 주위를 산만하게 하는 학습자들이 종종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을 못하게 면박을 주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이 답일까! 

교사들도 공부 잘 하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쉽다고 한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소수다. 때문에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 (Teacher)을 넘어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 내는 촉진자 (Facilitator)가 되기를 요구한다. 즉,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학습의 훼방꾼이 아니라 나름의 방식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중세 성인을 추대할 때는 흠결을 찾아내기 위해 Red Team을 운영했다. 권력자 마음대로 성인을 추대하면 안되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레드팀은 반대사유를 제시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2차 대전 때 미군은 아군 (Blue Team)의 취약점을 파악하기 위한 모의 군사훈련에서 가상의 적군을 레드팀으로 명명했다. 

집단의 압력을 극복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사진=픽사베이]

사실 집단의 압력을 극복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역할을 부여해서 반대 목소리를 말할 수 있게 독려했던 것이다. 이것이 악마의 대변인 (Devil’s Advocate)이고, 선의의 비판자였다. 

한낱 강의장도 강사가 일방적으로 말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강사는 불편해도 소란스러움을 각오해야 한다. 세상은 더욱 더 그렇다. 권력자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뜻이 반영되어야 민주주의다. 누구나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반대 목소리를 가짜뉴스나 불순한 음모라고 매도한다면 독재자일 수 밖에 없다. 총칼이 없어도 된다. 국어사전에서 독재자는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판단하여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도 구분못하는 색맹이 색깔 논쟁을 하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을 무조건 반대한다. 

그렇게 되면 조용해진다. 하지만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 미국 속담인 '방 안의 코끼리 (the elephant in the room)' 현상일 뿐이다. 커다란 코끼리가 사람들에게 안 보일 리 없는데도, 말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어서 못 본 척할 뿐이다. 결국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자신이 세상과 반대로 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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