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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소아용 해열제 있나요?” 의약품 수급난에 약국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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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소아용 해열제 있나요?” 의약품 수급난에 약국 찾아 삼만리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10.21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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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약가·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정 원인…‘소아 청소년 치료에 지장 초래’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감기와 독감이 유행하면서 어린이 해열제와 감기약을 중심으로 품절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감기와 독감이 유행하면서 어린이 해열제와 감기약을 중심으로 품절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해열제 시럽 있나요?”, “기침약 시럽 있나요?”

본격적으로 감기와 독감이 유행하면서 약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약국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약을 찾아 수십 곳의 약국을 헤맸다는 경험 글도 맘카페에 공유됐다. 올해도 의약품 수급 불안정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아세트아미노펜에 이어 올해는 덱스부프로펜, 이부프로펜, 진해거담제 성분 시럽제가 수급난을 겪고 있다.

4살, 6살 남매를 키우는 한 주부는 “아이들 키우는 집에 감기약과 해열제는 기본으로 갖춰놔야 하는데 수급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면서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만 하지 정작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대처는 하지 않는 것 아니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풀미칸 있는 약국 어딘지 아시나요”

환절기를 앞두고 감기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어린이 해열제와 감기약을 중심으로 품절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의약품 품절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낮은 약가와 원료의약품 수급의 불안정 등이 대표 이유로 꼽힌다. 특히 병원에서 처방받는 조제용 감기약 공급부족은 제약사들이 앞다퉈 감기약 생산을 포기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의료·약계에 따르면 9월부터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유행하며 해열제, 소염제, 천식치료제 등 의약품이 품절대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아이들이 개학한 후 가을소풍, 운동회 등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며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관련 의약품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시민들이 약국 원정을 떠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한 커뮤니티 맘카페 등에서는 ‘풀미칸(기관지염 치료제)’ ‘맥시부펜(소아 해열제)’이 있는 약국을 찾는 문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동네 약국마다 전화 돌리고 다른 지역 약국까지 찾아다니는 중”

30대 주부 차모씨는 “최근 딸아이가 기침하기 시작해 다니던 병원에 가서 진단받았는데 늘 처방해주던 소아 해열제 시럽 수급이 안 되고 있다며 처방을 안 해줬다”라면서 “아이가 계속해서 기침을 하고 있어 비슷한 계열이라도 찾으려고 약국마다 전화를 돌리고 다른 지역 약국까지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38)씨는 “3살 된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해 병원에 갔는데 이틀분의 약 처방만 해줬다”라며 “소아 해열제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한 아이당 이틀분 정도밖에 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나는 목동에 사는데 분당에 있는 언니한테 전화해 약국가서 해열제 좀 사다 놓으라고 해놓고, 김포에서 3남매를 키우는 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여분의 맥시부펜이 있냐고 물어봤다”라며 “아이들이 열이 나기 시작하면 부모로서 너무 긴장되는데 집에 해열제가 없으니 답답해 죽겠다”고 토로했다. 

제약업계 “생산할수록 수익성 더 떨어져 생산 확대 쉽지 않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 완제·원료 의약품 자급률.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계에 따르면 해열진통제와 진해거담제, 아세트아미노펜, 기관지 패치 등 다수의 약들이 품절 대란을 겪고 있다. 최근 서울시약사회 현황조사에 따르면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은 총 187품목에 달한다.

이 중에는 ▲해열진통제시럽(타이레놀현탁액, 세토펜현탁액, 부루펜시럽, 맥시부펜시럽) ▲진해거담시럽(암브로콜시럽, 록솔씨시럽) ▲아세트아미노펜서방정 ▲기관지 패치(호쿠날린패치, 노테몬패치) 등 가정 상비약이 대거 포함됐다.

각 시도 약사회는 “약국은 매일 품절약을 검색하고 있는 비상 상황에 처해 있고 이로 인한 피로도가 매우 높다”며 “국민이 불편함을 넘어 기본적인 건강권마저 위협 받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약품 수급 불안정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낮은 약가와 원료 의약품의 낮은 자급률이 지목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완제 의약품 자급률은 68.7%에 달하지만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11.9%에 불과하다. 2020년 36.5% 2021년 24.4% 등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외산 원료가 저렴하다보니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 원료는 중국이나 인도산 원료보다 약 3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지속되는 약가인하까지 더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수입원료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생산할수록 수익성은 더 떨어져 생산 확대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이유다.

한시적 가격인상·우대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나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결책이 당장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픽사베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결책이 당장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픽사베이]

이처럼 처방전을 내도 의약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며 시민들 사이 의약품을 교환하는 일도 빈번한 가운데, 특정 약국에서 해열제나 감기약을 팔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달려가 일단 사다 놓고 보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종로의 한 약국 관계자는 “최근 감기약 관련 의약품 재고가 있는지 묻는 전화가 수시로 오고 대량으로 구매하는 시민들도 여럿 있다”며 “9월 초부터 아동, 성인 상관없이 기관지 관련 의약품 수요가 쏟아지고 있는데 현재 수급난으로 병원 한 곳에 1~2개씩 들여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소아 청소년용 시럽과 정제부터 아세트아미노펜, 덱시부프로펜 등까지 모두 수급난을 겪으면서 일선 약사들의 어려움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상비약의 약가를 한시적으로나마 인상하고 국산 원료를 활용한 의약품 가격 우대 기한을 늘리는 등 의약품 수급 안정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결책 등을 담은 약가개선 제도 방안을 지난달까지 마련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개선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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