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의 쾌감이 일러스트 한 장으로? 눈부신 미제 사건 퍼레이드.
(시사캐스트, SISACAST=양태진 기자)
추리(秋利)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 추(秋)의 이로울 리(利). 가을을 이롭게 하는 그 무언가가 절실한 지금, 갑작스런 추위 속 따뜻한 감성과 진지한 열정이 탁탁, 벽난로의 장작 마냥 타오를 수만 있다면,
그것의 발화점은 분명, '밀 추(推)', '다스릴 리(理)', '추리(推理)'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련의 정보 속에서 새롭고도 혁신적인 판단을 밀어내, 그 결론을 보기좋게 끄집어내는 이 놀랍고도 정교한 사고 작용을 통해서라면,
우린 누군가의 억울한 사건을 해결해가며, 예리한 지적 용모 폴폴 풍겨내는, 아주 그럴듯한 의로운 해결사의 모습 또한 자처해 볼 수도 있을 것. 이러한 뿌듯함의 과정에서는 관찰력을 비롯한 여러 사물과 상황들의 연관성 내지는, 그 밖의 단서들을 발견해 내는데 중요한 통찰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데,
그간 익히 듣고 봐온 추리 소설들과 영화 또한 제 역할을 해 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건만, 여기 이 일러스트 책 한 권이라면, 우린 그 미지의 추리 세상 속에서 더 이상 방관자적 관객 입장이 아닌, 직접 사건을 해결하고 이끌어가는 탐정 내지는 진지한 목격자로서의 면모를 나름 과시하며, 향후 뒤끝없는(?) 편안한 맘으로 뛰어 들어가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사건의 해결 과정을 능동적 추론의 기회로, 정성껏 버무려낸 책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season 2'
지극히도 단순한, 객관적인 정보 만을 바탕으로 온갖 의심스런 영역 내 모든 것들을 면밀히 파악하는 일들이 자칫 어렵고, 귀찮아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세세한 내용들을 떠나, 이러한 놀라운 사건이 왜 발생한 것인지,
그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스며들어가, 각각의 정황들을 천천히 파악하다 보면, 더욱 알고 싶어지는 욕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샘물 올라오듯 솟구쳐 오르는 기분을 만끽할 수가 있다. 이러한 기분 하나만으로도, 각각 본인이 선택한 페이지를 쫓아 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각 사건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뭔가에 집중한 뒤에, 그 결과 만큼은 자신의 눈 앞에 보기좋게 끄집어 내고 싶은 욕망을 충족하는 것. 이 또한, 이 책을 통해 채워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신박함이다.
자칫 남들로부터, 다 큰 성인이 다소 커다란 그림책에 열중하는 모습에 색다른 관심 또는 아주 약간의 빈축을 살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 책의 곳곳에 범인(이 책의 저자)이 흩뿌려놓은 정교한 트릭 또는 단서들을 근사한(?) 이미지의 바탕 내에서 찾아보는 재미란, 상상력을 위시해 깨알 같은 글씨만을 박아놓은 일반적인 소설책들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것으로,
하나의 사건을 직접 해결하고 난 뒤라면, 더할 나위 없는 뿌듯함으로 자신 만의 추리력에 탄복할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치밀해야 할 트릭과 정교해야 할 각 사건 정황의 구성들이 백퍼센트 완벽다고는 말하기 어려우나, 그런 소소한 틈 사이를 메꿔주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부터 우리는, 명확한 결론에 도달한 순간, 나름의 고개를 끄덕여볼 수 있을 것이다.
미리 짐작하던 것이 맞어떨어지는 통쾌함이 일상에서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면, 또는 그런 추리력 내지는 그것을 넘어선 예지력(?) 등이 사뭇 남의 일처럼만 여겨지는 상황이라면, 보기좋은 일러스트를 내세워 영화에서나 볼 법한 사건들을 버무려낸 이 책의 문 앞으로 슬쩍 다가가 보자. 그리고 따뜻한 벽난로 정도의 온기로 뎁혀진, 그저 맘 편한 장소에서, 따뜻한 녹차와 함께 그 문을 직접 녹녹(knock knock) 해 보길 권장하는 바, 그 누군가, 곁에 있어도 마냥 좋기만한 그녀(그)와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