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쿠팡이 국내 유통산업의 강자로 우뚝 올라섰다.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이 지난 2월 2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연평균 환율 1305.41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 오른 매출로, 3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연간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의 연간 영업적자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14억9396만 달러)에서 2022년 1447억원(1억1201만 달러)으로 92% 감소한 바 있다. 그러다 끝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세부 성적표도 좋았다. 2023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65억6100만 달러, 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51%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3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흑자다. 특히 지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한 이후 매분기 흑자를 내며 지난해 연 단위 흑자전환 달성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난해 고물가 고금리 속 소비가 위축됐는데 오히려 소비자들이 쿠팡을 더 찾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사용자 수는 21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분기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산 활성 사용자 수도 전 분기보다 60만명 증가했다. 활성 사용자 1인당 매출은 312달러로 전 분기보다 3% 증가했다. 쿠팡의 충성 고객층이라 할 수 있는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지난해 말 14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27% 늘어난 결과다.
이로써 쿠팡은 명실상부 한국 유통업계 1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기존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쿠팡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이런 성장흐름이라면 쿠팡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매출을 합친 규모(35조8292억원)를 조만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롯데쇼핑의 매출(14조5000억원)은 진작에 넘어섰다.
쿠팡은 나머지 사업자와의 격차를 점점 더 벌리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신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은 1조299억원(7억8900만달러)로, 1조원을 넘어섰다.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쿠팡은 2021년 6월에 일본, 7월에 대만에 진출했다.
퀵커머스 형태로 진출한 일본에서는 2년 만에 철수했지만, 한국과 같은 로켓배송을 앞세운 대만에선 성과를 내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10월 대만 로켓배송을 출시한 이후 대만 고객과 매출은 지난해 2분기에만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통 산업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다시 온라인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도 쿠팡엔 호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무려 16.8% 늘었다. 27개월 만에 최대치 성장이다. 반면 오프라인 부문은 설 특수가 2월로 분산되면서 대형마트 매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체 매출도 감소했다.
더구나 지난해 말 쿠팡은 세계 1위 글로벌 럭셔리 패션 플랫폼인 파페치까지 거머쥐었다. 업계에선 쿠팡이 ‘로켓배송’을 도입해 배송 속도를 혁신한 것처럼, 명품 시장에서도 고질적인 가품 문제, 배송, 결제 등에서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내놓을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5억달러를 투자해 거래액 40억달러에 이르는 업계 최고 서비스를 인수할 드문 기회를 발견했다”며 “이미 발표한 투자금 이외에 추가 투자 없이도 파페치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