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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서학개미 테슬라 사랑 여전한데…주가는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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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서학개미 테슬라 사랑 여전한데…주가는 왜 이러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4.03.25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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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국내에서 미국 증시로 눈을 돌렸던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가 수렁에 빠졌다. 이들이 가장 추앙하던 종목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반등 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기준 테슬라의 주가는 주당 17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달 기준으론 14.33%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연중으로 따지면 31.21% 떨어졌다. 올해 초만 봐도 주당 248달러에 거래되던 주식이 많이 하락했다. 

올해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한 건 실망스러운 실적 때문이었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3% 늘어나는데 그쳤다. 월가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었다. 수익성은 더 안좋았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억6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16%) 대비 반토막이 됐다. 

매 분기 놀라운 매출 성장률을 보여준 테슬라의 실적 질주가 멈춘 건 전기차 시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내 판매량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밀려 전년 대비 1%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공격적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쳤고 결국 이게 매출 감소로 이어진 거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실적에 대해 “무너진 기차 같다”고 평가할 만큼 나빴다.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둡다. 테슬라는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산업의 둔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시장에선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적자를 낼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테슬라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테슬라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증권가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32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의 목표주가 345달러를 약간 낮춰 잡은 것이다. 웰스파고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에 해당하는 ‘비중축소(underweight)’로 하향했다. 그간 테슬라에 호의적이던 월가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자 투자 심리가 냉랭해졌다. 

이렇게 테슬라의 상황이 나쁜데도 국내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테슬라를 향한 관심이 높다. 3월 21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1001억 달러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한달간 미국 기업 매수 종목에서도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서 서학개미의 테슬라 사랑이 식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테슬라 주식은 서학개미 투자 수익률을 높여주는 가장 중요한 종목이었다. 팬데믹 장기화로 실물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높은 전기차 판매 성장률을 보인 테슬라의 주가는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최근의 매수세 역시 반등에 기대를 걸고 테슬라 저가 매수에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테슬라 주가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라며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국내 개인투자자 해외 주식 보관금액 기준. [자료=세이브로]
국내 개인투자자 해외 주식 보관금액 기준. [자료=세이브로]

다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구조적이라는 점에선 빠른 시일 내에 주가가 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통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동화 전환’의 시기를 지연하고 있다. 전기차의 품질을 향한 불안감은 물론이고 각종 문제들이 연이어 발생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확충 속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지는 충전 인프라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난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주가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던 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연일 벌인 기행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CEO와 무관하게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게 더 큰 위험요소”라면서 “테슬라가 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이상 주가가 다시 예전 수준으로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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