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6 18:02 (금)
[生기업 TALK] '에너지 자립·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는 한국전력기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다
상태바
[生기업 TALK] '에너지 자립·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는 한국전력기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4.04.06 0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1970년대 세계 경제를 뒤흔든 두 차례의 석유파동이 일었다. 1973년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침공하면서 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고, 이는 1차 석유파동으로 이어졌다. 중동 전쟁 당시 아랍 석유수출기구(OAPEC) 회원국들은 공식 석유 가격을 약 70% 인상하고 석유 금수조치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1배럴당 2.9달러였던 원유가는 한 달 만에 11.65달러로 4배 가까이 폭등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위기는 연달아 찾아왔다. 석유파동은 1978년 한차례 더 발생했다. 당시 이란의 이슬람 혁명 발발로 정치적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이란은 석유 생산을 대폭 축소하고 수출을 중단했다. 그렇게 2차 석유파동의 불씨가 지펴졌고, 중화학공업을 육성 중이던 우리나라는 석유파동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두 차례의 석유파동은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석유파동으로 경제적 혼란이 일던 1970년대, '한국전력기술'이 국산 에너지 기술 자립을 목표로 설립됐다. 원자력, 화력,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기업은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글로벌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 ci.
한국전력기술 ci.

대한민국 원자력 역사를 써내려가다   

1978년 고리1호기 가동으로 원전 보유국이 된 우리나라는 1986년 '원전건설기술자립계획'을 수립해 원전기술자립화에 나섰다.

한국전력기술은 1987년 한빛 3,4호기를 통해 원전 종합설계 기술 자립화를 실현하고 원자로계통설계 기술을 확보한 후, 한울 3,4호기를 완성하며 한국표준원전(OPR1000) 시대를 열었다. 이전까지는 기술을 전수받거나 공급계약을 체결해 원전을 짓고 운영했지만, 'OPR1000' 개발을 기점으로 기술개발의 자립도는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OPR1000'은 한국전력기술이 우리나라에 맞게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국표준원전으로, 총 12기가 설계됐으며 1000MW급 원전 중 가동률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OPR1000을 개량해 만든 'APR1400'은 경제성,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으로 최초 해외수출 모델이다. APR1400은 OPR1000보다 출력이 40% 증가하고, 설계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늘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다중 안전장치를 갖춰 중대사고 위험을 낮춘 것도 특징이다. APR1400은 새울1,2호기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신한울 1,2호기, 현재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에 적용되는 모델로, 국내 원전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원전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중소형 용량의 원자로 개발이 이뤄졌다. 우리나라도 국가연구개발 실용화사업의 일환으로 일체형 원자로인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사업을 추진했다. 

SMART 원전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펌프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아 기존 원전의 150분의 1 크기로 만든 원전이다. 출력이 300~700MW이면 중형 원전, 300MW 이하는 소형 원전으로 구분한다. 소형 원자로 SMART는 대형 원자로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뛰어나다. 

한국전력기술은 2012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SMART 원전에 대한 표준설계 인가를 취득했으며, 2018년 안전성이 향상된 피동형 스마트원전 'SMART100'를 개발했다.

최근 들어 원자력 시장에서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전력기술은 SMR 상용화에 대비,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원전수출 목표, SMR 조기 상용화 방안 등을 담은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탈(脫)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원전 산업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목표다. 국내 원자력 역사와 궤를 같이 해온 한국전력기술은 정부 원전 건설 정책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가며 원전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설계 기술의 지표가 되다 

두 차례의 석유 파동 이후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발전연료 다변화 정책을 추진했고, 한국전력기술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 설계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초임계압 500MW급 한국표준석탄화력부터 800MW급 격상용량석탄화력, 대용량의 1000MW급 차세대 석탄화력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수준의 발전소 설계기술을 개발했으며, 현재 500MW 석탄화력발전소 36기와 8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4기가 운전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기술이 지난 2002년부터 약 6년에 걸쳐 개발한 1000MW급 석탄화력 설계기술은 주증기온도 600℃ 이상, 재열증기 610℃ 이상의 기술을 실현해 기존 초임계압 석탄화력에 비해 효율이 2% 이상 향상됐다. 1000MW급 발전소로는 세계 최초로 50인치급 최종익(LSB)을 적용해 터빈 발전기의 기술성과 경제성을 강화했으며,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최고 수준의 탈황·탈질설비, 전기집진 설비, 폐수처리 설비로 친환경성까지 갖췄다. 1000MW급 석탄화력은 원전 수준의 발전용량과 최첨단 환경설비 장착으로 석탄화력의 르네상스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1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는 당진 9,10호기, 신보령 1,2호기, 태안 9,10호기 등 총 13기에 적용돼 운전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전력기술은 300MW급 석탄가스화복합화력발전소 실증 플랜트 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고효율·청정석탄화력 기술을 상용화하고, 열병합과 복합화력발전소 분야에서도 60기 이상의 종합설계를 수행했다.

한국전력기술의 석탄화력발전소 설계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화력발전소 설계기술의 지표가 되고 있다. 미국의 'Electric Power International'은 한국전력기술이 설계한 보령화력발전소 3,4호기를 세계 최우수 발전소로, 태안화력발전소 1~4호기를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한 바 있다. 또한 당진화력발전소 1~4호기는 미국 'Power Engineering'으로부터 세계 최우수 발전소로 선정됐으며, 이스라엘 루텐버그, 캐나다 브룩스 발전소의 기본설계에 한국전력기술의 설계기술이 참조자료로 활용됐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주목하다

한국전력기술은 발전소 설계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송·배전 변전사업, PM/CM사업 등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 물, 지열, 강수, 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전력기술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단지 EPC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해상에 100MW급 풍력발전기 전량을 국산기종으로 설치하는 사업으로, 해상풍력 수행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한국전력기술은 설계와 구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기술
지난해 9월 국내 최대용량 100.08MW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의 첫번째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3개의 설치를 완료했다. 사진=한국전력기술

아울러 지난 1월에는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유니슨과 국내 풍력 발전사업 개발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풍력 사업개발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협력을 통해 국내 육상풍력 사업을 공동 발굴하게 된다. 풍력 발전사업의 전문성을 갖춘 두 기업이 합심하며 국내 풍력발전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기술
한국전력기술이 유니슨과 국내 육상풍력 발전사업 개발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한국전력기술

이 외에도 한국전력기술은 금호건설, 엘에스일렉트릭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 2022년 경주클린에너지와 '왕신 연료전지 발전사업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왕신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왕신리 소재 산업단지 내에 110MW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내 단일 연료전지 발전소로는 최대 규모다. 왕신 연료전지 발전소는 청정 천연가스를 원료를 사용,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화석연료 발전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친환경 발전소다.

왕진 연료전지 발전소. 사진=한국전력기술
왕신 연료전지 발전소. 사진=한국전력기술

한국전력기술은 원자력, 화력에서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로 시선을 넓혀 에너지 산업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인간과 환경, 기술을 융합한다는 기업 이념 아래 '에너지자립'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한국전력기술. 기업 안에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