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5 09:44 (토)
[시사포커스] 4·10 총선에서 나온 숫자와 의미들
상태바
[시사포커스] 4·10 총선에서 나온 숫자와 의미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4.04.15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22대 총선 결과. [자료=네이버]
22대 총선 결과. [자료=네이버]

지난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전원을 새롭게 선출하는 날인만큼 많은 사람들이 결과에 관심을 쏟았다. 국회의원은 법률을 제정하고 고치는 입법기관이다. 민생에 도움이 되고 국익에 부합하는 입법권을 행사하는 게 이들의 특권이자 소임이다. 각 정당은 국가를 이끌어갈 비전과 정책을 소개하고, 유권자들은 이를 토대로 표를 던져야 한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1석, 비례대표(더불어민주연합) 14석을 포함해 총 175개의 의석을 확보했다. 의석 수가 총 300석이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야권으로 분류되는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지역구에서 각 1석을 확보했고 비례대표에선 조국혁신당이 12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 범야권 의석이 약 190석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망신스러운 성적표를 거두게 됐다. 지역구 90석·비례대표 18석으로 도합 108석에 그쳤다. 국회에서 개헌 또는 대통령 탄핵소추에 관한 의안을 부결시킬 수 있는 국회의원의 의석 수를 뜻하는 개헌선(200석)을 내주지 않은데 만족해야 했다. 

문제는 108석이란 숫자로는 제대로 된 입법 권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야권은 재적 의원 5분의 3, 즉 180석 이상을 확보한 만큼 여야 간 이견으로 본회의 상정이 어려운 법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해 의결할 수 있다. 또한 소수 여당이 야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시도해도 이를 저지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에 필요한 의석수가 재적 의원 5분의 3이기 때문이다.

최종 투표율도 주목해야 할 숫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 전체 유권자 4428만여명 중 2966만여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이 6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년 전 21대 총선 투표율인 66.2%보다 0.8%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 1992년 14대 총선 당시 71.9% 이후 3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2대 총선 투표율. [자료=네이버]
22대 총선 투표율. [자료=네이버]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었다. 결과를 놓고 보면 현 윤석열 정부를 향한 유권자들의 실망과 변화에 대한 갈증이 크고 깊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다만 유세 과정은 어느 당이 더 잘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막장 드라마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상대를 비방하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말만 쏟아냈다.

적을 헐뜯는 흑색선전과 비방이 활개를 치고 있고, 믿거나 말거나식 마타도어가 횡행했다. 2년 전 대선에서 불거진 ‘비호감 대선’ 논란이 이제는 ‘증오 총선’으로 더 나빠졌다는 진단이다. 각 정당이 여러 공약을 내놓긴 했지만 정작 유권자의 눈엔 각 후보의 막말이 더 돋보일 만큼 네거티브 유세가 심각했던 선거다.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데도 실패했다. 호남 제주에서 민주당이 31석을 전부 싹쓸이했고, 영남에선 국민의힘이 59석을 차지해 5석의 민주당을 앞섰다. 강원에선 8석 중 국민의힘이 6석을 얻었고, 민주당은 2석에 그쳤다. 영호남으로 나뉘는 각 진영의 텃밭이 ‘몰표’에 가까운 일방적인 판세가 이번 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자료=네이버]
역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자료=네이버]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주요 국정과제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앞으로 남은 임기인 3년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 입법과 예산·인사권 행사에 큰 제약이 생기면서 조기 레임덕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건국 이래 대통령 임기 중 한 순간도 ‘여대야소’ 정국을 이끌지 못하는 첫번째 정부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의 모든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들도 전원 사의를 밝혔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이도운 홍보수석, 한오섭 정무수석 등이 포함된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