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6 18:02 (금)
[生기업TALK] 'IP 명가' 스마일게이트, 종합 엔터 기업 전환 속도 낸다
상태바
[生기업TALK] 'IP 명가' 스마일게이트, 종합 엔터 기업 전환 속도 낸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4.05.03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스마일게이트 ci.
스마일게이트 ci.

3N(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이 지배하던 게임 시장에 신흥 강자 SK2(스마일게이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철옹성같던 3N 체제가 흔들리면서 빈틈을 노리는 신규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3N과 어깨를 나란히 한 스마일게이트는 신규 게임사들의 롤모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2002년 설립돼 18년 만에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게임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게임에 대한 강한 집념이 낳은 결과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뒷심 발휘한 '크로스파이어'

스마일게이트는 피처폰 게임을 만들던 회사였다. 2005년 '헤드샷 온라인'을 개발해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서비스를 맡은 야후!코리아가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정리하며 정식 출시가 무산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롭게 선보인 작품은 온라인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다. 크로스파이어는 국내 출시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국내 FPS게임의 터줏대감이 자리하고 있었고, 빈틈 없는 시장을 공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권혁빈 창업주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권 창업주는 FPS 블루오션을 공략했다. 권 창업주의 결단은 스마일게이트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크로스파이어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FPS게임이 대중화되지 않은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의 반전드라마가 시작됐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게이머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중국의 국민게임으로 등극했다. 인기를 실감한 권 창업주와 개발진은 중국으로 넘어가 콘텐츠 업데이트 및 현지화에 공을 들였다. 게임 아이템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색상을 적용하고,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게이머들의 호감을 샀다. 그렇게 인기몰이에 성공한 크로스파이어는 2010년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수 180만 명을 돌파하며 중국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중국을 넘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중동에 이르기까지 80개국으로 빠르게 진출했다.

CFS 2023 그랜드 파이널’ 4강 최종전. 사진=스마일게이트
CFS 2023 그랜드 파이널’ 4강 최종전. 사진=스마일게이트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3년 시작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CFS'는 매회 평균 누적 2천만 뷰를 기록하며 게임의 파급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20년에는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해 제작한 드라마 '천월화선: 크로스파이어'가 방영되기도 했다. e스포츠 드라마라는 신선한 시도로, 천월화선은 18억 뷰어십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잘 키운 IP가 스마일게이트를 일으켰다.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의 든든한 캐시카우이자 1조 클럽의 열쇠가 됐다. 

'로스트아크'가 재현한 '역주행' 신화

크로스파이어로 엄청난 매출을 올린 스마일게이트는 차기작 개발에 주력했다. 7년간의 개발 끝에 2018년 11월 대형 MMORPG '로스트아크'가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로스트아크는 방대한 세계관과 탄탄한 게임성, 콘텐츠의 재미가 어우러진 게임으로, 스마일게이트는 1000억 원의 개발비를 들인 '로스트아크'에 큰 기대를 걸었다.

뒷심이 강한 기업답게 결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2021년부터 로스트아크의 흥행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2022년 2월 스팀에 정식 출시해 북미, 유럽 등에 진출했다. 출시 이틀 만에 최다 동시접속자 수 130만 명을 돌파하며 스팀 동시접속자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크로스파이어에 이어 새로운 역주행 신화가 그려졌다.

로스트아크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 글로벌 게이머 사로잡은 '에픽세븐'  

스마일게이트는 PC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까지 영향력을 넓혀 갔다. 모바일 RPG '에픽세븐'은 2018년 국내에 출시한 후 같은 해 11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153개국에 동시 론칭됐다. 이듬해 2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호주 등에서 애플 앱스토어 실시간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 11월에는 일본에 정식 출시되며 일주일 만에 일본 구글 플레이 실시간 매출 순위 9위, 앱스토어 18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에 에픽세븐을 선보여 출시 3일 만에 앱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번에도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 캐릭터 성우에 중국 성우진들을 참여시키는 등 이용자들의 성향을 반영한 현지화가 흥행을 부추겼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에픽세븐의 인기에 힘입어 2019년 무역의 날 5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후 2020년 7000만불, 2021년 1억불에 이르는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의 흥행 수명을 늘려가기 위해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인기 IP와의 콜라보를 진행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IP '오버로드'와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이며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톡과 라인 플랫폼에 에픽세븐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오프라인 팝업 카페를 운영하는 등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가고 있다.

에픽세븐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등 연이은 IP 흥행으로 탄탄한 주춧돌을 쌓았다. 기반을 마련한 기업은 이제 기둥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인기 IP 주춧돌 위에 '엔터' 기둥 올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21년 영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손잡고 조인트벤처(JV)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설립했다. 리얼라이즈픽쳐스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신과 함께' 등으로 3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제작사다.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가 선보이는 첫 영화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이다. 내년 개봉을 예고한 '전독시'는 지난 1월 캐스팅을 확정하고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전독시'는 평범한 회사원이 10년 동안 끝까지 읽은 무명 웹소설의 내용대로 지구가 멸망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 내용으로, 스마일게이트는 원작 웹소설의 판권 확보와 시나리오 개발, 캐스팅 등 초기 단계부터 기획, 제작까지 적극 참여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전독시'가 엔터 사업을 확장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지적 독자 시점 대본 리딩 현장. 사진=스마일게이트
전지적 독자 시점 대본 리딩 현장. 사진=스마일게이트

한편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영역을 넘어 메타버스, AI, 버추얼 아티스트, 소셜 비디오 플랫폼 등으로 진출, 영향력을 넓혀가며 엔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사람 같은 AI(Human-Like AI), 재밌는 AI(Fun AI)'를 만든다는 목표로 2020년 출범했다. 인간의 감정 요소를 AI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해 AI 자체로 재미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버츄얼 아티스트 '한유아(YuA)'. 사진=스마일게이트
버추얼 아티스트 '한유아(YuA)'. 사진=스마일게이트

AI센터의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물 중 하나가 버추얼 아티스트 '한유아(YuA)'다. 한유아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메타휴먼으로, 스마일게이트가 출시한 VR 게임 '포커스 온 유'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2022년 음원을 발매하며 가수로 데뷔한 한유아는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한유아의 신곡 'I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5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600만 회를 돌파했다. 이후 '너의 외로움이 날 부를 때', '보라빛 향기' 등을 발매하며 가수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한유아가 집필한 전자책 '답장은 우편함에 넣어둘게요: 메타휴먼 한유아가 사연에 답해드립니다'를 출간, 아티스트로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답장은 우편함에 넣어둘게요'는 AI 기반 메타휴먼이 인간과 어떤 감정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고찰하는 책으로, 한유아만의 감성과 지식, 고유의 세계관이 반영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22년 소셜 비디오 플랫폼 '피풀(P.pool)'을 선보이기도 했다. 피풀은 영상, 음성, 채팅을 사용해 온라인상에서 모임을 갖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차세대 소셜 비디오 플랫폼이다. 업무용 화상 미팅은 물론 취미, 일상, 여가 등 다양한 사적 모임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소셜 비디오 플랫폼 '피풀(P.pool)'. 사진=스마일게이트

이처럼 스마일게이트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게임 전문 기업에서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게임업계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한 권 창업주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IP를 가진 디즈니와 같은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IP의 무궁무진한 변신을 선도하며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권 창업주의 바람대로 스마일게이트가 '게임업계 신흥 강자'에 이어 '한국판 디즈니' 타이틀을 선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