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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월 500 버는데도 부업 뛰어요” 직장인 40%, 생계 때문 ‘투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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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월 500 버는데도 부업 뛰어요” 직장인 40%, 생계 때문 ‘투잡’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7.0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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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 하는 이유는 ‘생활비’ 부족과 ‘노후’ 대비를 위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본업 외에 다른 일을 추가로 하는 ‘N잡러’들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고금리·고물가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본업 외에 다른 일을 추가로 하는 ‘N잡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청년층뿐 아니라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도 부업 전선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본업 외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장년층은 “1시간 일하며 버는 돈은 1만원 안팎으로 최저시급(9860원) 수준이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서 아이들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응답자 88.5% “물가 인상에 임금 삭감 경험”

직장인 상당수가 지속되는 고물가에도 사실상 임금이 줄었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계유지를 위해선 적어도 내년 최저시급이 1만 1,000원 이상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이 70% 정도로, 1만 1,000원 수준을 최저시급으로 적용할 경우 예상 월급은 적어도 230만 원은 책정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여기엔 고소득 직장인도 예외는 아니어서, 설문 조사 대상자 3명 중 1명꼴로 ‘투잡(Two-Job)’ 등 부업한다고 답했다. 너나없이 고물가 파장 속에서, 임금 축소 여파를 겪는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전국 만 19살 이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2025년 적정 법정 최저임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대답들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물가 인상으로 사실상 임금이 줄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10명 중 9명(88.5%)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한다’는 10명 중 4명꼴인 39.5%로 많았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월급은 몇 년째 그대로인데 과일값, 기름값, 사소한 생필품 가격 등이 너무 올라 장보기가 두렵다”라며 “월급 외에 용돈이라도 벌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월 500만 원 이상 직장인 145명 중 33.8%도 ‘부업 했다’

신한은행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자료=신한은행]
신한은행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자료=신한은행]

반면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가 10명 중 1명꼴인 11.5%,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 1.4%에 그쳤다. 이 같은 실질적인 임금 감소가 추가 노동으로 이어졌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10명 중 4명(41.2%)은 직장을 다니며 추가 수입을 위해서 부업 등 다른 일을 병행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양모(30)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사회초년생이라 월급이 적어 주말을 이용해 영어 과외를 하고 있다”라며 “외국에서 학교에 졸업한 경험을 살려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데 수입이 꽤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온종일 쉬지 못하지만 계속해야만 생활이 가능해 앞으로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노동취약계층인 비정규직(47.5%), 여성(45.8%), 비사무직(46.2%), 5인 미만 사업장(43.9%),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43.2%) 등 상대적으로 고용형태가 불안한 직장인이 더 두드러져, 이들이 부업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월 500만 원 이상 직장인 145명 중 33.8%도 ‘부업을 했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을 뿐, 고물가 충격에 예외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부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족’(53.2%), ‘월급만으론 결혼·노후·인생 계획 수립이 어려움’(52.9%)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사실상 생계를 위해 부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뜻이다.

“아이들 배우고 싶다는 거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면 부업 뛰어야 해”

N잡러들은 배달라이더 등 시간 제약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한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올해 1분기 부업을 한 적 있는 취업자는 월평균 55만 2천 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만 1천 명보다 22.4%가 증가한 수치입로 전체 취업자 중 N잡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높지 않지만 증가세는 가팔랐다. 지난 2019년 1분기 1.34%였던 전체 취업자 중 부업자 비중은 5년 만인 지난해 1.97%로 2%에 육박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19만 4천 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뒤를 이었지만, 청년층과 40대에서 증가세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부업자는 1년 전보다 30.9% 늘었고, 40대는 27.7% 늘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N잡러 증가세는 배달라이더 등 시간 제약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랫폼 일자리나 유튜버 같은 정보통신업 영향으로 분석된다.

40대 직장인 현모씨는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교육비가 든다”라며 “아이들이 배우고 싶다는 거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다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복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인데 퇴근하면 자전거타고 야식 배달해야 하는 현실에 처음에는 자괴감이 들었다”라며 “그러나 창피함보다는 가정경제의 절박함이 더 컸기에 일주일에 두 번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직장인 성모(48)씨는 “500만원 가까이 월급을 받고 있는데 아이 셋 학비에 생활비, 보험료, 차 기름값 등을 제외하면 매달 마이너스다”라며 “언제까지 투잡러로 살아가야 하는지 답답하지만 쉬지 않고 벌어야 마이너스라도 막을 수 있으니 열심히 뛰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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