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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말로만 '상생경영' 외치고 뒤로는 호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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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말로만 '상생경영' 외치고 뒤로는 호박씨?
  • 권지나 기자
  • 승인 2015.10.2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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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무역점 11월말 오픈…제빵업 우회진출 '꼼수'

(시사캐스트, SISACAST= 권지나 기자) 현대백화점이 말로만 상생경영을 외치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제빵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외국 프랜차이즈의 한국판권을 사들여 우회적으로 제빵업에 진출하며 교묘하게 규제를 피해가는 것으로 드러나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은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답변할 수 없다”라는 태도로 일관했으나, 해당 매장의 인사채용 관계자에게 문의해본 결과 매그놀리아 무역점이 11월말에 들어서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 ‘말 바꾸기’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외국 프랜차이즈 한국판권 사들여 영업권 독점…법 규제 피한 편법 경영?

현대백화점은 최근 베이커리 사업을 운영중인 미국 매그놀리아코리아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현대그린푸드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매그놀리아코리아의 한국 내 영업권을 독점하게 됐으며, 지난 8월 판교점에 매장을 오픈했다.

매그놀리아는 뉴욕의 디저트 전문점으로, 영화 ‘섹스앤더시티’에 등장하면서 뉴요커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으며, 뉴욕에 컵케이크 전쟁이 시작될 정도로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매그놀리아를 현대그린푸드 계열사로 편입시키면서 법의 규제를 피하면서 자연스레 제빵업에 진출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제빵업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진출로 인해 골목상권을 보호하고자 지난 2013년 중기적합 업종으로 지정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을 막고자 영세 상인들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상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말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취지로 도입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대기업의 우회 편법진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빵집 진출은 재벌총수 일가의 취미나 재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일자 지난 2012년 철수 수순을 밟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큰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고급 커피 및 베이커리사업(아티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의 베이커리사업(달로와요, 베키아에누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베이커리사업(오젠), 롯데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블리스 사장의 베이커리사업(포숑) 등이 있다.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는 지난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처음 문을 열었으며, 당시 앨버트 하세 매그놀리아 프랜차이즈 총괄 부사장이 판교점을 직접 찾아 2~3호점에 대한 의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매그놀리아코리아를 인수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베이커리 ‘베즐리’, 회전초밥 ‘본가스시’, 연회 전문 브랜드 ‘아르드셰프’, ‘한솔냉면’ 등의 외식사업 브랜드를 갖고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은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15.28%,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사장 12.67%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빵과 케이크를 객장 지원과 납품 형태를 취해왔자만 이번 매그놀리아코리아 인수로 인해 국내의 직접영업 매장을 갖게 됐다.

업계는 매그놀리아 베이커리가 3년간 대기업의 사업 확장과 진입 자제 시한이 마감되는 내년 2월 29일 이후 점포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동반성장위는 제과점업에 대해 프랜차이즈형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에 출점하는 인스토어형의 확장과 진입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중소기업기본법을 근거로 대기업의 신규 진입자제와 인수·합병 및 업종변경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이와 같은 우회 사업 진출 상황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확대되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영업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2호점이 들어설 것으로 점쳐진 현대백화점 매그놀리아 무역점 인사채용 관계자 A씨에게 문의를 해 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매그놀리아 무역점이 11월 말 오픈할 예정”이라며 “10월말에서 11월 초까지 직원 채용을 마무리 짓고 11월 말 문을 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으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이 도산 위기에 몰렸다”며 “대기업이 자영업자들의 처절한 목소리를 외면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제한하지 않으면 대기업의 편법 경영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며 “더욱 강력한 법의 규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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