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07 (금)
홍대용과 새누리당 전당대회
상태바
홍대용과 새누리당 전당대회
  • 윤관 기자
  • 승인 2016.08.04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존의 지도자냐? 공멸의 지도자냐?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조선 후기의 실학자 홍대용(洪大容)의 시문집『담헌서』는 ‘지구 구형설’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상의 인물인 허자와 실옹의 대화를 통해 지구 구형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허자가 말했다. “옛사람들이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라고 하였는데 지금 선생께서는 ‘지구의 형체가 정히 둥글다’라고 말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실옹이 말했다. “심하구나! 사람이 깨우치기 어려움이여. 만물이 모양을 이룬 것에는 둥근 것은 있으나 네모난 것은 없는데 하물며 지구의 형체에 있어서랴? 달이 해를 가리면서 해를 먹어 들어가는데, 먹어 들어가는 모습이 반드시 둥근 것은 달의 형체가 둥글기 때문이요, 지구가 해를 가리면서 달을 먹어 들어가는데, 먹어 들어가는 모습이 또한 둥근 것은 지구의 형체가 둥글기 때문이다. 그러면 월식은 지구의 거울이거늘 월식을 보고도 지구이 형체가 둥근 것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은 거울을 끌어당겨 자기를 비추어 보고도 그 얼굴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또한 어리석지 않은가?”

세상 사람들은 고정관념에 빠져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허자도 옛사람들이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고 정의한 대로만 믿고자 했다. 하지만 실옹은 월식 현상을 사례로 들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실옹의 사례처럼 진리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요즘 새누리당 전당대회 과정을 보면 정치인의 약속은 空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 대표 후보자들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당내 화합을 이끌어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적임자라고 약속한다.

하지만 실상은 계파 간 대립과 갈등만 부각되며, 상호 비방에 여념이 없다. 상호 비방의 도가 지나치면 선거가 끝나도 후유증으로 당내 화합이 요원해진다.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계파 갈등 해소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실옹이 월식현상을 통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아냈듯이, 우여곡절 속에 원내 제1당으로 복귀한 새누리호를 이끌어 계파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를 찾아낼 안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존의 지도자냐? 공멸의 지도자냐?는 당신들의 몫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