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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해임건의안 거부사태와 무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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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해임건의안 거부사태와 무소유
  • 윤관 기자
  • 승인 2016.09.2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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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버릴수록 더 큰 권력을 가질 수 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서 ‘소유욕’의 폐해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소유욕(所有慾)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한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하면서, 제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회가 통과시킨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이날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새누리당에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을 감안해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제 정치권은 전쟁으로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야권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와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을 직권남용으로 형사 고발한다고 한다. 또 국감 보이콧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정쟁은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청와대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모두 해소했다며 김재수 장관 임명을 강행했고, 야당은 여소야대의 힘을 발휘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국회가 통과시킨 해임건의안에 대해서도 수용불가 방침을 밝혔다. 야권도 일전불사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치에 타협이 실종되면 아수라장이 된다. 정국 경색이 깊어져도 정치인의 처지가 변할 것은 없다. 삶이 고달파지는 것은 국민밖에 없다.
 
법정 스님은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뜬다”라고 일갈했다. 우리 정치인들의 지나친 소유 관념이 자신들의 눈을 멀게 한다는 사실을 언제나 깨달을 수 있을까? 권력을 버릴수록 더 큰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진리는 우리 정치인들에게는 안 들리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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