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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츠제커와 아베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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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츠제커와 아베의 궤변
  • 윤관 기자
  • 승인 2016.10.1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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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부정하는 사람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 위험을 안고 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1995년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은 ‘독일과 일본의 전후 50년’이라는 글을 통해 일본을 비판했다.
 
“지도적 위치에 있는 정치인이 역사적인 시각에서 자국이 전쟁 중 저질렀던 행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리고 도대체 누가 전쟁을 도발했고 자국의 군대가 타국에서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데 주저한다면, 또 전리품 획득에 급급하고 타국에 대한 공격을 자기방위로 해석하려 한다면, 도덕적인 부작용은 차치하더라도 외교적으로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불신은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고,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다.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 위험을 안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가 “위안부 사죄 편지 털끝만큼도 생각 않는다”는 망언을 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일본이 제국주의 시절 저지른 과거사에 대한 왜곡과 평화 헌법 개정을 통한 재무장을 추진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지탄을 받아왔다.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노 요헤이 전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아베 총리의 인간성 문제"라고 비판했다. 고노 요헤이는 1993년 관방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발표한 양심적인 인사다.
 
고노 전 장관은 아베 총리의 개헌 방침에 대해 "헌법에 무슨 문제점이 있나. 국민이 불편하다면 바꿔도 좋지만 불편한 점은 없어 보인다"며 "(아베 총리가)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고 싶은 것이냐, 그런 이유로 정치를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한일 양국의 현재와 미래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아베 총리가 스스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 위험이 높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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