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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모든 실익을 챙기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최태원 회장의 놀라운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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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모든 실익을 챙기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최태원 회장의 놀라운 역량
  • 김보민 기자
  • 승인 2017.06.22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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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SK하이닉스의 한·미·일 연합이 21일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SK하이닉스와 베인케피털 컨소시엄만으로 시작한 인수전에 SK 최태원 회장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국책은행인 일본 정부투자은행을 끌어들여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SK하이닉스가 모든 실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 냈다.

이번 인수전은 SK하이닉스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대만 훙하이의 대만·미국 연합, KKR 컨소시엄의 미·일 연합, 브로드컴 컨소시엄 등에 비해 인수자금도 적게 써냈고 도시바 인수 시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이 36%로 늘어나 반독점법에 걸리게 되는 등의 악재를 딛고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됐다.  M&A 역사상 깜짝 놀란 만한 이변을 만들었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한미일 연합은 2조엔(약 20조 5,000억 원)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인수가격을 절반씩 부담해 도시바메모리 지분 51%를 10조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방향을 틀어 SK하이닉스는 INCJ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가 되고 INCJ를 비롯한 나머지 기업은 재무적 투자자(FI)가 되는 방식으로 인수 방식을 바꿨다. 

INCJ와 일본 정부 투자은행 등의 합류로 외연이 확장된 INCJ 주도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지분 100%를 인수해 최종적으로 2조엔(약 20조 2,000억 원)을 제시했고 이중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은 각각 3,000억엔(약 3조 851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도시바반도체 인수에 비가격적 요소였던 고용 유지와 기술 보호 등의 조건도 제시했고 일본 민관펀드인 INCJ를 설득해 일본 정부의 의도에 맞는 컨소시엄 구성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인수 주체는 일본 INCJ로 일본 투자자들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SK하이닉스는 지분투자가 아닌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설립 예정인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 전환사채 3,000억 엔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INCJ와 일본 정부투자은행 등이 3,000억 엔, 도시바와 거래하는 4개 기업이 1,400억엔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가 출자 대신 융자 방식을 택한 것은 독점금지법에 걸리는 것을 피하기위해서다. 

한국과 미국의 자본은 전체 인수금액의 30% 수준으로 대부분의 지분은 일본 측이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일본이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크다.

일본 정부가 도시바메모리 부문을 국유화하고 SK하이닉스와 베인케피털이 참여하는 형태로도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중국에 반도체 메모리 기술이 넘어가게 되면 한국과 일본에는 치명적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부문은 세계 4위로 도시바가 2위, 삼성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인 중국의 낸드플래시 진입을 막은 것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와 함께 낸드플래시 1위인 삼성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융자 형태로 참여해 재무적인 면에서 이득을 봤고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기술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도시바는 내년 3월 말까지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하면 도쿄증시에서 퇴출되고 이 과정에서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공장인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위법이라며 국재재판소에 매각 중지 요청 소송을 제기해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지연될 수 있다. 

도시바는 공장의 지분 49.9%를 갖고 있는 웨스턴디지털과의 합의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도시바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이달 28일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한 후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유일한 SI로 3년 뒤 도시바메모리 기업공개에서 경영권 인수가 가능하다.  FI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에서 얻는 것이 상당히 많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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