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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 공개···경북대 백두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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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 공개···경북대 백두현 교수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9.28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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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선진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이 공개됐다.

경북대는 이 대학 백두현 교수(국어국문학과·경북대 BK21플러스 영남지역문화어문학연구인력양성사업단장)가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飮食方文 :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인 '주초침저방'을 28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책의 한글방문에는 세 글자 병서자를 포함하고 있다.

세종 시대에 만든 ㅴ, ㅵ 등의 세 글자 병서자는 15~16세기 문헌에 주로 쓰였고, 17세기 초기 문헌에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글 음식조리서에는 세 글자 병서자가 없었다. 또 15세기 문법을 보여주는 ‘뒷다가(두-잇-다가)’도 주초침저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한글 표기법과 종이의 지질 등을 검토한 백두현 교수는 이 책이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아무리 늦잡아도 17세기 초기 이후로 내려가지는 않는 것으로 보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 음식조리서는 17세기의 중기의 '해주최씨음식법', 17세기 후기의 '음식디미방'이다.

음식조리서인 '주초침저방'은 낙장본으로 표지와 권두서명(본문의 첫머리)이 없어 필사자와 정식 명칭을 알 수 없다.

백 교수는 책의 주 내용이 술, 초, 김치에 대한 것으로, '주초침저방(酒醋沉菹方)'이라 이름 붙였다.

이 책은 모두 31면이며, 등재된 방문의 총수는 126개이다. 1면부터 29면까지는 한문방문 121개, 30면과 31면에는 한글방문 5개가 쓰여 있다.

이 한글방문들은 한문방문을 번역한 것이다. 수록된 5개의 한글방문은 ‘즙장’, ‘벽한주’, ‘녹파주’, ‘경장주’, ‘절주’ 등이다.

이 책에는 ‘안동다식’ 방문이 수록돼 있으며, 김치방문이 20개나 실려 있다.

“김치 방문 중 새우젓으로 담는 ‘감동저(甘動菹)’ 김치가 수록된 최초의 문헌”이라고 백 교수는 밝혔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연구 논문은 9월 중에 출판될 '영남학' 62호(경북대학교 영남문화연구원)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 책의 김치방문은 박채린 박사(세계김치연구소)가 연구, 그 결과를 '한국식생활문화학회' 논문집에 발표할 예정이다.

백두현 교수는 “주초침저방에 수록된 음식방문과 술방문은 전통음식과 전통주 연구 및 전통 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책은 음식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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