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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내우외환에 ‘몸살’…소비자 신뢰 '추락‘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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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내우외환에 ‘몸살’…소비자 신뢰 '추락‘ ③
  • 장혜원 기자
  • 승인 2017.11.13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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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장혜원 기자)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잇단 내우외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임금협상을 놓고 노사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LG생건 노조의 총파업이 52일만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와는 별개로 임금 교섭과 고소‧고발로 인한 법정 다툼 등이 예고돼 있어 노사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데다, 사용기한이 지난 원료로 고급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이에 앞서서는 판매목표액 과다설정과 손실 떠넘기기 등 LG생건의 갑질 때문에 한 인터넷대리점이 20억 빚더미에 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최근 선보인 구강청결 제품에 일본의 견종인 ‘시바견’을 캐릭터로 입혀 마케팅을 펼치면서 사용한 광고 문구가 욕설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차 부회장이 2005년 취임 이래 매년 최고 실적 경신 신화의 기록을 쓴 지 12년. LG생건의 소비자 신뢰가 크게 추락하고 있다.

LG생건이 올 3분기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노조와의 임금협상이란 만만치 않은 복병을 만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LG생건 노조는 10일, 지난 9월 20일부터 시작한 총파업을 52일만에 중단하고 오는 13일 현장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대체 인력 채용‧협력업체 인력 투입, 면세점 여성 판매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사내 집단 성희롱‧여성비하 등과 관련된 고소·고발건이 남아 있어 노사간 갈등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기엔 아직 요원한 상태다.

LG생건 노조는 이날 사측과의 임금협상 갈등으로 52일간 지속해온 파업을 풀고 현장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조합원들이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계 곤란 등을 호소해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며 “파업을 중단하는 것과 관계없이 임금협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대체 인력을 긴급 채용하거나 협력업체 인력을 투입했고, 면세점 여성 판매직 근로자들에게 성희롱과 외모비하 등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았다”며 노동청에 사측을 고소 고발했다. 노동청에서는 해당 사안을 지속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사용기한’ 지난 원료로 화장품 만들어.. 사측 “안전성 전혀 문제 없어”

LG생건은 노조의 파업 중단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이번엔 사용기한이 경과된 원료로 화장품을 제조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9일 SBS 단독 보도에 따르면 LG생건은 사용기한이 지난 16종의 원료를 19가지 화장품 제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했다. 해당 원료들 가운데는 사용 기한이 지난해 11월이었던 것도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7월 GMP 인증 생산설비를 갖춘 업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LG생건에 해당 원료들의 폐기를 권고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LG생건이 그동안 식약처의 GMP인증을 받아 안전하고 깨끗하게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고 소비자에게 광고해 놓고 스스로 정한 GMP기준을 어긴 것은 기업에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중순 정식 조사에 착수해 이달 안으로 해당 원료가 쓰인 제품의 안전성 검사 결과를 제출할 것을 업체에 지시했고, 이를 토대로 19개 제품의 이상 여부를 내달까지 모두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LG생건은 “이번 보도에서 언급된 16종의 원료인 향료는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원료 관리 자체 GMP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적정성과 안전성 여부를 평가해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식약처가 지정한 공인기관에서 실시한 모든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해명했다.

또 “식약처의 권고의견을 받아 들여 관리기간의 재연장이 가능한 경우에도 기간을 경과한 모든 원료를 재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원료 관리 자체 GMP 기준을 더욱 강화하겠다” 고 설명했다.

한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제도는 화장품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로, 원료 제조사가 권장 기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시하지만 제조사가 원료의 적절한 품질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재시험 등을 통해 관리기간을 직접 결정하기도 한다.

손실 떠넘기기 등 갑질 자행...납품업체, 부도 맞아 20억 빚더미

LG생건의 갑질 때문에 한 인터넷대리점이 부도를 맞아 20억에 달하는 빚을 떠안게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생건의 갑질 때문에 한 인터넷 대리점이 20억 빚더미에 앉았다”며 LG생건의 갑질 횡포를 고발, 공정거래위원회에 LG생건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LG생건은 L인터넷대리점에 판매목표액 과다 설정로 인한 손실 떠넘기기, 거래 상대방의 제한과 강탈, 거래 조건 제한으로 사업활동 방해, 재판매가격 유지 등의 갑질을 자행했다.

유 의원은 “L인터넷대리점은 2006년부터 2017년 부도가 날 때까지 매년 수십억에서 최고 86억 매출을 올리며 사측에 많은 이익을 남겨줬다”면서 “하지만 LG생건은 L인터넷대리점이 늘어난 매출액만큼 이익을 보장해주기 보다 오히려 부도와 빚더미에 쌓였는데도 거래 상대방을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판매를 못할 경우 재고물량에 대한 반품을 제대로 해 주지 않고 인터넷 구매 후 반송된 물품에 대해서도 반품을 해 주지 않았다”며 “이 같은 판매목표강제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불공정거래 행위의 금지)’ 중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특히 “LG생건이 인터넷 대리점들의 거래상대방을 임의로 강탈해 대리점들의 생사존망을 수시로 위협했다”며 “판매묶음수량, 배송료, 대리점 마진 등 거래조건을 제한하고 판매가, 정책가 등의 가격을 책정해 L인터넷대리점은 적자를 보면서 판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닦고 잠이나 자라 시바’ 시바견 치약 마케팅 논란

LG생건의 일본 ‘시바견’ 캐릭터를 활용한 욕설 마케팅 논란도 한때 끊이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은 일본의 천연기념물인 시바견의 특징을 살린 캐릭터 ‘시로&마로’와 협업한 구강청결 상품을 지난 9월 중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이는 치약과 칫솔, 가글액, 구강 스프레이 등으로 8종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가 된 것은 제품 포장지 겉면에 새겨진 광고 문구이다. ‘이 닦고 잠이나 자라 시바’, ‘치약 짜지마 그냥 눌러써 시바’, ‘눈부시다 시바’, ‘가글 상쾌해 시바’ 등의 문구가 ‘씨발’, ‘씨팔’ 등 우리나라 욕설과 비슷하게 들려 소비자 불만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바견을 이용해서 욕을, 언어장난을 하고 있는데, 애들이 배울까봐 좀 그렇다” “치약 쓸 때마다 욕먹는 기분이다” “아이들 제품의 포장지 문구로는 적절치 않다” 등 욕설을 연상케 하는 마케팅에 대한 비판 글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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