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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탁기, 미국에서 만들지 않으면 관세 50% 폭탄…미국 무차별 보호무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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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탁기, 미국에서 만들지 않으면 관세 50% 폭탄…미국 무차별 보호무역주의
  • 김보민 기자
  • 승인 2017.11.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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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미국국제위원회(US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해 최고 50%의 관세 부과를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 미국이 16년 만에 발동하는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조치)’의 첫 재물이 한국이 된 것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철강, 반도체, 태양광에 이어 대표 수출 가전인 세탁기도 타깃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ITC 권고 수용 여부를 내년 초 결정할 계획이지만 승인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미국에 수출하는 대형 가정용 세탁기 중 120만 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첫해 50%, 2년 차 45%, 마지막 해 40%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를 미 행정부에 제안했다. 

미국 내 대형 가정용 세탁기 시장점유율은 월풀이 38%, 삼성전자 16%, LG전자 13% 순이다.

앞서 미 세탁기 제조업체 월풀은 삼성과 LG 세탁기 때문에 피해를 본다며 수입되는 세탁기 전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ITC에 제소했다.  이에 따른 ITC의 조치로 미국은 최대 규모의 관세를 부과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도가 확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압박으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과 LG전자의 등에 칼을 꽂은 격으로 삼성과 LG전자를 이용해 이득만 챙기려는 미국의 숨은 속내가 드러났다. 

게다가 ITC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세탁기 부품에 대해서도 첫해 5만대 분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50%, 다음해 7만대 초과 물량에 45%, 마지막 해엔 9만대 초과 물량에 40%의 과세를 부과하자는 안을 내놨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세탁기를 팔려면 부품과 완제품 모두를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삼성과 LG전자는 원가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 200만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세탁기를 미국에 수출 중이고 100만대가량의 세탁기에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특히 120만대 이내에 대해서는 20%의 관세를 매기는 안도 나와 사상 최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 철강, 태양광, 화학 등 한국의 주력 사업 모두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보호무역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ITC는 삼성전자 반도체에 대해 특허 침해 조사에 들어갔고 철강업계 주력 품목인 후판과 에너지용 강관에 고관세 판정을 내렸다. 

태양광에 대해서도 태양광 전지에 이미 세이프가드 구제 조치 판정이 내려졌다.  ITC는 한국산 태양광 모듈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고 최대 4년간 수입 쿼터를 설정해야한다는 권고안을 확정했다. 

이 같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해결 방안은 미국 내 공장을 서둘러 완공해 생산에 나서는 것뿐이다.  그러나 세탁기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방침을 정한 만큼 영세 부품 협력사까지 미국 내 공장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내년 2월 미국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민관과 함께 미국 의회와 주정부를 최대한 설득할 계획이다.  또 배트남 등 이해 관계국과 공조해 국제규범 위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셰일가스와 농산물, 의약품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올해 1~10월 흑자규모를 25%(49억 달러)나 줄였지만 미 행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호무역주의 칼날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르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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