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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처벌을 간청하는 주전파의 한심한 대의명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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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처벌을 간청하는 주전파의 한심한 대의명분론
  • 윤관 기자
  • 승인 2018.02.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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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군주와 그 신하들이 나라를 망쳐 놓았지만 피해는 백성의 몫”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병자호란은 무능한 군주 인조가 대의명분만을 강조하며 명에 사대하는 서인 세력에 휩싸여 청의 침략을 자초한 치욕의 역사다.
 
특히 인조는 즉위한 지 5년 만에 정묘호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명에 대한 사대정책을 고수했다. 청은 대륙의 패자가 뒤바뀌는 상황 속에서도 허울 좋은 대의명분에만 매달리는 조선을 그냥 볼 수는 없었다.
 
청은 군사를 일으켜 파죽지세로 조선을 유린하며 남한산성에 은거한 인조를 압박했다. 당시 서인 정권은 정신을 못 차리고 결사 항전을 외치는 주전파와 그나마 국제 정세를 읽은 최명길과 같은 주화파로 분열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당시 주전파의 인식이 어느 정도 심각했는지 잘 드러난 내용이 있다.인조 15년 1월 19일 기사를 보면 이조 참판 정온은 최명길이 나라를 팔아 넘겼다고 비판하며 결사 항전을 주장한다.
 
이조 참판 정온이 차자를 올리기를 “신이 삼가 외간에 떠들썩하게 전파된 말을 듣건대, 어제 사신의 행차에 신(臣)이라고 일컬으며 애걸한 내용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말이 정말 맞습니까? 만약 실제로 그러하다면 이는 필시 최명길의 말일 것”이라며 “신이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간담이 다 떨어져 목이 메어 소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온은 “전후에 걸쳐 국서는 모두 최명길의 손에서 나왔는데, 매우 비루하고 아첨하는 말 뿐이었으니, 이는 곧 하나의 항서(降書)였습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망하기보다는 차라리 정도(正道)를 지키며 사직을 위하여 죽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결사 항전을 주장한다.
 
그는 특히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없는 법인데 최명길은 두 개의 태양을 만들려고 하며, 백성들에게는 두 임금이 없는데 최명길은 두 임금을 만들려 합니다”라며 “삼가 전하께서는 최명길의 말을 통렬히 배척하여 나라를 팔아넘긴 죄를 바로잡으소서.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시려거든 속히 신을 파척(罷斥)하도록 명하시어 망언을 하지 못하도록 하소소”라고 처벌을 촉구했다.
 
주화파가 이런 인식을 가졌으니 무능한 군주 인조는 얼마 후 삼전도의 치욕을 감내해만 했다. 하지만 무능한 군주는 생명을 할 수 있었으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됐다. 수십만명의 백성들이 청에 끌려가 갖은 치욕을 겪으며 살육되기도 했다. 무능한 군주와 그 신하들이 나라를 망쳐 놓았지만 그 책임을 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후세의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치욕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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