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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와 정동영의 시각에서 본 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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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와 정동영의 시각에서 본 북미정상회담
  • 윤관 기자
  • 승인 2018.03.09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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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북한의 결단이 선결” vs 정동영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반도 전쟁 위기의 핵심 키를 쥔 양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의 극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정세가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지난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 공동성명, 즉 9·19 합의가 새롭게 조명된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합의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진 두 정치인의 과거 발언이 눈에 띈다.
 
바로 이인제 전 의원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은 대선 후보를 지낸 거물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대척점에 선 인물들이다.
 
이인제 전 의원은 ‘북한의 결단’이 선결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한라에서 백두를 보네>에서 9·19 합의에 대해 “잉크도 마르기 전에 미국과 북한이 설전을 벌이다가 결국 핵 실행 강행이라는 황당한 사태에 직면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혹평했다.
 
이 전 의원은 북한의 결단에 대해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고립 노선을 걷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개방과 개혁을 통해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오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05년 6월 17일 故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직접 토론을 가졌던 경험을 가졌다.
 
정 의원의 해법은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10년 후 통일>에서 “9·19 합의의 핵심은 세 가지다. 하나, 북은 핵을 포기하고, 둘, 미국은 북과의 적대를 청산하고 수교하며, 셋,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항구적인 평화 체제로 바꾼다”고 밝혔다.
 
그는 “북이 핵 개발에 매달리게 된 것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봐야 한다. 북한의 손에서 핵을 내려놓게 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받는 방법 말고는 없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핵 포기와 체제안전 보장을 바꿀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는 정동영 의원의 예측과 거의 일치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번 정의용 대북특사단의 만남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과거 사례처럼 핵무장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인제 전 의원의 주장대로 북한은 핵 실험을 강행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에게 북한이 향후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지, 핵 포기를 선언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인제 전 의원과 정동영 의원의 상반된 주장은 한반도 위기 상황을 보는 보수와 진보의 견해 차이로 볼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은 남남 갈등의 한 단면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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