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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명 사칭과 전직 영부인 사칭 사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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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명 사칭과 전직 영부인 사칭 사기 사건
  • 윤관 기자
  • 승인 2018.11.26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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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명과 대통령 친인척 사칭은 예나 지금이나 사기범죄의 롤모델”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조선 시대에도 왕명을 사칭한 무리들이 있었다.

<태종실록> 태종 11년 6월 11일 기사에 따르면 “왕명을 사칭한 박인간·이속·조신언 등을 귀양보내다”는 내용이 있다.
 
태종은 박인간을 영해(寧海)로, 이속을 괴산(槐山)으로, 조신언(趙愼言)을 여흥(驪興)으로 귀양보냈다.
 
의정부(議政府)가 상소하기를, “회안군 이방간의 난역죄는 신 등이 친히 본 바이고, 일국의 신민들도 함께 살 수 없다고 맹세하였는데, 전하께서 특별히 우애가 돈독하시어 목숨을 보전하게 하셨으니, 마땅히 숨어 살면서 여생을 마쳐야 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그런데 이것을 생각하지 않고 몰래 장가들기를 구했고, 조신언은 그 뜻을 맞아들여 거짓으로 ‘전지(傳旨)가 있다.’고 일컫고, 그 근수인(根隨人) 김공화란 놈과 한봉(韓奉)을 보내어 故 충주 목사 박도간의 딸을 취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박도간의 아우 박인간은 교외까지 전송하고도, 이를 숨기고 고하지 아니했으며, 춘주 지사 이속은 이를 알면서도 조정에 보고하지 아니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신언은 난신의 자식으로 스스로 회화하지 못하고, 마침내 사모(詐謀)를 행해 그 장인의 나쁜 짓에 편들었고, 박인간은 비록 더러워서 나무랄 것이 못된다고는 하나, 그가 조정에 서서 지위가 2품에 이르렀는데도, 그 조카딸을 역인(逆人)에게 시집보내고서 이를 숨겼으며, 이속으로 말하면 사실을 알고서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그동안의 범죄를 상세히 보고했다,
 
이에 태종은 “한봉(韓奉)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방(外方)에 귀양보내라”고 명했다.
 
최근 영부인을 사칭해 광주와 전남지역 정치인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광주와 전남지역의 전직 자치단체장 10여명에게 자신을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소개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특히 전직 광주시장은 이를 믿고 4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아직도 대통령 친인척을 사칭하는 범죄가 발생하고, 이에 속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돈을 보내는 전직 고위 공직자가 있다고 하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왕명과 대통령 친인척 사칭은 예나 지금이나 사기범죄의 롤모델인가 보다. 이번 사건은 아직도 가짜 권력도 분간하지 못하는 어리숙한 공직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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