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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잘' 논다] 혼술·혼코노 즐기는, 나는 ‘1코노미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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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잘' 논다] 혼술·혼코노 즐기는, 나는 ‘1코노미 세대’다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03.28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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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나 혼자 ‘다’ 한다! 나 혼자 ‘잘’ 한다!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여행을 가고, 나 혼자 영화를 보고, 나 혼자 술을 마신다. ‘혼족’들이 이끄는 ‘솔로 경제’는 급성장을 이루고 있고, 식품, 유통, 금융 등 그 분야도 다양하고 세분화 됐다.

최근 늘고 있는 혼족들의 특징 중 대표적인 점은 ‘자신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 ‘포미족’은 새롭게 부상하는 소비계층이 되고 있다.

포미족은 개인별로 가치를 두는 제품과 일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1인 가구와 싱글족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위한 경제적·시간적 투자를 의미있게 바라본다.

스스로를 포미족이라 일컫는 회사원 A씨는 ‘나홀로’ 시간을 추구하고 즐기는 39세의 미혼이다. 일반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는 회사 생활을 보내고 퇴근 후 맞은 그의 ‘솔로 라이프’는 혼자이지만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다.

A씨가 퇴근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혼술집(혼자 술을 마실 수 있는 가게)’이다. 혼술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 “직장에서 종일 타인과의 관계로 복잡한 시간을 보내서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 술집에서는 혼술이 조금 불편할 수 있는데, 혼술을 전문으로 하는 혼술집에서는 마음 편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거기에 “저녁식사 해결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해소는 덤”이라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그가 찾은 혼술집은 오픈 바(bar) 형식의 테이블로 이뤄졌고, 안주류의 양은 일반 가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편이다. 손님 대부분이 혼자이기 때문에 양이 많을 필요가 없다는게 혼술집 주인의 설명이다. 대신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혼술집은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직원과의 대면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손님이 직접 가게 한쪽에 세워진 업소용 냉장고에서 원하는 주류를 자유롭게 가져다 마시면 되고, 안주류 등 필요한 부분은 직원을 호출하면 된다.

A씨는 오롯이 혼자인 시간을 보내며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었다. 간혹 말동무가 필요할 땐 혼자 온 다른 손님과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분명 혼자 있지만, 무료해보이거나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다음날 볼 영화도 예매했다. 당연히 혼영(혼자 영화를 보는 것)이다.

혼술집에서 나온 A씨는 집이 아닌 코인 노래방으로 향했다. A씨처럼 혼자 코인노래방을 찾는 것을 줄여 ‘혼코노’라고 부른다.

그가 찾은 코인 노래방에는 직원이 상주하지 않았고, 동전교환기를 통해 손에 쥔 500원 짜리 동전으로 혼자만의 공간으로 들어갔다.

벤치형 의자가 나란히 놓인 작은 방 중앙엔 노래방 기계가 놓였다. 사이즈만 작을 뿐 탬버린과 노래방 책, 마이크 커버 등 구비된 준비물은 여느 노래방과 다를 바 없다.

A씨가 혼코노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 “내가 원하는 노래만, 내가 하고 싶은 만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억지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듣거나 그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혼코노는 이처럼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한다.

A씨의 퇴근 후 혼술·혼코노는 오롯이 ‘나만을 위하며 나에게 위로를 전하는 시간’이었다.

‘함께’, ‘같이’에서 ‘나홀로’ 문화로 공동체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만연해진, 어째보면 새로울 것 없는 신조어 혼밥, 혼행, 혼영, 혼술... 등등. 그러나 혼자인 그들이 이뤄낸 문화와 경제는 이미 큰 산을 이루고 있다.

[사진=시사캐스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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