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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19 패스트트랙 파동, 국회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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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19 패스트트랙 파동, 국회가 사라졌다?
  • 윤관 기자
  • 승인 2019.04.26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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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은 국회를 비우고 병상결재…점거와 감금으로 얼룩진 국회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2019년 4월 25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긴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격렬한 몸싸움을 동반한 극한 대치로 국회를 유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은 이날 오후 국회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한국당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논의와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한국당은 사개특위가 열릴 법사위 회의실과 정개특위가 열릴 행안부 회의실을 점거했다.

특히 이날 최대의 하이라이트는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의해 급작스럽게 사개특위 위원이 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회의 참석을 막고자 5시간 가까이 의원실에 감금했던 상황이다. 이날 채 의원실 앞 상황은 대다수의 언론사에 의해 생중계됐고, 결국 채 의원이 112와 119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오신환 의원을 사임시키고, 채이배 의원을 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 내용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이견을 보인 권은희 의원마저도 임재훈 의원으로 사보임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됐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전날 한국당 의원들과 성추행 의혹을 비롯한 물리적 충돌이후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25일에는 오신환 의원과 권은희 의원의 사보임은 병상결재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의 수장이 와병을 이유로 대혼란에 빠진 국회를 비우고 병원에서 논란이 일으킬 업무를 본 상황은 두고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도 타협보다 회의장 점거와 국회의원 감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펼치며 국회를 마비시켰다. 패스트트랙을 물리적인 힘으로 막으려는 구태를 못 벗어났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패스트트랙이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법안으로 지정된다고 해도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인 법사위에서 심사를 통해 타협과 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 국회 본회의 표결이라는 마지막 기회도 있다. 하지만 한국당의 선택은 점거와 감금이라는 구시대적인 최악의 방법을 선택했다.

국회는 토론과 협의를 통해 민생 정치를 펼치라고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국회의장은 병원에 있고, 여야 국회의원들은 상대방 비방과 물리적 충돌에 몰입하고 있으니 국회가 마비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옛 말에 현법수덕(懸法垂德)이라고 했다. 즉 “법을 공포해 만민이 알게 하되 덕을 베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법을 공포해 덕을 베풀긴 커녕 국민들에게 못볼 꼴만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들은 진정으로 국민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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