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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산책] 둘이 만나 하나가 된 물줄기, 그 곁에 서다... ‘양평 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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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산책] 둘이 만나 하나가 된 물줄기, 그 곁에 서다... ‘양평 두물머리’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08.1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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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줄기가 만나는 곳 두물머리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의 거리로 부담 없이 산책길에 오를 수 있는 곳이다.

8월의 두물머리는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선 연꽃과 강바람을 맞기 위해 찾은 이들로 가득했다. 두물머리를 상징하는 참나무는 초록잎으로 그늘을 만들고 있고, 잔잔히 불어오는 강물위의 윤슬이 반짝이며 한폭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두물머리로 가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 곧장 두물머리 입구에 주차를 하는 경우와 두물머리 부근의 세미원을 거치는 방법이다.

기자는 두 번째 방법을 택했고, 세미원에 입장하기 위해 매표를 했다. 입장권은 성인 기준 5000원이며, 연꽃박물관 입장도 가능하다.

물과 꽃의 정원으로 불리는 세미원은 잘 정돈된 예쁜 화원으로, 특히 여름에는 연꽃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기자 또한 연꽃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세미원을 통과하는 루트를 선택한 것이다.

세미원에 들어서자, 흡사 작은 밀림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지만, 눈으로 보는 세미원은 초록의 싱그러움을 담고 있어 피로도를 감소시켜 줬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노래가 떠오르는 돌 징검다리와 그 안의 작은 물고기가 자연속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머리 위로는 키 큰 나무들이 만들어낸 그늘이, 발 아래로는 한강물을 끌어와 만든 작은 개울이 흐른다.

천천히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번에는 연꽃 군락지가 나온다. 기자가 방문했던 때는 이미 연꽃이 많이 진 상황. 그래도 군데군데 남아있는 활짝 핀 연꽃이 세미원 전체를 화사하게 만들었다. 넓고 짙푸른 연잎과 연분홍 파스텔톤의 연꽃의 조화는 여름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자연 작품이라는 믿음이 다시 한번 생겨났다.

올해 마지막 연꽃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 이들과 그 위를 날아가는 갈매기의 조화가 평화롭기 그지없는 곳이다.

세미원의 산책로 끝 지점에 다다르면 거기서부터 두물머리다. 남한강과 북한강에서 흐르던 강물이 한강을 향해 가기 위해 모이는 곳이라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이다.

그곳을 찾은 이들은 두물머리의 명물이라 불리는 연잎 핫도그를 하나씩 쥐어들고 사진 스폿에서 열심히 인증 사진을 남기고 있다. 연잎 핫도그는 연잎을 이용한 반죽으로 만들어 색깔이 초록색을 띄며, 언론에서 자주 소개돼 이미 두물머리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두물머리 끝부분 한 가운데 위치한 참나무는 하늘로 치솟아 그늘을 만들고 있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참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의 쉼을 선물 받는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아도, 무엇을 보거나 먹거나, 듣지 않아도 이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두물머리 산책을 마친 뒤, 근처에 포진된 ‘연잎 쌈밥’이 궁금해 근처 식당을 방문했다. 기자는 연잎 쌈밥 정식을 주문했다. 커다란 연잎에 쌓인 밥은 은행, 잣 등 다양한 견과류를 넣어 지어 쫄깃하고 달콤했다. 황태구이와 제육볶음, 쌈채소와 갖가지 밑반찬이 나온다. 맛은 일반 관광지에서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두물머리를 떠나오며, 이곳의 가을 모습이 기대됐다. 초록으로 가득한 두물머리의 가을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며, 매 계절 이곳을 찾기로 다짐했다. 그만큼 이곳은 잠시의 산책 코스를 넘어 땅에서 바라보는 강물의 모습으로 마음의 위안과 정서의 다듬이질을 받은 듯 한 느낌이 강했다.

누군가는 가족과 또는 연인과 혹은 친구와 함께 하는 이곳. 그러나 기자는 꼭 한번 혼자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나홀로 산책에 제법 잘 어울리는 두물머리는 오늘도 두 갈래의 강물이 만나 큰 물줄기를 만들고 있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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