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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라이프] 그들이 비혼을 선택한 이유?... “소신있는 결정으로 만족하는 삶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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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라이프] 그들이 비혼을 선택한 이유?... “소신있는 결정으로 만족하는 삶 즐겨”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09.0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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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배우 정혁씨가 비혼을 결심한 이유를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tvn ‘개똥이네 철학관’에 출연해 “비혼이라는 말, 독신이라는 말을 알기도 전부터 비혼이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정씨는 비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어서”라고 말했고, “이혼 가정이다. 세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가 저를 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학업 등 케어를 못해주셨다. 체육대회나 졸업식에 부모님과 했던 적이 한번도 없다”며 “거기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있었다. 그때부터 독신, 또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커서 좋은 아빠가 되어야지’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질문에는 “그러기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고 답했다.

이처럼 누구나 비혼을 선택한 데에는 제각기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 포털사이트의 비혼 관련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혼을 선택한 이유를 들어봤다.

“엄마의 희생을 보고 자란 나, 난 그렇게 살고싶지 않아”(ID:honey80***)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아버지는 항상 권위를 내세웠고, 어머니는 순종과 희생의 삶을 살아왔다. 칠순이 넘은 현재 어머니는 병마와 싸우고 계시고, 그 이유에 대해 지나친 억압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은 삶에서 온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여자로써 어머니가 더 강해지고 독립적이며 이기적인 모습을 갖추길 바라보지만 변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자신 또한 결혼을 하면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게 될까봐 막연한 두려움이 비혼을 선택하도록 했다.

“내 통장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ID:gostopja***)
현재 중소기업 8년차 근무중이며, 월급과 성과급으로 풍족하진 않지만 자신을 위해 쓰기 부족함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1년에 1~2번 가량 해외여행을 즐기며,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해 라이딩을 즐기기도 한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로 관련 장비는 최고급으로 구입했고, 그 외에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주위의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아내에게 받는 얼마의 용돈으로 생활하는데, 나는 내가 번 만큼 그것을 오롯이 내게 투자하고 싶고, 다른 사람(배우자·자녀)과 공유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결혼을 하게 되면 이러한 부분이 내맘처럼 쉽지 않을 것을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비혼을 선택했다.

“하고싶은 일이 많아”(ID:ddora***)
웹개발자로 살아가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바이크, 기타와 드럼 등 다양한 개인 생활을 하고 있어 하루가 너무 짧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이 즐거운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즐기는 인생을 살고 싶어서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결혼을 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란 신념이 더욱 비혼을 확고하게 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ID:208frog***)
오랜 기간 깊은 관계를 유지했던 전 연인과의 이별 뒤에 비혼을 선택했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큰 고통이 됐고, 이후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시도해 봤지만 쉬운일이 아니었다. ‘이 사람 또한 배신을 하겠지’란 뿌리 깊은 생각이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쳤고, 새로운 인연은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도 좀처럼 쉽지 않았고,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됐다. 그래서 차라리 비혼을 선택하는 편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이 될 것으로 판단했고,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통계청에서는 2년마다 사회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약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6.6%가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했다. 이는 결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혼은 이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인생의 숙제가 아닌 선택이 된 것. 어떤 선택을 하건 자기만족이 있다면 그 선택은 옳은 것이다.

[사진=Pixabay·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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