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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의 솔메이트] 사랑스런 우리 댕댕이도 ‘흙밥그릇’?... 반려동물의 계급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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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의 솔메이트] 사랑스런 우리 댕댕이도 ‘흙밥그릇’?... 반려동물의 계급 시대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09.0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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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넌 금수저야? 흙수저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자조적인 표현의 신조어 ‘수저계급론’의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때론 풍자에 혹은 현실 자각과 같은 상황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금수저·흙수저는 누군가에는 우월감을 또 누군가에게는 박탈감을 쥐어주기도 한다.

그런 수저계급론이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음은 반려동물이 증가하고, 그 안에서 관련 산업이 확대되면서 또 한번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음식과 옷 등 다양한 생활용품은 물론, 병원과 미용 등의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케어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의 가격은 천차만별. 반려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반려동물이 누릴 수 있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먹거리 재료는 상어연골, 말고기, 연어, 소고기 등의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재료를 선별하며, 무항생제와 유기농 여부도 꼼꼼히 체크한다. 뿐만 아니라 영양제와 미용용품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결코 적은 액수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을 오롯이 돈으로 평가하는 듯 한 대목이다.

실제로 똑같은 종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두 반려인의 반려동물에게 소비되는 한달 생활비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골들 리트리버 중형견을 키우는 양모씨는 “사료와 간식, 미용 등 월 20만원 가량이 반려견 생활비로 들어간다”고 했지만, 최모씨는 “사료와 간식은 물론 스파와 운동, 미용 등의 이유로 월 100만원 이상을 소비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려동물에게도 금밥그릇과 흙밥그릇이 나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곧 다가올 추석을 앞두고 반려동물을 위한 한복 구입을 고려하는 반려인들이 늘면서, 백화점 명품관에 까지 반려동물 한복을 판매해 화제가 되고 있다.

명품관 측은 “추석을 앞두고 반려동물을 위한 명절선물로 한복을 선보였다”며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 한복은 마트나 인터넷에서 1만 원 선에서부터 3만 원 선이 주를 이루며 높은 판매고를 이룬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 명품관에서 판매되는 한복은 보통 20만 원 선이며, 소재와 장식 등 옵션 선택사항에 따라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복 외에도 반려동물 이름표와 스킨케어 세트, 배변봉투 등의 나들이 세트 등을 판매하는데, 이 또한 4만원에서 20만원 이상의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명품관을 찾은 고객 A씨는 “직접 와서 맞춤 한복을 선물하니, 내 기분도 좋아진다”며 “알록달록 한 한복을 입으면 우리 밍밍이(반려견)도 분명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명품관의 고급 맞춤 한복 서비스는 목둘레와 가슴둘게, 등 길리 등을 측정해 사이즈에 맞게 제작해 준다. 무엇보다 반려동물 신체에 꼭 맞는 한복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반려인들이 찾고 있지만, 그 한편에선 박탈감을 느끼는 반려인 또한 존재한다.

1인 가구 반려인 강지영 씨는 “백화점 명품관에서 반려견 맞춤 한복을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며 “나 또한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비싼 옷을 사주는 것으로 반려견을 향한 애정을 저울질 할 수는 없다. 나는 평소에 자주 산책을 시켜주고 잘 놀아주며 반려견의 기분과 건강을 꼼꼼히 살핀다”고 전했다.

지영씨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1인 가구를 더욱 힘들게 한다. 서로 위로하며 가장 좋은 친구이자 가족인 반려동물에게 미안함을 갖게되거나 본인은 반려인으로써의 자격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할 수 도 있다.

반려동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솔직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지영씨가 말했듯이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산책을 함께 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으로 반려견은 충분히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고 마음이다. 흙수저·금수저로 나누며 따지는, 지탄받아 마땅한 논란이 반려동물에게는 확대되지 않길 절실히 바라본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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