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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혼밥러]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깊고 개운한 쌀국수로 ‘든든&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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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혼밥러]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깊고 개운한 쌀국수로 ‘든든&후끈’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10.2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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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혼밥 메뉴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홀로 한끼를 떼우는 개념의 혼밥은 이제 옛말. 백반에서 피자, 샤브샤브, 보쌈, 쌀국수까지 홀로 즐길 수 있는 메뉴는 다양하고 전문화가 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홍대 미분당은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으로, 혼밥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이다. 혼밥족을 위한, 혼밥족에 의한, 혼밥족이 믿고 찾는 미분당은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홀로 이곳을 찾은 손님들의 대기줄이 이어졌다.

이곳은 식당에 들어서기 전, 가게 앞에 놓인 키오스크 기기를 통해 주문을 하면 된다. 주 메뉴는 차돌 쌀국수, 양지 쌀국수, 힘줄 쌀국수다. 차돌은 부드러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며, 양지는 비교적 퍽퍽하지만 담백하고 양이 푸짐하다. 힘줄은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데 미분당만의 차별화 메뉴라 할 수 있다.

메뉴는 이처럼 부위별로 단품도 있지만, 한번에 여러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차돌 양지 쌀국수나 차돌 양지 힘줄 쌀국수도 있다. 쌀국수에 들어가는 고기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느낄 수 있으므로, 각자의 입맛에 따라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기자는 양지 쌀국수와 가비리짜조, 감자말이새우를 주문했다. 양지 쌀국수는 8,500원, 2피스씩 제공되는 가리비짜조와 감자말이새우는 각각 2,500원으로, 식사를 위해 총 13,500원을 지출했다.

가게 내부는 오픈 키친에 긴 바 형식의 테이블과 각각의 의자가 마련돼 있다. 단무지와 양파절임 옥수수차, 빈 그릇이 세팅된 자리를 안내받아 앉으니, 좌석 위쪽에 비치된 미분당핫소스, 칠리소스, 해선장 등 3가지 소스가 보인다. 테이블 서랍에는 식기류가, 테이블 아래는 콘센트가 있어 혼밥족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테이블에는 미분당 쌀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과 혼밥족을 위한 가게인만큼 그와 관련한 식사 에티켓을 적어뒀다. 쌀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는 볼에 면, 숙주, 고기를 덜어 양파와 핫소스를 소량 첨가해 비벼먹거나, 쌀국수에 미분당핫소스를 넣어 얼큰하게 즐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 놨다.

여기에서 핵심은 사리가 부족한 손님에게는 무료로 리필을 해준다는 것. 배고픈 이들이 든든하게 한끼하기에 최적이라는 믿음이 가는 부분이다.

이와 더불어 혼밥족을 위한 가게라는 특징으로, 옆 사람에게 말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주의를 부탁하는 글도 인상적이다. 물이나 리필 등의 의사가 있다면 조용히 컵과 접시 등을 올려두면 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리필을 해주고 있다. 가게를 찾는 손님 한사람 한사람에게 고루 신경을 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바삭하게 튀겨 나온 가리비짜조와 감자말이새우는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맛이 돌게 하며, 야들하고 바삭한 식감이 튀김 요리임에도 무겁지 않다.

고기와 숙주, 파 등 고명이 한가득 올려진 양지 쌀국수는 깔끔하고 깊은 국물이 일품이다. 해장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속풀이에 제격’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양지는 담백하고 고소했다. 맛있게 먹는 방법에 따라 빈 그릇에 면과 숙주, 고기를 덜어 준비된 소스에 비벼먹으니 이 맛은 또 다른 메뉴같은 느낌이다.

감칠맛이 도는 해선장과 매콤하면서 깔끔한 미분당핫소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칠리소스는 각각의 매력을 뽐내며 새로운 맛을 낸다.

쌀국수와 양지 고기, 숙주가 한데 어우러져 깔끔하게 즐기다보니 어느새 바닥을 보이는 그릇. 직원은 “면 더 드릴까요?”라고 물었지만, 이미 충분한 양을 제공받았기에 기분좋은 거절을 할 수 있었다.

이곳의 유독 깔끔하고 개운한 육수는 베트남 요리라기보다 한국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미분당 관계자는 “흑마늘, 인삼, 강황, 황기같은 한약재를 사용해 육수를 만든다”며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쌀국수”라고 소개했다.

홀로 이곳을 찾은 이은영 씨는 “혼자 와서 먹기에 전혀 부담이 없고, 맛과 양에 놀랐다”며 “아주 만족스러운 한끼를 먹었다”고 말했다. 손님 박준혁 씨 또한 “쌀쌀한 날씨에 국물요리가 생각나서 찾았는데, 뜨끈하고 깊은 국물과 많은 양의 고기 고명으로 건강한 식사를 할 기분”이라며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미분당은 쌀 미(米) 가루 분(粉) 집 당(堂)으로 ‘쌀로 요리를 만드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다. 미분은 중국어로 베트남 쌀국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기자가 느낀 미분당은 ‘혼밥하기 좋은 식당’, ‘리필이 가능해 배부르게 즐길 수 있는 식당’,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식당’으로 정리할 수 있다.

스산한 가을 공기에 몸도 마음도 한기가 느껴진다면, 깊고 풍부한 맛과 푸짐하게 올린 쫄깃하고 부드러운 고기 고명의 미분당 쌀국수를 추천한다. 쌀국수 한그릇을 채우는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과 맛을 느낄 수 있고, 혼자여도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프로 혼밥러에 어울리는 프로 혼밥 맛집이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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