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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人메뉴탐방] 하노이식 분짜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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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人메뉴탐방] 하노이식 분짜를 맛보다
  • 박상은 기자
  • 승인 2019.10.26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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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계역 린(Linh)
- 숯불 돼지고기와 채소와 생면의 만남
-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시사캐스트, SISACAST= 박상은 기자)

◆ 바야흐로 혼밥 전성시대! ‘1人메뉴탐방’은 혼자서도 먹기 괜찮은 1인메뉴를 먹어보고 소개하는 기사입니다.

 

베트남 쌀국수와는 또 다른 매력, 분짜

우리나라에서 분짜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이다. 베트남 음식하면 쌀국수와 볶음밥이 대표적이었으나 몇 년 전부터 분짜를 내세운 베트남 음식점이 점차 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분짜는 베트남 쌀국수의 한 종류인데, 분짜의 ‘분(bún)’은 굵은 쌀국수 면을 뜻하고 ‘짜(chả)’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뜻한다. 작은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피시소스인 느억맘 국물에 라임 등을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고 차갑게 식힌다. 여기에 쌀국수와 돼지고기, 채소를 적셔 먹는 음식이 분짜다. 분짜는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하노이 지역의 대표 음식인데, 하노이는 쌀 수확량이 적어 밥보다 쌀국수를 자주 먹었기 때문에 다양한 쌀국수가 발달했다고 한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분짜를 맛보면 좋겠지만, 하노이식 정통 분짜를 대표 메뉴로 내세운 곳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보았다. 바로 범계역에 위치한 린(Linh)이다.

 

노이의 소울(soul)을 담았다

린(Linh)은 베트남어로 영혼이라는 뜻이다. 하노이 현지에서 전수받은 정통 쌀국수와 분짜의 맛을 담았다고 하니 식당 이름에서부터 자신감이 느껴진다.

린은 범계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때가 이른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에는 꽤 손님이 있었다. 야외 테이블까지 7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고 1인 좌석은 따로 마련되어 있진 않다. 다행히 필자는 자리를 잡았는데 필자가 식사를 끝날 쯤부터 대기 손님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혼자 방문할 예정이라면 점심, 저녁 피크시간대는 약간 피해서 가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보인다. 그리고 평일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서 오는 것을 권한다.

식당 인테리어는 깔끔하면서도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이다. 자리를 잡고 내부를 살펴보니 액자나 조명에서 하노이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음악도 베트남 노래가 흘러나왔고, 테이블 냅킨이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한 장식도 하노이에서 공수해온 듯싶다.

베트남 음식점 치고 메뉴가 많지는 않다. 양지 쌀국수, 분짜, 해산물 볶음밥, 베트남 라면. 메인메뉴는 네 가지가 전부다. 베트남 라면에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오늘은 분짜가 목적이기 때문에 분짜 1인분과 함께 깔라만시 음료를 주문했다.

 

다양한 재료들의 맛있는 조화

5분 정도 지나고 주문한 분짜가 나왔다. 예상했던 것보다 그릇이 크고 내용물이 푸짐해 보였다. 숯불 돼지고기는 마치 고기 주는 냉면집의 숯불 돼지고기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맛은 훨씬 부드럽고 달달하면서 숯불 향이 느껴진다. 느억맘 국물은 새콤달콤하면서 은은한 맛이 났다. 같이 곁들여 나온 다진 마늘과 고추로 기호에 맞게 국물 맛을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고수는 이야기하면 따로 가져다준다.

린의 쌀국수는 납작한 모양의 생면이다. 불거나 뭉치지 않았고 국물에 적시면 먹기 좋게 풀어졌다. 생면은 추가 비용 없이 더 먹을 수 있는데 다른 베트남 음식점에서 보기 힘든 린의 큰 장점이다. 그리고 함께 나오는 스프링롤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새로운 식감으로 분짜의 맛을 더해준다. 테이블마다 놓인 매운 칠리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생면이 맛있었다. 느억맘 국물에 적셔 호로록 입 안으로 들어오는 생면의 맛이 괜찮았다. 다만 숯불 돼지고기는 비용을 더 내더라도 추가할 수 있는 메뉴 구성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래도 충분히 포만감을 느끼는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했다. 분짜 1인분이 1만2천원인데 한 끼 식사로 부담 없는 금액은 아니지만, 가끔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한 번씩 먹기에 나쁘지 않다.

숯불 향이 나는 달달한 돼지고기, 아삭거리면서 약간 씁쓸한 채소, 부드럽고 탱탱한 생면, 새콤달콤하고 차가운 느억맘 국물. 분짜는 각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조화가 좋은 음식이다. 각 재료들을 한 번에 먹어도, 따로따로 먹어도, 느억맘 국물에 적셔 먹어도, 그냥 먹어도 된다. 자기의 취향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 분짜를 추천해본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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