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허비(Hobby)]직장인의 취미생활 ②독서모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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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허비(Hobby)]직장인의 취미생활 ②독서모임 편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1.05 1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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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일과 생활의 균형,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일을 하며 소진되는 에너지를 개인시간을 이용해 재충전하는 삶의 방식인 셈이다.
 
워라밸이 실현되면서 업무로부터 오는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줄고 삶의 질이 높아진 반면, 그동안 업무에 쏟았던 시간이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주어지다보니, 시간을 소비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생겨났다.
 
'무엇을 해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또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결핍욕구가 충족되면, 인정, 자아실현 등의 성장욕구가 발현된다. 개인의 발전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욕구 외에도 사회관계를 형성해나가고자 하는 욕구 등 새로운 형태로의 욕구가 생성되고, 이것이 촉매제가 되어 삶을 변화시킬 무언가를 찾아나서게 된다.
 
2030 청년문화공동체의 운영자로 3년간 지역 독서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동형 씨를 만났다. 이동형 씨는 직장생활에 안정이 찾아들 무렵, 좋아하는 취미를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은 내적 욕구를 발견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이동형 씨는 자발적으로 소모임 '2030 청년문화공동체'를 만들었다.
 
2030 청년문화공동체 이동형 모임장.

동형 : 소모임이라는 어플을 통해 모임을 만들고 구성원들을 모집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사람이 모일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통관심사 안에서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렇게 한 명, 두 명 모이다 보니 현재 40명 정도의 모임원들로 구성되어 모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자 : 사회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모임으로까지 이어졌는데, 사실 업무를 하며 여러 사람들과 마주하다보면, 오히려 소통에 대한 피로감이 느껴지고 관계형성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동형 : 제 경혐상 일로서 만들어지는 관계와 취미생활로 엮인 관계는 확연히 달랐어요.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다 보면 관계의 깊이부터 달라지죠.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모임원들과의 만남으로 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 안에서 내제된 걱정, 고민들이 자연스레 나오고, 위로를 받기도 해요. 일로 형성되는 관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죠.
 
기자 : 독서모임은 어떻게 운영이 되나요?
 
동형 : 한 달에 2~3번 모임을 갖습니다. 단체카톡방에서 투표를 통해 미리 책을 선정한 뒤, 책을 읽고와서 토론을 하는 '지정독서모임'과 각자 읽고 있는 책을 가져와서 책을 소개하는 '자유독서모임'이 있고, 소수 인원이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은 '일 잘해서 워라밸을 지켜내자'라는 취지로, 일과 관련한 책들을 6개월동안 읽으며 일의 능률을 키워가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친목 도모를 위해 미술관, 영화관 등 다양한 만남이 이뤄집니다.
 

기자 : 독서모임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찾게 되나요?

동형 : 모임원의 80%는 직장인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혼자있는 시간이 지루해서',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책의 편식을 줄이고 싶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이러한 다양한 욕구들로 독서모임을 찾는다고 합니다. 독서모임의 본 취지 자체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공유하며 식견을 넓히는 것'인데, 모임원들이 다양한 이유로 찾아오시는 만큼 독서모임이 기대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 모임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는 의미겠죠?
 
동형 : 그 부분은 모임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는 게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요. 창훈 씨(모임원/3년차)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창훈 : 네, 저는 독서모임에서 3년동안 모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창훈이라고 합니다. 우선 여러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또 그 매개체가 '책'이 되는 것도 좋았죠. 같은 내용이라도 사람마다 해석하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항상 느껴요. 제 생각과 다른 의견들을 접하면서 제 안에 굳어진 틀을 깨고 넓은 시각으로 깊이 있게 사고하게 되죠.
 

기자  :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을까요?

동형 : 요즘 영화로도 흥행하고 있는 '82년생 김지영',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기자 : 토론을 하다보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문제상황은 없었나요?
 
동형 : 저희 모임이 격한 토론의 장이 된 적은 없어요. 서로의 의견을 반박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것, 나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82년생 김지영을 지정도서로 정했을 때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 토론은 굉장히 부드럽게 진행이 됐어요. 서로 의견을 나누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요, 이런 분위기가 저희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기자 : 소모임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래도 회원들이 이탈하고, 참석율이 낮아지다보면 모임 유지가 어려워지기도 하잖아요. 독서모임이 길게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동형 : 사실 운영진만 있으면 모임은 어떻게든 유지가 됩니다. 운영진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임을 진행하는 사람이 열정이 있어야, 모임원들도 모이고 모임이 오래 유지될 수 있어요. 운영진도 그렇고, 모임원도 그렇고 모임을 하며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을 몸소 느껴야 해요. 물론 좋은 콘텐츠를 통해 얻는 지식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고, 관계를 통해 얻게 되는 심리적인 부분도 클 것이라 생각해요.
 
저는 이 모임을 통해 제 내면의 외로움을 달래줄 '좋은사람들'을 만났고요, 책읽는 습관을 길렀어요. 이 두 가지만으로도 제가 이 모임에 열정을 갖고 유지를 해야하는 이유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앞으로 독서모임을 어떻게 운영해나갈 생각이신가요?
 
동형 : 지금처럼, 사람들이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며 관계를 형성하는 좋은 문화공동체로 유지해나갈 생각입니다. 현재로서는 모임의 방향성보다는 모임 유지에 초점을 두고 싶어요. 누구나 부담없이 찾아올 수 있게, 그렇게 편안한 공동체로.
 
많은 사람들이 깊은 관계는 힘들어해요. 적당한 깊이의 넓은 관계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문화공동체가 삶의 행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 혹시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가 있나요?
 
동형 : 주제 사라마구 작가의 '죽음의 중지'라는 책이요. 읽기 어렵지만 너무 좋은 책이에요. 이전에 이 책으로 토론을 진행했었는데, 토론이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있어요. 어려운 책일수록 혼자 읽으면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데, 함께 읽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같이 풀어가다보면 책의 내용을 보다 쉽게 소화할 수 있어요. 또 어려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요.
 
창훈 : 저는 알랭 드 보통 작가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고품격 연애소설로 심리묘사를 굉장히 재밌게 풀어낸 책이에요. '나는 너를 마시멜로한다', 누군가에게는 이 말이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말보다 훨씬 달콤한 말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많은 생각들로 머릿속이 뒤덮혀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기자 : 마지막으로 질문 드릴게요, '직장인에게 취미는 00이다' 빈칸에 무엇을 채워넣고 싶나요?

동형 : 직장인에게 취미란, '삶의 활력소'다. 단, '적당히 하면'. '적당히'가 가장 중요해요. 말 그대로 힐링을 위한 취미활동이잖아요, 과하면 힘들어요. 저는 주말을 얼마나 알차게 보내느냐에 따라 주중 활력의 크기가 달라지더라고요.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 지 알아가는 것이 결국, 내 삶의 활력소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나를 위한 시간이 생기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게 되죠, '어떻게 하면 더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하고.
 
나와 친해지고, 나를 알아가며,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고민 끝에 다다른 답이, 삶을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복잡한 관계에 얽혀 살아가며 그 관계 안에서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곧장 관계망을 헤집고 나갈 출구를 찾아보지만, 그 과정에서 이유모를 외로움을 느끼고, 부재한 무언가를 채우고자 또 다른 관계망에 접근한다. 

그렇게 우리는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며, 내면에 자리잡은 외로움을 달래고,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관심사를 매개로 수많은 모임이 생성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사회관계망은 계속해서 거미줄을 친다. 관계의 늪에 빠진 우리들은, 그 안에서 방전과 충전을 반복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인생에 '희(喜)'와 '락(樂)'이 충분히 충족될 수 있도록, 내 삶의 활력소가 될 '나만의 거미줄'을 찾아 나설 때이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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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bwhite 2019-11-05 22:43:04
기사를 통해 어떻게 독서모임이 운영되는지 알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이 내용을 보니 독서 모임에 가입하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