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산책] 내가 만일 신석기시대에 태어났다면?... 6000년전 숨결이 살아있는 ‘서울 암사동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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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산책] 내가 만일 신석기시대에 태어났다면?... 6000년전 숨결이 살아있는 ‘서울 암사동 유적’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11.0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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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단풍 절정’이라는 뉴스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설악산, 내장산 등 단풍 명소는 늦기전에 단풍을 즐기기 위해 찾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은 그들의 수고를 알기라도 하듯이 고운 자태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그러나 단풍구경을 떠나기엔 복잡하고 바쁜 현실속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은 오늘도 그저 매체에서 보여주는 절경에 만족할 뿐이다. 그래서 기자는 단풍 명소를 찾아 떠나는 단풍 여행 대신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단풍 산책으로 가을을 만끽해봤다.

나홀로 산책, 이번에 산책코스로 정한 곳은 신석기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서울암사동유적’이다.

올림픽대로를 잠실방향으로 달리다보면 나오는 이정표를 따라 가니, 깔끔하게 마련된 암사동유적의 주차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주차비는 하루에 2000원, 요즘 보기 드물게 저렴한 주차비가 무엇보다 맘에 든다. 주차비는 선불로 결제하면 된다.

주차를 하고 입장권을 구입했다. 입장권은 성인기준 500원. 주차비와 더불어 입장권도 ‘착한 가격’을 자랑한다. 2500원으로 가을의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암사동유적에 들어서자마자 ‘비밀의 가을 화원’에 서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상록수와 어우러지는 단풍이 건강하고 맑은 가을 느낌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가는 솔잎과 솔방울이 떨어져 폭신하고 운치있는 풍경속으로 청설모가 오가며 재롱을 부린다. 키가 큰 나무 사이로 햇볕이 내리쬐는 곳은 찬란함이 있고, 나무 그늘아래는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움집 군락은 과거로의 여행을 환영하듯, 깔끔하고 보기좋게 자리하고 있다. 그 중 한곳의 개방된 움집에서는 단란한 선사인 가족을 볼 수 있었다. 움집 안은 모래에 땅을 파고 마련한 생활공간과 그 공간의 한가운데 강돌을 둘러 만든 화덕시설이 있다.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불편한 생활을 내가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그 당시의 생활은 한편으론 과학적인 접근으로 만들어낸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을 걷듯 유적 곳곳을 걷다보면 조용히 나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게 된다. 도시 속의 자연, 그 자연속에 내가 서있다는 것이 마치 부자가 된 듯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암사동 유적은 한강유역의 대표적인 신석기시대 집터유적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중 최대의 마을단위 유적이다. 구조 뿐 아니라 다양한 출토유물을 통해 우리나라 선사시대 주거생활의 모습을 잘 보여줘 지난 1979년 사적 제 267호로 지정, 한반도에서 가장 대표적인 신석기시대 유적이라 할 수 있다.

유적 내에 마련된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신석기체험실로 공간을 나눠,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암사동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담은 유물과 생태표본, 유구를 가까이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보다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상설전시실의 빗살무늬토기는 세계적으로 완성도 높은 문양으로 평가받으며, 예술적 행위가 생활에 반영됨을 확인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정교하게 갈아만든 석부(갈아서 만든 돌도끼)와 옥제장신구 등 당시 생활과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갖갖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신석기 체험실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체험코너를 마련, 기자가 방문했던 그 날도 몇 명의 어린이들이 체험을 즐기고 있었다. 박물관 앞에는 투호와 재기차기, 팽이치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기구가 마련돼 잠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박물관을 나서면 본격적으로 체험마을이 시작된다. 체험마을은 상설, 주말 특별체험 프로그램 및 암사역사문화대학 등과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별도의 체험교실을 갖추고 있다.

체험마을은 나무와 잔디로 정돈된 자리에 움집과 선사인 인형 등으로 신석기시대 분위기를 연출해 냈고, 체험마을 뒤쪽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돼 조용히 여유를 누리기에 제격이다.

국사책에서 봤던 빗살무늬토기와 움집, 신석기인들의 생활을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재연한 이곳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중이다.

단순히 ‘단풍 산책’으로만 생각하고 찾은 서울 암사동 유적에서, 6000년 전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과거의 시간을 재연해낸 그 안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미래를 설계한 하루의 시간, 오래전 그 시간부터 지금 내가 서있기까지 이 자리를 버텨준 자연에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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