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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新라이프] 행복 적금을 든 20대 청년들, 만기일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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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新라이프] 행복 적금을 든 20대 청년들, 만기일은 언제일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2.0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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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 4일 인구보건복지협회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 발표
- 20대가 묻는다... "결혼·취업·양육, 꼭 해야 하는 걸까요?"
- 20대가 말하다... "행복하기 위해,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갈래요"

20대. 취업, 결혼 많은 벽들을 마주하며 수많은 감정들이 요동치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사춘기 때와는 다른 현실적인 고민들이 쌓여간다. 자연스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도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지난 4일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한 2019 2차 저출산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2회 저출산인식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설문조사 결과는 20대의 결혼, 자녀, 행복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23~28일 20대 청년 1000명(남 500·여 500)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특성을 보면 학생 35.6%, 근로자 52.3%, 기타 12.1%였으며, 거주형태는 본가 거주 69.0%, 그 외 거주 31.0%,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22.1%, 2인 이상 가구는 8.9%였다.
 
결과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주관적 경제상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2.3%가 '나쁘다'라 답했으며, 65.9%는 '보통'이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생필품을 구매할 때 재정적으로 부담된다'는 응답이 25.7%, '재정상태에 대비해 비싸더라고 먹고 싶은 것은 사먹는다'는 응답이 62.6%로 나타났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46.6%도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5.6%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거나 현재 하고 있으며, 이들 중 37.8%, 10명 중 4명은 아르바이트로 인해 학업이나 취업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20대,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인 만큼 응답자의 대부분이 '취업을 위해 따로 강의를 수강한 경험이 있거나 하고 있다(93.7%)'고 답했다. 하지만 강의 수강에 따르는 비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4.1%, 절반 이상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20대들의 '연애·결혼·육아' 가치관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20대 응답자 중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 비율은 36.6%에 불과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연애의 필요성을 못느껴서(26.9%)',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25.3%)', '여유가 없어서(22.3%)' 순으로 답했다. 여유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경제적 여유, 시간적 여유, 심리적 여유 순으로 결핍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경제적 여유의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언급했다.
 

'나는 아직 누구를 만날 상황이 아니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상황, 그 모든 것이 갖춰진 때는 언제란 말인가. 그 누구도 답해줄 수 없는 부분이다.
 
꿈을 좇는 20대는 행복을 뒤로 미룬다. 나중에 온전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일념 하에 '행복'이라는 감정을 적금들 듯 쌓아둔다. 하지만 그 행복적금의 만기일은 정해져 있지 않다. 불투명한 미래는 청년들의 희망과 욕구를 짓누른다. 이러한 가운데, 억제된 감정 속에 삶의 지표가 되는 새로운 가치관이 마음 속에 자리하게 된다.
 
현재 연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청년들이 많아진 만큼,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20대의 끝자락에서 '결혼' 이야기가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한다. '결혼 언제 할꺼니?' 라는 질문에는 '결혼은 꼭 해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내포돼 있지만, 이는 요즘 청년들의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아 때때로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혼/혼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자가 47.8%였다. 한편 '비혼/혼족에 대해 사회가 우호적인가' 라는 질문에 '우호적'이라는 답변은 7.4%에 불과했다. 이러한 답변은 비혼/혼족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가구형태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응답자들이 답한 '결혼'의 키워드는 '가족·가정', '자녀', '사랑', '돈·자금', '행복', '주택마련', '책임감', '안정감', '얽매임' 순이었다. 가정을 꾸리는 행복과 현실적인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결혼'이라는 제도의 특성이다. 
 
한편 향후 결혼 의향에 대한 답변은 '하고 싶지 않은 편(39.3%)', '하고 싶은 편(34.0%)', '꼭 할 것(18.7%)', '절대 하지 않을 것(8.0%)' 순이었다. '꼭 결혼하겠다'는 답변은 남성(26.4%)보다 여성(11.0%)이 더 많았던 반면,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여성(10.6%)이 남성(5.4%)보다 많았다.
 
결혼이 당연시되던 과거와 달리, 현재 청년세대들은 결혼을 삶의 필수조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가 흐르면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조사에 참여한 20대 중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이들은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남성의 경우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라 답했으며, 여성은 '양성불평등이 싫어서'가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결혼제도에 대해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응답은 80.5%로 가장 많았으며, '유지해야 한다(14.7%)', '폐지해야 한다(4.8%)' 순이었다.
 

'결혼'의 키워드로 연결되는 '자녀'. 20대 응답자들은 '자녀'의 연관 키워드로 '책임'과 '사랑'을 떠올렸다. 이 밖에 '기쁨·행복', '돈·경제력', '양육', '나의일부', '가족', '희생' 도 있었다. 

최근에는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지만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을 하고도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를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39.5%에 달했다. 과거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수치로,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향후 출산 의향에 대해서는 낳고 싶지 않은 편(41.5%)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낳고 싶은 편(30.8%), 절대 낳지 않을 것(15.4%), 꼭 낳을 것(12.3%) 순이었다. 즉, 10명 중 6명은 '낳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성별로는 '절대 낳지 않겠다'고 답한 남성이 7.8%인 반면, 여성은 23.0%로 남성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이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 좋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36.4%로 가장 높았으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응답이 24.1%로 뒤를 이었다.
 
아이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고를 떠나, 아이에게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로 독박육아, 출산 두려움 등을 꼽았다.
 
▶ 결혼, 육아에 이어 '행복'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대해 20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20대 응답자들은 현재 행복을 구성하는 3요소를 '경제력', '가족', '취미생활'이라 답했다.
 
또한 현 사회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가 통용되는가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은 74.0%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관적인 응답률이 높았다.
 
실제로 사회의 불공정함을 경험해봤다는 응답은 74.2%에 달했고, 불공정성 경험률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경제적인 부분(임금 차이 등), 직장 관련(취업·승진 등), 학업(진학·성적 등) 관련해 불공정함을 겪었으며, 그 이유로 '윗세대의 부조리함', '경제력', '성별'을 꼽았다.
 
본인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5.93점. '행복'이라는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가족', '친구 및 지인', '인터넷·SNS' 순이었다.
 
일상 속의 행복을 묻는 질문에 '가족, 친구, 연인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취미생활을 함께 할 때'가 뒤를 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는 직장 관련이 37.0%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인 부분 30.0%, 주택난 13.1%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20대에게 좋은 일자리는 행복의 필요조건이 되고 있다.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청년세대의 사회·행복에 대한 비관적인 평가가 높은 편이고, 연애·결혼·자녀·가족에 대한 가치관은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사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느낀다"며 "청년세대의 행복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사회 모습에 맞게 각자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그 과정 안에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된다.

청년들에게 연애, 결혼, 출산과 관련해 '시기(때)'를 논하는 질문은 고리타분할 뿐이다. 과거에 비해 선택지의 기타 영역이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누군가의 삶의 방식에 대해 옳고 그름을 평가할 수 없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되는 시대다.
 
시대에 맞게 청년들의 생각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행복'. 20대는 행복을 생각할 때 기회비용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누군가와의 만남 안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동시에 데이트 비용을 생각하게 된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행복보다는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게 된다.
 
낭만을 몰라서, 감정이 메말라서가 아닌,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기에 청년들은 삶을 계산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은 행복적금의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믿음으로 미래를 바라본다. 청년들의 부푼 기대가 헛되지 않도록, 청년세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진=인구보건복지협회/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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