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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녹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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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녹조 비상
  • 정민호 기자
  • 승인 2012.08.06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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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간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 식수원에 녹조 비상이 걸렸다. 북한강에 이어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호까지도 녹조로 뒤덮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낙동강 하류에서 발생한 녹조현상도 강 중상류 쪽까지 확산돼 대구의 먹는물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북한강 상류에 남조류 발생이 증가하면서 조류 중 하나인 '아나베나'가 번식하면서 분비되는 대사물질인 '지오스민'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일 환경부가 측정한 지오스민 농도는 청평 876ppt(1ppt는 1조분의1의 농도), 삼봉리 557ppt, 서종대교 252ppt로 권고기준인 20ppt보다 최고 40배나 높았다.

팔당호의 지오스민 농도(3일 기준)가 108pp로 환경부 권고기준인 20ppt의 5배를 넘었고,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북한강의 지오스민 농도는 권고기준의 100배인 2000ppt에 달했다.

북한강 물을 정수해 식수로 공급하는 남양주시 화도정수장 인근 주민들은 일주일전부터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까지 팔당에서 취수하는 수공정수장, 팔당하류 서울시 정수장 공급지역에서는 특별한 냄새 민원은 없는 상태지만 녹조 발생이 지속될 경우 경기 전역, 서울시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낙동강 녹조 현상은 수도권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 6월 말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의 본포취수장 인근에서 발생한 녹조현상이 강 중상류 쪽까지 확산돼 대구의 먹는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일 "최근 강정고령보 아래에 있는 사문진교 현장을 조사한 결과 강물이 녹조로 뒤덮여 있다"며 "대구의 식수원인 강정고령보까지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조류는 낙동강 하류에서 간혹 발견되기는 했지만 대구 인근으로 확산된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낙동강 녹조의 원인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는 남조류의 일종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직접 강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녹조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거나 물놀이 등을 통해 독소에 노출될 수 있다"며 "대구 등에는 아직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정수장이 많아 강정고령보까지 녹조가 확산된다면 대구 시민들이 독성 조류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이 녹조로 뒤덮여 위험한 강으로 변한 것은 강물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수질을 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모래와 수생식물, 둔치의 식물이 모두 사라져 버려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이라고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8개 보의 막힌 강물이 조류의 대량 증식 사태를 불러오고 있다"며 보의 수문을 즉시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녹조 발생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확산되자 환경부는 5일부터 부랴부랴 긴급점검반을 가동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환경부는 해당 자치단체로 하여금 정수장에서 분말활성탄 투입 등 정수처리를 철저히 해 수돗물 냄새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 남조류에서 발생될 가능성이 있는 독소물질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조류주의보 발령 시부터 주 1회 '마이크로시스틴, 아나톡신, 노둘라린' 검출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모든 정수장에서 분기 1회 분석하되 조류 발생 상황에 따라 주1회 이상 '마이크로시스틴, 아나톡신'을 분석하고 있다.

환경부는 "그동안 분석결과 서울시, 수자원공사 정수장의 상수원수와 정수에서 모두 남조류 독소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며 "수돗물에서 나는 흙냄새는 3분간 끊이면 모두 없어진다"고 밝혔다.

4대강 건설로 조류가 북상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환경부는 "올해 발생한 조류는 예년과 유사한 수준인 만큼 보 건설로 조류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며 "단기적인 수질평가보다는 관계기관 및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독성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고도 정수 처리시설도 조기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수 환경부 차관은 "서울시 6개 정수장과 수자원공사의 수도권 8개 광역 정수장에도 고도 정수 처리시설을 조기 설치할 계획"이라며 "구미광역 정수장도 2014년 준공을 목표로 고도처리시설 설치를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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