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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으로 내몰리는 ‘코로나 학번’…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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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으로 내몰리는 ‘코로나 학번’…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어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05.27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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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알바생도 급여 줄며 생활고 느낀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이미지출처 : 구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벌써 넉 달이 되어가고 있다. 잠시 주춤하던 코로나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발 누적 확진자가 237명을 넘어서며 다시 연쇄감염의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북적북적 활기찬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해야 할 대학가 캠퍼스의 풍경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하다.

도서관만 오가는 신입생 “제가 꿈꾸던 대학생활은 이게 아닌데…”
 
[자료출처 : 잡코리아]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것도 힘들어 도서관만 왔다 갔다 하는데 신입생이라 그런지 학교에 아는 사람도 없고, 동아리 활동 같은 것도 할 수  없어서 속상해요. 제가 꿈꾸던 대학생활은 이게 아닌데 힘이 빠져요.”

올해 숙명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정모(20)양은 대학합격 통지서를 받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온 가족이 울산에 있으니 서울에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아는 곳도 없어 자주 도서관을 찾는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는 바람에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은 서로 얼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모양은 “고등학교 때는 늘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은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며 힘들 때마다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을 그리며 버텨왔는데 이렇게 한학기가 다 지나가니 허무하고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학교 근처에 전세방을 얻어 살고 있는 그녀는 “학교수업도 온라인으로만 듣고 다른 활동도 못하고 있으니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열심히 구하러 다녔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나마 집에서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신입생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가게들이 사실상 개점휴업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바람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알바구하기 ‘하늘에 별 따기’

실제 국내 최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인 ‘알바몬’에 따르면 이번 달 첫째 주 전국의 아르바이트 공고는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1월 중순 대비 약 3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대표 일자리였던 과외도 여의치 않다. 사회적거리두기 때문인지 집으로 찾아가는 것을 꺼려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 과외도 많이 받지 않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아르바이트생들의 근무시간 감소로 인해 월 소득도 줄었다.
 
[자료출처 : 잡코리아]
[자료출처 : 잡코리아]

알바몬이 173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아르바이트 애로사항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0.5%가 월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코로나 여파가 임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아르바이트 시장을 강타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은 고용 한파에 내몰리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해서 올해 취업을 하려고 지속적으로 준비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신입사원 채용이 미뤄지면서 채용공고가 다 끊겼다”며 “이제는 취직은커녕 아르바이트 이력서를 내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 밖에도 가게가 휴점하게 되면서 기존 아르바이트생들의 사직을 요구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대학생 박모(25)씨는 “알바로 근무하던 식당이 문을 닫게 되면서 권고사직을 당했다”며 “월세와 생활비는 그대로 들어가지만 돈을 벌 곳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습기회 없는 실기생들, 무엇으로 대체하나
실기와 실습이 필수인 대학생들의 경우 제대로 된 학습권을 보장 받지 못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의학과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한의학과생은 생명을 다루는 예비의료인으로서 이론과 지식 너머의 실습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현재 코로나 사태로 실습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강의 내용도 수업에서 배운 것과 상이한 점이 있어 어떤 게 맞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라며 “의료인이 되기 전 충분한 실습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의료인이 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호소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내 과실도 아닌데 매달 40만 원 이상씩 월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며 “청년에게 알바는 생계비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 문제에도 신경을 써줘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이후 이전보다 강의 질 하락”

한편, 대학생 10명 중 9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제대로 학사 일정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1학기 등록금이 감액 및 환불돼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5월 13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1학기에 등록금을 납부한 대학생 36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86.2%가 이같이 응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10명 중 7명(67.1%)은 ‘이전보다 강의 질이 하락했다’고 답했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이 정도면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29.6%), ‘온라인 강의 등이 질적으로 우수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3.3%) 등 긍정적인 대답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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