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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박의 드링크푸드의 세계] 맥주의 역사-⓶ 미국에 세워진 또 하나의 맥주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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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박의 드링크푸드의 세계] 맥주의 역사-⓶ 미국에 세워진 또 하나의 맥주왕국
  • 휴박
  • 승인 2020.06.0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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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대중화를 이뤄내다.

(시사캐스트, SISACAST= 믹솔로지스트 휴박)

 
신대륙 정착역사의 일부분

미국문화에서 아주 오래된 것들을 뜻하는 말로 “메이플라워(Mayflower)”란 말을 쓰기도 하지만 맥주는 실제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건너오게 된다.

1620년 존 카버와 윌리엄 브래드퍼드는 종교적으로 탄압받던 청교도 102명과 함께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을 출발한다. 이들은 지금의 미국영토를 개척하기 위해 나선 두 번째로 큰 이주단이었고 목적지인 버지니아로 향한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시일이 지체되어 빵과 맥주 등의 식량이 줄어들자 귀향할 최소한의 식량을 지키기 위해 기수를 틀어 플리머스에 이주민들을 내려놓게 된다.
 
하지만 그해 겨울 이주민들의 반수 이상이 추위와 괴혈병으로 사망하게 되고 생존하기위한 이주민들의 사투가 시작된다. 인디언들에게서 옥수수재배법을 배워 혹독한 겨울을 이겨나갔으며 물로 인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영국에서 마시던 맥주를 신대륙에서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신대륙의 개척역사 즉, 미국의 시작과 함께 맥주의 새로운 역사도 쓰여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맥주의 대중화와 대량화

맥주는 당시 영양과 식품안전성 면에서 물보다 탁월했기 때문에 이미 그들의 생활에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맥주를 마셨을 정도였고, 이주민들의 정착 초기엔 대부분의 가정에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기까지 했다. 어른들을 위한 맥주에서부터 아이들을 위한 맥주까지 다양했으며 아이들을 위한 알코올이 낮은 맥주는 어른들의 맥주를 만들고 난 곡물을 또 한 번 우려내어 마치 재사용한 티백Tea Bag처럼 옅은 맛과 알코올을 가지게 될 수 있었다.

맥주는 빵과 버터와 함께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여겨졌고, 그로인해 수요가 늘자 윌리엄 팬은 1683년 펜실베니아 최초의 양조회사를 차리게 된다. 그 후로 1600년대 말 로드아일랜드부터 조지아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양조장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맥주의 최종 공급자인 선술집Bar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당시 선술집의 주 메뉴는 상층에서 효모Yeast가 발효되는 에일맥주Ale Beer와 흑맥주 전단계인 포터맥주Poter Beer가 인기였으나 추수감사절의 영향으로 호박이 들어간 호박에일맥주Pumpkin Ale Beer 또한 인기 있는 맥주가 되었다.

이처럼 신대륙의 초기 개척자와 이주민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와 척박한 땅에서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선술집Bar에서의 맥주한잔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미국에 세워진 또 하나의 라거 맥주왕국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당밀을 유달리 좋아해 이를 이용해 직접 맥주를 만들어 마셨으며, 독립전쟁 중에도 그의 맥주에 대한 애정은 더욱 커져 병사 1명당 1쿼터의 맥주를 매일 보급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립전쟁 이후 수십 년 간 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애국심이 깊은 미국인들이 맥주가 영국의 유산이라고 보고 맥주대신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하게 되어 미국에서 맥주는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모든 상황에 변화가 생긴 건 유럽 이민자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주해오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19세기 전반에 걸쳐 약 50만 명의 독일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해왔고, 그들은 슈니체, 스파제, 소시지와 함께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인 맥주를 들여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라거맥주다.
 
라거와 에일의 가장 큰 차이는 라거는 에일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발효 된다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이스트로 더 오래, 더 차갑게 발효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잘 견디는 이스트를 사용한다. 또한 탱크의 상층보다는 하층에서 발효가 이뤄지기 때문에 라거를 하층발효맥주, 에일을 상층발효맥주라고도 한다. 차갑게 하층발효를 하면 도수는 낮으면서 상쾌하면서도 부드럽고 깨끗한 맛이 나는 맥주가 만들어져서 북미의 더운 여름 날씨에 사랑받는 맥주로 자리할 수 있게 된다. 라거맥주는 급속히 미국인들에게 전해졌고 하룻밤사이에 사람들의 취향이 에일에서 라거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1850년대 중반 라거맥주는 독일과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양조시설과 발효온도 유지비가 많이 드는 것이 단점 이었다. 낮은 온도에서 양조하고 낮은 온도의 유지를 위해 얼음을 사용하였는데 얼음을 안 녹게 하려면 기후역시도 서늘해야 했기 때문에 까다로운 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라거는 영하 1℃에서 영상 4℃사이의 낮은 온도에서 발효해야 하기 때문에 발효용기를 시원하게 유지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현재의 냉장고가 그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해결해야 하는 고민이었을 것이다. 라거의 제조과정은 건조한 발아 곡식인 맥아에서 시작된다. 맥아는 대형 분쇄기에서 분말형태로 만들어지고 그렇게 분쇄된 맥아는 거칠게 갈은 구운 옥수수와 혼합하게 된다. 거칠게 갈아서 구운 옥수수는 맥아분말에 온도를 높여 전분을 발효성 당으로 분해해 효소를 배출한다.
 
이제 구운 옥수수에서 액체를 분리시키는 필터장치로 옮겨 걸러내면 맥아즙이란 발효성 당이 형성되고 이것을 90분간 끓인 뒤 주요성분인 홉을 첨가한다. 여기에 이스트를 추가하여 발효탱크에서 발효한 후 차갑게 식히고 탄산을 넣어 2주간 숙성시키면 품질테스트를 거쳐 우리의 입맛에 맞는 맥주로 탄생한다.
 
[사진=픽사베이]
 
믹솔로지스트 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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