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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패밀리 레스토랑은 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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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패밀리 레스토랑은 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6.10 2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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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빕스 파티박스
빕스 파티박스

과거 대기업이 운영하는 외식산업은 승승장구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한식뷔페를 운영하면서 외식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점쳤다. 특별한 날에만 가는 특별한 곳으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에 산업이 축소됐다. 하지만 이대로 대기업 외식산업의 몰락을 점치기엔 이르다. 사업 다각화, 배달 서비스 진출 등으로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어서다.


직장인 김용훈(32)씨. 그는 최근 집에서 특별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CJ푸드빌의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파티박스’다. 이 레스토랑의 인기메뉴인 피자·포크립·치킨·웨지감자를 한데 모은 이 제품은 배달 앱을 이용하면 현관 앞에서 배달받을 수 있다.

김씨는 “학창시절엔 특별히 기념할 만한 날에만 가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음식을 손쉽게 맛볼 수 있어 좋다”면서 “2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집에서도 고급스러운 한끼를 즐길 수 있는 데다 배달 앱의 할인쿠폰까지 더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자주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스프링스[자료 출처 = 세븐스프링스 홈페이지]
세븐스프링스[자료 출처 = 세븐스프링스 홈페이지]

대기업 외식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는 좋지 않다. 우후죽순 매장을 늘리는 건 옛날 얘기다. 1995년 국내에 론칭한 베니건스는 실적 악화로 2016년 한국 시장서 철수했고, 마르쉐 역시 2013년 한국 사업을 포기했다. 국내 뷔페형 샐러드바 유행을 이끈 세븐스프링스도 문을 닫았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브랜드도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비인기 매장을 폐점하고,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메뉴를 추가하는 등의 생존전략 모색에 나섰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혼밥이 늘었고, 데우기만 하면 그럴듯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HMR 메뉴가 다양화되며 굳이 매장까지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레스토랑 만큼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꼬집었다.

2019년 외식 트렌드 조사 보고서[자료제공 at]
2019년 외식 트렌드 조사 보고서[자료제공 at]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의 정책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게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의 ‘2019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 빈도는 2016년 월평균 15회에서 지난해 12.9회으로 줄었다. 지난해 평균 방문 외식비는 1만2559원으로, 배달 외식비(1만4556원)보다 적었다. 외식 자체를 줄이는 데다, 매장 방문보다 배달을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은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눠먹는 레스토랑의 식문화가 직격탄을 맞았다.

계절밥상 도시락 [출처 : 계절밥상 홈페이지]
계절밥상 도시락 [출처 : 계절밥상 홈페이지]

하지만 대기업 외식업체의 몰락을 점치기엔 아직은 이르다. 각종 악재에 대응해 대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는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가령 콧대 높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배달음식 서비스에 나섰다. 현장 매출 감소를 배달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CJ푸드빌의 빕스와 한식뷔페 브랜드 계절밥상은 2018년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3개(센트럴시티점·영등포점·센텀시티점) 지점만 남기며 폐업 수순을 밟는 듯했던 신세계푸드의 한식 뷔페 올반은 프리미엄화에 나섰다. 메뉴의 가짓수를 늘리고 디저트로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폴바셋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 중인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는 더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애슐리 신규 캐릭터 4종ⓒ이랜드이츠
애슐리 신규 캐릭터 4종ⓒ이랜드이츠

바로 캐릭터 사업이다. 시즌 식재료를 모티브로 한 자체 캐릭터를 제작했다. 이랜드이츠는 이를 활용해 매달 한정판 굿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캐릭터를 통해 자녀 동반 가족 고객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 배달이 대세가 되긴 했지만 오프라인 매장만이 갖는 매력을 무시할 순 없다”면서 “대기업 레스토랑도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하면 다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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