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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북두칠성'] 유별난 '내 인생을 빛내줄 좋은 생각'으로, 각별한 행복이 모인 그곳에서 '우리 산책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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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북두칠성'] 유별난 '내 인생을 빛내줄 좋은 생각'으로, 각별한 행복이 모인 그곳에서 '우리 산책할까요'?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1.03.18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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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 '두' 권에 깃든 일곱('7')개의 작은 별('星')들로,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들의 선별을 돕는 시간. 오늘밤도 '북두칠성'의 가이딩을 따라 혼삶의 길, 쉬이 열어갈 수 있기를.

반려견에 대한 순수하고도 따뜻한 접근으로 애견인만의 짧지 않은 여정을 담은 책 한 권과 '발타자르 그라시안*(1601~1658)'만의 현명한 처세술이 담긴 참인생 실전 응용서 한 권을 소개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스마트폰 영상만을 콕콕 찍어대던 디지털용(?) 손가락이, 촉감 어린 종이책 위를 침묻혀 활보하고 난 이후의 만족감이란, 고급 정보의 취득 내지는 아날로그식 감성의 만끽 정도에만 그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이에 스스로를 위로(?)할 요량으로 소위, 대신 읽어준다는 '오디오 북' 등 - 결코 새롭지 않은 형태로 - 소소하게나마 독서의 필요성이 어필되어오고 있는 지금, 다소 헛헛하고도 모순된 기운이 가시지 않는 건 왜일까.

 

* 발타자르 그라시안 : 1601년,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의사 아들로 태어나, 시대적 상황을 염려한 부친의 뜻에 따라 열여덟의 나이로 예수회에 입회했다. 철학과 예술, 신학을 망라하는 수학기간을 거쳐 1627년, 사제로 서품 받음과 동시에 귀족 및 장군들의 고해신부로 임했으며, 예수회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강의하며, 다양한 삶을 구가, 글 때문에 예수회로부터 여러번 추방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673년의 <영웅>을 필두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라클>, <정치가>, <지혜의 말>, <불평꾼> 등의 집필을 마치고 1658년, 57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였다.

 

언어의 음성적 기능에만 치우쳐진 오디오북은 글자에 대한 능동적 시각 기능이 집중화 된 독서 자체와는 상당히 다른 - 좀 더 좁은 - 범위로 읽힌다.(상단) 어느 책 속 상상력에 관한 상징적 일러스트 한 컷.(하단)(사진=픽사베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스로에 길들여진 삶을 향유하기 위해선 - 사색할 새도 없이 진행되는 영상이나 음성 컨텐츠 보단 - '활자'의 능동적 해독(解讀)(?)이 선행되어야 하는 바,

이러한 독서 삼매경*에서 멀어진 지금이라면, 조금씩 다시 좁혀가면 될 일. 이에 책을 고르거나 시간적 여유를 내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는 독자가 있다면, 여기 펼쳐진 일곱 개의 작은 별들로 독서욕(讀書欲) 하나 만큼은 제 집 불 켜듯 맘껏 켜 볼 수 있기를. 삶의 길가에 선 어느 여유로운 두 나무 그늘 아래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 삼매경(三昧境) : 한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경지를 일컬음.
 

◐ '두' 권 중 하나, <내 인생을 빛내줄 좋은 생각> (Gracian y Morales, Baltasar 저, 장지은 옮김, 출판사 책/이/있/는/풍/경)

책 <내 인생을 빛내줄 좋은 생각>의 표지 사진. 어느 숲 속의 '발타자르'가 직접 자신의 메시지를 써 내려가는 듯한 이 그림은 '전자책'*의 표지로도 웹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용의 수정이나 그 밖의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전자책(E-book)' 선호도가 일부 상승 되어 온 만큼, 2005년에 초판된 이 책은 현재 'E-book' 형태로만 판매되고 있다. 이에 독서를 다각도로 접근하는데 관심이 곤두섰던 독자가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본인 만의 가독률을 다시 높여봐도 나쁘진 않을 것. 이 책의 큰 카테고리(목차)는 다음과 같다. 1. 깨달음을 얻기 위한 좋은 생각 / 2. 자신을 다듬기 위한 좋은 생각 / 3. 행복을 찾기 위한 좋은 생각 / 4. 희망을 가꾸기 위한 좋은 생각

삶이 광활한 대지라면, 어느 깊은 깨달음의 호수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는 촌철살인(寸鐵殺人)과도 같은 어구(語句) 모음집. 과거에도 그러했을 것이거니와,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지혜'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겨주기에 모자람이 없는 이 책은, 보편성을 위시한 통찰력은 물론, 깊은 세월에 가렸던 내면의 진실이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도록 심플한 언사(言辭)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태초의 선량한 지혜가 스스로의 가치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양, 16세기 스페인의 격변기를 오롯이 견뎌낸 '깨달음'이 더욱 숙성될 수 있기까지, 책 곳곳에 남아도는 '발타자르 그라시안'만의 불타오르던 '열정'의 흔적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삶의 편견을 어느 정도 녹여낼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 전자책 : 다양한 책 소비 형태가 낳은 또 하나의 결실. '오디오북'이 몰려나오기 이전부터 등장해 온, 소위 'E.Book(Electronic Book)'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이것은 기존의 종이책을 PC나 스마트폰 화면으로도 넘겨 읽을 수 있음과 동시에, 컨텐츠의 손상이나 손실 우려가 적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유용한 이점을 지닌 디지털 '북'파일 매체라 할 수 있다.

 

스페인 '국립원격교육대(UNED)'가 소장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초상화. 전쟁을 치르는 데 돈을 물 쓰듯이 썼던 당시의 혼란스러운 스페인 정국(政局) 내에서도 올곧은 믿음과 사상을 유지했던  '발타자르'의 저서들은 서구의 인문과 철학 관련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오라클'은 프랑스 '라로슈푸코(1613~80)'의 '잠언과 성찰(1665)'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이 '오라클'을 '평생의 동반자'라 규정한 '쇼펜하우어(1788~1860)' 또한 이 책을 직접 독일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니체(1844~1900)'는 “도덕적 미묘함의 문제에 대해 이보다 더 세련되거나 더 복합적으로 서술한 책은 유럽에서 나온 적이 없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책 속 삽화와 무관함.))

그런 열정의 산물 중, '지혜'에 관한 탐구심으로 똘똘뭉쳐진 가장 눈에 띄는 글귀들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뛰어난 의사라면 처방을 쓰는 것 만큼이나 처방을 쓰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어야 하듯이 종종 더 위대한 기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에 있다. 다가올 회오리바람을 피하는 방법은 안전한 곳으로 몸을 숨기고 바람이 지나갈 때까지 숨을 죽이는 데 있는 것처럼. ... 샘물은 휘저을수록 탁해진다. 가만히 두었을 땐 도리어 맑아지지만."

 

이는 주어진 상황을 주시하며 때론 적절한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함에, 그런 통찰의 필요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이와 더불어,

 

"지혜로운 행동이란 여우의 잔재주와는 차원이 다른 사자의 포효와 같이 당당하고 대범한 것이다. 그대가 혹시 여우를 만나게 되면 속는 줄 알면서도 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속는 줄 알면서도 내준다는 것을 여우가 알게 될 때, 더 이상 그대를 같은 부류로 판단하고 덤비진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지혜'는 그 범위가 방대한 만큼이나, 대범함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어떤 문제든 포용하는 것만으로도 해결의 실마리가 쉬이 찾아질 수 있지 않을까.

이어 그는 마치 '즐거운 전염'도 존재할 수 있다란 취지로,

 

"기쁨에 찬 노동을 아는 사람들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기쁨은 타인에게 전달된다. 기쁨에 물든 이들은 확실히 고뇌에 찬 일상보다는 환희에 찬 일상을 누리게 되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더 큰 '나눔'이 되어 돌아온다."

 

 

"그대의 판단이 불행을 불러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미리 떨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내면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일수록 그대의 정체성은 성숙해질 것이다. 어떤 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사람이다. 일을 해 가면서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자세는 한발 늦은 것이다."(상단) "그대가 오늘 경험한 것 가운데에서 소중한 한 가지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대가 선택한 경험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아야 한다. ... 어떤 계획이 그대에게 있다면 그 일과 관련된 지혜를 그대가 적어 놓은 일기에서 찾아보라. 경험을 기록하는 습관의 힘은 거기에서 발휘된다."(하단)((본 책의 내용 중 일부, 사진은 책 속 삽화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기존의 질서를 고집하는 보수적인 사제들에겐 도전을 일삼았던 '발타자르 그라시안'. 여러 위기 속에서도 자신 만의 지혜의 문을 열어 젖힌 그는 또 다른 고귀한 내용 들을 정리해 갔다.

 

"그대 마음에 희망의 밭을 가꾸어라. ... 불만족하는 마음에 젖어서 살면 나날이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 ... 체념의 지혜를 익혀라. 그래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체념은 신비롭게도 그대의 마음 속에서 고요히 움직이며, 희망의 밭을 다시 일구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또 '연민'에 대해 이렇게 설파한다. "연민은 무조건적이지만 연민이 사라지는 것 또한 무조건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는 것". 이와 더불어,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그 당시에도 비판 만을 일삼는 이들이 난무하는 정치권이 못내 안쓰러웠는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 지혜와 자세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간사한 마음이 내뿜는 독기로 타인을 밟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올라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그 누구의 환영도 받을 수 없다."

 

매력적인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안다. 그리고 그는 상대방의 감정 또한 자신의 감정과 마찬가지로 존중한다. 이성을 무시하는 행위는 우매함을 낳을 뿐이지만 감정을 무시하는 행위는 돌이킬 수 없는 치욕을 낳는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고집쟁이를 "굳은 마음과 사나운 심장을 가진 자들"로 표현하면서, 꼭 무언가를 성취해야함에 목마른 - 당시 정치권 인사들을 포함한 - 자들을 향한 듯,

 

언제나 자연스러운 것은 인위적인 것보다 유쾌하다. 확신이 있고 뛰어난 사람은 결코 자신을 가식적으로 과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숨김으로써 끊임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간다. 이러한 이유로 완벽함을 안으로 숨기고 뽐내지 않는 사람이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보다 곱절은 더 위대하다.

 

 

"또한, 평범한 사람에서 최고의 영예를 얻는 이들.. 이들의 특징은 평범한 일상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로 사소한 일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햇살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다 비춰주듯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 모든 일은 다 중요한 것이며, 최선을 다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이것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드는 가장 커다란 습관이며 영예를 얻게 한 밑바탕이다."(상단) "베개를 베었을 때는 잠을 청하라. 어떤 생각에 짓눌려 잠못 이루는 것보다는 그 생각을 머리 밑에 깔고서 잠을 청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뒤척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착잡한 절망과 괴로움의 눈물은 거두라. 눈물로 베개가 젖으면 그대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빨래감만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하단)((본 책의 내용 중 일부, 책 속 삽화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그는 또 '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 부분에서 '예수회'로부터 여러번 추방될 위기에 놓였던 건 아니었을지,

 

"아무리 깊은 신앙을 가졌다 할지라도 철학의 시녀가 되어볼 필요가 있다. 신앙의 편견에서 탈출할 수 있는 통로가 철학이기 때문이다. ... 철학은 명성을 잃은 지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지혜로운 사람들의 친구이다. 신이 아닌 인간을 정의내릴 수 있는 좋은 근거가 그 속에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칭찬'에 대해서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망각의 늪을  건널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기쁨과 환희는 그 늪과 상관없이 영원한 기억의 샘에 따로 고이는 것이다. 그와 같은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칭찬이다."

 

 

여기까지만 봐도, 각각의 문장이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면모 - 함축된 의미를 온전히 담아 시적으로 표현 - 를 뽐내며, '..인생을 빛내줄..'이란 책 제목의 가치 그대로, 항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발타자르'만의 일관된 소신이 담겨있는 바,

현재의 세상을 힘겨운 호흡으로 이어가고 있는 지금, 이 짧은 문구의 소산(所産)이 모든 현대인들의 가슴에 영원한 '울림'으로 남기만을 또 바라고 바랄 뿐이다.

 

 

⊙ 책 <내 인생을 빛내줄 좋은생각> '북두칠성(E-book) 평가표'  

1 흥미성 : 

2 논리성 : ★

3 창작성 : ☆

4 언어유희성 : ★ 

5 유익성 : ★

6 가독성 : ★

7 휴대성 : ('e-book'인 관계로 생략)

 

 

◐ '두' 권 중 두울, <우리 산책할까요> (임정아 지음, 낭소 그림 / 한길사)

책 '우리 산책할까요'의 표지 그림. 글쓴이 '임정아'는 월간 '신동아' 주최 논픽션 공모에서 '폭력 교무실'로 당선된 이후, 교육소성모음직 '닫힌 교문을 열며'에 단편소설 '은철이'를 발표한 이래, 꾸준히 청소년을 위한 글쓰기를 해온 작가로 '국어시간에 소설읽기 2'에 실려 많은 학생의 사랑을 받은 소설 '버들강아지'를 쓰기도 했다.  여러 중학교의 국어 교사를 거쳐, 정오문학회, 교육문예창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림을 담당한 작가 '낭소'는 '밝고 쾌활한 웃음'이라는 필명의 의미처럼 따뜻한 웃음이 머무르는 그림에세이 '숲강아지'를 쓰고 그렸으며, '꼬무리별이 이야기', '꼼지락별이 이야기', '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과 여행에세이 '세상의 끝, 마음의 나라'의 그림을 그렸다.

같이 산책하고픈 대상이 사랑하는 강아지로 드러나는 표지그림에서부터, 애견인으로서의 풋풋한 감성이 글 곳곳에서 드러나는 이 실화 감성 에세이는 강아지들과의 30여 년을 보내 온 눈부신 과정을,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함께 공감하며 울고 웃을 만한 뭇 일상의 에피소들로 꽉 채우고 있다.

작가의 인생에 들어온 네 마리 강아지란 문구로 시작되는 이 책은, 세 마리의 강아지를 먼저 떠나 보낸 슬픔에 당도하기까지 그들과의 따뜻하고도 멋진 경험을 특별한 순간들로 발현,

 

"강아지 데려오는 조건은 두 가지 였어요. 첫째, 강아지에게 언니나 누나라는 호칭은 절대 금지, 둘째, 강아지는 안방 출입 금지!" 딸의 간청에 못 이겨 '좋아하지 않는' 강아지를 할 수 없이 키우게 됐다는 옆자리 선생님이 어느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딸들보다 더해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강아지한테 '엄마가, 엄마가...' 이러고 있더라니까요? 안방이오? 당연히 강아지들의 천국이지요."

 

자신의 동료 선생님이 전하는 행복 가득한 표정을 통해 반려견에 대한 놀라운 고찰을 이어가는 작가는 곧, 반려견 문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아쉬운 현실을 토로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책이 드물까. 늘 생각했다. 감동적인 소설이나 동화, 만화는 종종 나오지만, '말리와 나'처럼 강아지와 평생을 함께하면서 겪은 온갖 사연을 엮어내고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책 속 삽화의 일부. 이 책의 큰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특급 조교 까미 /
2 너는 어느 별에서 태어났기에 / 3 모든 것은 나에게 사랑이었다

이러한 관점으로부터 출발한 작가는 강아지들과의 삶에서 반추해내고 싶는 에피소드 중, 자신 내면의 부름에 따라, 

 

"그러니까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도 못 키우는 불쌍한 우리를 위해서 까미 얘기 또 해주세요."

귀여운 투정에 못 이기는 척 나는 까미 이야기를 꺼낸다.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 이후 수업은 술술 풀리기 마련이니 이쯤 되면 우리 까미를 '특급 조교'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이렇듯 까미 덕분에 아이들과 나 사이는 훨씬 친밀해졌고 늘 풍성한 대화로 넘쳐났다. 그러다가 문득 글쓰기 수업의 '묘사하기' 대목을 가르칠 때 까미를 교실에 데려와서 모델로 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수업 시간에 특별 조교라 부르는 강아지 '까미'에 대한 생각을 꺼내놓기 시작하던 작가는 학생 아이들과의 깊은 교감에 있어, 어렵사리 반려동물과 한 식구가 되며 감당해야 했던 수많은 일들을 털어놓으며 동물에 대한 따뜻한 감성을 수놓는다.

이 중심에는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온정 넘치는 배려 또한 자리잡고 있는 바, 교사로서의 본분에 집중하던 그녀는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를 또 다른 시각에서 풀어놓기 시작하는데, 

 

5반 수업 시간 전,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김영진이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작년에 내가 담임일 때 그 아이가 이런 말을 건넨 적이 있다. "선생님, 저는 6개월 키운 토끼 보낼 때도 무척 슬펐는데 선생님은 나중에 까미 어떻게 보내실래요?" 그때 나는 그 말을 가볍게 들었다. 아마 나는 우리 까미가 영원히 살 거라 믿었던 모양이다. ... 가슴이 뭉클해졌다. 지각대장에 청소는 단골로 도망가서 늘 나에게 야단맞기 일쑤였는데 그 아이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은 나를 향해 변함없이 열려 있었다는 사실에 미안하고 고마웠다. 아마도 그래서 그 아이의 위로가 더욱 가슴 깊이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낭소'의 연필과 색연필을 통한 수작업 중 일부인,  책 속 삽화 모음 두울.

순수하고도 온정 넘치는 반려견들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아이들에 대한 시선이 보다 따뜻함으로 녹아내려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게 된건, 작가인 그녀만의 숨겨진 본성이 불끈 솟아오른 것이었을까. 한 학생을 향한 이 시선은 또 하나의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이어,

 

며칠 후 였다. ... 원석이 어머니는 연노란색 꽃이 몇 대 올라와 있는 동양란 화분을 내 품에 안겨주며 말씀하셨다.

"원석이가 요즘 선생님이 생명 때문에 슬퍼하신다고 하기에 생명이 있는 걸 가지고 왔어요."

 

이 대목 이후를 장식하는, "가슴 속으로 작은 물줄기가 흐르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란 표현은, 이러한 일상의 일로도 심히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대표적 케이스. 

이런 삶의 체득 중, 슬픔과 기쁨의 굴곡 안엔 언제나 늙어감이 자리하고 있는 바, 한 낱 어리기만 한 줄 알았던 강아지도 예외는 아닌 것이기에 늙은 개를 회상하는 작가의 시선에는 늘 뿌연 안개가 끼어있었다.

 

삼총사의 대장이었던 샘이에게도 노년이 찾아왔다. 가끔 내가 찾아가면 눈물겨울 정도로 격하게 반기던 아이가 어느 날 멀뚱한 표정으로 어슬렁거리며 나에게 다가왔을 때 그만 가슴이 철렁하면서 예감이 좋지 않았다. ... 샘이는 제 이름을 불러도 귀를 팔랑거리며 뛰어오기는 커녕, 돌아보지도 않고 초점 없는 눈동자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책 <우리 산책할까요>의 삽화 모음 셋. 2019년도에 발행된 이 책은 각종 대형서점이나, '인터넷 교보문고' 또는 'YES24' 등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아직은 바람이가 자기 다리로 걸을 수 있으니 '때를 기다리며' 보관 중이었다. 다리에 모든 힘이 풀려 주저앉게 되면 그제야 유모차를 쓸 생각이었다. 그전까지는 다리를 움직이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바람이를 안고 속삭였다.

"바람아, 이렇게라도 오래오래 살아줘. 네 이가 다 빠지면 씹어서라도 먹여주고, 뱅글뱅글 도는 것마저 못하게 되면 엄마가 꼭 껴안고 산책시켜줄게. 참, 유모차도 있잖아? 재미있을 거야."

 

그리고 이어,

 

별이 역시 눈이 점점 멀어갔다. 의사 선생님은 백내장이 왔다고 했다. 더구나 아빠 바람이 처럼 심장병이 있고 기관지 협착증까지 걸려 죽을 때까지 심장약과 기관지약을 먹어야 했다. ... 마냥 어린 줄만 알았던 어리광쟁이, 엄살지존, 겁쟁이 막내 별이에게도 힘겨운 노년이 찾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말 그대로의 '갑툭튀*' 사건 하나가 발생하고 마는데,

 

어느 날 바람이가 사라졌다. ... 아, 베란다! ... 그날 아침에도 전날 널었던 닭 가슴살을 봄날의 햇볕을 받으며 잘 마르라고 골고루 뒤집어 놓고 학교에 갔다. 바람이는 그 닭고기 냄새에 이끌려 베란다로 다가갔을 것이다. ... 우리 집에 오는 사람마다 개 냄새 난다고 성화를 해대는 통에 우리 집 베란다 문은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열려 있었다.

 

 

이렇듯 작가는 아주 편안한 어투로 가감없는 온기를 나눠주며, 반려견에 대한 사랑과 앳된 감성으로 버무려진 '향기로운' 책 페이지를 코 끝에서 멀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물론, 사랑하는 강아지가 희생되었을 시, 그 본질과는 살짝 동떨어진 표현으로 다소 '의아한 맛'을 내보이기도 한다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만의 올곧은 마음은 곧,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는 믿음 아닌 믿음을 성장시켜 주며, 그저 봄날의 기운과도 닮은 그런 한 편의 동화 같은 실화를 완성해 냈다.
 

 

세 녀석 모두 말귀는 기막히게 알아들어서 “산책할까”의 ‘시옷’자만 나와도 고개를 바짝 들고 까만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산책, 산책! 빨리 나가요. 빨리 산책 가자니까요!” 하는 듯 발을 동동 구르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통화 중에도 내 입에서 ‘산책’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 “산책이라고 말했으니 그 단어에 책임져요”라는 듯 왈왈거리며 야단을 피우는 것이다.

 

 

⊙ 책 <우리 산책할까요>의 '북두칠성(평가표)'  

1 흥미성 : 

2 논리성 : ☆

3 창작성 : ☆

4 언어유희성 : ☆

5 유익성 : ★

6 가독성 : ★

7 휴대성 : ★

 

*갑툭튀 : '갑자기 툭 튀어나오다'의 줄임말로, 사물이나 현상 따위가 갑자기 생기거나 나타나는 경우에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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