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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때리는 시간] 사라진 것들에 영원히 머문 순간들, 'As time goes by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건 역시 소중하니까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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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때리는 시간] 사라진 것들에 영원히 머문 순간들, 'As time goes by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건 역시 소중하니까 ③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0.10.27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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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삶인을 위한 책 속 '명'문장과 '영화 속 '명'대사, 시를 닮은 '명'가사로, 참담한 어제의 기억이 창창한 내일의 기약(期約)으로 거듭 나시기를. 그럼 또 한 번 멍때리기 가즈아~!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① '명'문장 : 책 <아주 오래된 서점> 

② '명'대사 : 영화 <포레스트 검프>

③ '명'가사 : 명곡 <Αs Time Goes By

 

세상에 달달한 쥬스는 넘쳐나도, 그 달콤함이 제대로 녹아든 진심이란 결코 흔치 않다. 자칫 '이기'로 뒤섞인 합성감미료식 마음씨가 생과일 과즙인 마냥 혀 끝에 녹아들 때면, 곧장 탄로의 일변도로 향하는건 너무도 자명한 사실.

이에 모두가 공감하고도 남을, 진실된 마음 하나로 매순간을 살아가는 것만이, 오랜 시대가 요구해 온 매한가지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값진 말과 행동으로 표출되기 일보 직전의 '진심'이란, 신선한 과즙 속 청량감이 분량 조절 꼭지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상단) 사랑과 진심에 관한 것들이 깊이 있는 음악 안에서 제대로 유영할 때면, 그 어느 때 보다 황홀하고도 진실된 감정의 특권을 쉬이 누려볼 수가 있는 것. 이같은 감상이 사랑하는 이와 단 둘만의 시간에서도 가능하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순간이 아닐지 싶다.(하단)(사진=픽사베이) 

세월이 흘러도 결코 변할리 없는 이 진심의 것들은 보통, '사랑'이란 위대한 이름으로 그 초절정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자칫 올드해 보일 수도 있을 깊은 선율 속 진심 어린 가사를 통해, 제각각 흩어졌던 마음이 단 둘만의 연인으로 하나될 수 있기를. 그 기적과도 같은 염원을 담아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 "AS TIME GOES BY"의 가사 속 작은 희망을 들여다 본다.


 

 

 

명곡 "AS TIME GOES BY" (1931, 허먼 헙펠드)의 '명가사'

 

명곡 'As time goes by'가 뮤지컬 <Everybody's Welcome>을 통해 알려진 이후, 프랑스계의 미국인 가수, '루디 발레 (Rudy Vallee)' 버전으로 발표된 예전 당시 'RCA빅터'사의 취입 레코드판 모습.(상단) '루디 발레(본명:Hubert Prior Vallee)'는 1901년에 태어나 1986년 작고하기까지 클라리넷과 색소폰, 드럼 연주자이자, 작사가, 악단지휘자, 영화배우 등으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가수로서 남긴 'As time goes by'의 앨범 자켓 사진 모습.(하단)

서로 다른 음표가 미세한 선율의 박자를 타고 춤추기 시작한다. 주변의 모든 소릴 머금은 이 하나의 세상에선 아름다운 시상(詩想) 또한 하모니를 이루는데, 저마다 크고 작은 빈 마음이 똑같은 감흥으로 채워지는 건, 바로 이러한 노래 속 뜻깊은 가사들이 존재하기 때문.

이 중 사랑 노래의 대표격인 'As time goes by'의 가사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의 제일 첫 챕터를 펼치자마자 마주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명시(名詩)로서, 1931년 뮤지컬 <Everybody's Welcome>에서 '허먼 허프펠드 (Herman Hupfeld)'란 당시의 걸출한 작곡가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여진 이후, 또 다른 유명 가수 '루디 발레 (Rudy Vallee)'에 의해 재발표 되기도 했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Great American Songbook, GAS) : 미국의 1920년에서 1960년 정도까지, 브로드웨이 연극과 할리우드 뮤지컬 등, 소위 '틴 팬 앨리(Tin Pan Alley)'라 불렸던 대부분의 명곡들의 총체를 일컫는다.
 

 

영화 <카사블랑카>를 소개하는 메인 포스터 중 하나. 맨 좌측의 극 중 '험프리 보카트'('릭' 역)를 향해 피아노 앞의 '둘리 윌슨'('샘' 역)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상단) 맨 우측의 여주인공 '일사' 역, '잉그리드 버그만'이 '둘리 윌슨'의 연주를 감상하며 와인잔을 바라보고 있는 명장면 중 하나의 스틸컷.(하단)(사진=IMDB)

이후,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 <Casablanca(카사블랑카)>에 출연한 '둘리 윌슨 (Doolay Wilson)'의 역할로 이 노래는 대히트를 거듭하는데, 곧바로 같은 해(1942년) 미국 뮤지션 연맹은 모든 녹음 작업을 중지하는 스트라이크(파업)를 시행함으로, 'RCA빅터' 레코드사가 울며 겨자먹기로 '루디 발레'의 헌 레코드를 재발매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상황에 이르도록 한다. 하지만, 비온 뒤 땅이 더 굳는다고나 할까. 이 앨범은 그 후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고 만다.

사실상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데에서도 비롯되었다 할 수 있는 이 곡은 나치와 연관된 스토리의 영화 <카사블랑카>와도 우연인 듯 맞아떨어지며 대중들의 관심에 호응하지만, 그 찰라 대공황을 맞이한 - 유태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비롯, '타임슬립' 등 SF소설과 영화적 초현실 소재 등에 상당 부분 쏠려 있는 - 미국 내 분위기로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1942년도 영화 <카사블랑카>의 당시 메인포스터.(상단) 영화 속 가장 중요했던 장면 중 하나의 실제 촬영 현장 스틸컷.(하단)(사진=IMDB)

이러한 배경 속에서도 다시금 재즈 스탠다드 넘버로 살아남아 그 나름의 존재감을 확립해 가던 'As time goes by'는 1930년대 경제 불황과 1940년대의 전쟁 등 모든 역경을 겪어낸 만큼, 그 오랜 기억과 깨달음의 깊이로, 이후 전세대에 걸쳐 그 감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루즈벨트' 미 대통령의 '뉴딜정책(1933~1939년)'*이 나름의 경제 부흥을 일으킨 와중에도 이 사랑 노래의 빛깔은 제 색체를 그대로 유지해갔음은 물론, 이 정책이 그저 표면적인 것일 뿐, 전쟁, 다시 말하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경제 공황을 빠져 나올 수 있도록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보는 일부의 다양한 시각들이 난무하는 속에서도, 사랑과 진실 하나 만큼은 그저 명곡 하나만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는 놀라운 통찰을 전해주기도 한다.

 

*뉴딜 정책 : 32대 미대통령 'F.D.루즈벨트'의 주관 아래 시행된 자유주의 경제에 최초로 수정을 가한 미 대공황 시대의 정부 제반 정책. 

 

 

피아노 앞에서 열창하고 있는 '둘리 윌슨'만의 영화 속 한 장면 스틸컷.(사진=IMDB)

 

You must remember this, a kiss is still a kiss, a sigh is just a sigh. The fundamental things apply, as time goes by.

And when two lovers woo, they still say "I love you". On that you can rely. No matter what the future brings, as time goes by.

 

이것만은 잊지 말아요. 키스는 변함 없는 키스, 한숨은 그저 한숨이란 것을요. 시간이 흘러도 이 당연한 것들은 결코 변할리 없는 진실이 되어 있답니다.

연인들이 사랑을 이야기 할 때, 여전히 "널 사랑해"라 말하는 것처럼, 세월이 흘러 그 어떤 미래가 닥쳐오더라도 이것 만큼은 변함없는 진심인 것이랍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핵심 명장면.(상단) 이 고전 영화 속 'As time goes by'가 얼마나 깊은 의미와 감동의 순간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 이 곡에 심취한 영화 속 '둘리 윌슨'이 열창하고 있는 모습 스틸컷.(하단)(사진=IMDB)

Moonlight and love songs never out of date*. Hearts full of passion, jealousy and hate. Woman needs man and man must have his mate. That no one can deny.

It's still the same old story, a fight for love and glory. A case of do or die. The world will always welcome lovers, as time goes by.

 

달빛 아래의 사랑 노래는 여전히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며, 연인들의 마음 속엔 정열과 질투, 그리고 증오가 자릴 잡고 있죠. 여자에겐 남자가 필요하고, 남자도 자신의 반려자를 변함없이 필요로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것 만큼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인 것이죠.

아주 오래 전과 그대로, 사랑과 영광을 위한 싸움은 목숨을 건 도전인 것이랍니다. 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세계는 여전히 그런 연인들을 환영해 주니까 말이죠.

 

- 명곡 'As time goes by'의 명가사(해석) 전문

 

*out of date : '구식의 , 낡은'이란 의미로, 'up to date'란 반대의 뜻이 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메인 삽입곡 'As Time Goes By'를 주 타이틀로 내세웠던 당시 포스터의 모습. 주연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의 눈부신 미소가 인상적이다.(사진=IMDB) 

이같은 수많은 시대의 변화를 감당하며, 여전히 흔들림 없이 감동을 전해주고 있는 이 가사의 놀라운 점은, 전혀 다른 시간대를 살아온 수많은 이들과의 초월적 소통은 물론, 현재의 사랑에 대한 그들의 확신과 헌신적 태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론 위로 받아 마땅한 모든 영혼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가, 이 아름다운 노래 한가락으로 금세 치유될 수만 있다면, As time goes by(세월이 지나도)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과 진심에 대한 이번 이야기를 통해, 모든 이들의 기쁨 또한 각자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숨쉴 수 있길 그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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