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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대전비엔날레 2020, 인공지능과 예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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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대전비엔날레 2020, 인공지능과 예술의 융합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0.23 10: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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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과학·문화도시로 알려진 대전에서는 기술과 자연, 인간을 통합하는 격년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대전FAST>, <프로젝트대전> 등 과학도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과학 관련 주제를 채택하고 대전의 과학기술 및 문화예술 인프라를 활용한 비엔날레를 개최해 왔으며, 올해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비엔날레를 대전시립미술관과 KAIST비전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대전비엔날레 2020 <인공지능: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는 인공지능과 예술의 새로운 융합과 초연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6개국 16작가팀의 작품을 담았다.

전시는 크게 4개 섹션으로 구분돼 있다. 대전비엔날레 2020은 비대면 전시 해설 어플리케이션 A.I.도슨트를 활용해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도슨트 앱의 메인화면에서 '시작'을 누르면 카메라가 실행되고, 작품을 비춰 터치하면 해당 작품의 개요와 작가,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Section1. A.I.-dentity: 인공지능+예술, 인공과 인지 사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 여겨졌던 '인지·인식'의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인공지능. 어느새 인공지능의 인지력은 인간의 수준을 초월했다. Section1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인지의 영역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요나스 룬드 <중요한 타자, 2019>

<중요한 타자>는 인공지능 GAN과 ANNs를 통해 "당신은 22% 더 행복하다"와 같이 방문자들의 감정상태를 비교하고 읽어주는 작업으로, 듀얼 스크린과 웹카메라를 통해 두 위치 간 공유되는 이미지와 정보를 캡처하고 표시한다. 이 기계는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감정상태를 읽고 포착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알베르트 바르케 듀란/마리오 클링게만/마크 마제니트 <나의 인공적인 뮤즈, 2017>

<나의 인공적인 뮤즈>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인 '뮤즈'의 전통적 개념을 재고찰한다. 세 명의 작가가 완성한 이 작업은, 컴퓨터로 생성되어 물리적 실체가 없는 뮤즈가 사람처럼 영감을 줄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인공신경망은 "포즈 투 이미지 접근법"을 사용해 뮤즈의 고전적 개념을 파괴하고 있다.

▶신승백/김용훈 <넌페이셜 포트레이트, 2018-2019>

<넌페이셜 포트레이트>는 '인공지능이 완성된 초상화에서 얼굴을 인식할 수 없어야 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인간과 기계 사이에 존재하는 의식과 무의식을 실험하는 작품이다. 화가의 작업대에 설치된 카메라는 그림을 지켜보면서 모니터에 얼굴 검출 여부를 표시한다. 화가는 이를 참고로 인공지능에 의해 얼굴인식이 되지 않는 초상화를 그려나가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인공지능은 얼굴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간은 인식이 가능한 인간만의 시각적 영역을 찾아야 한다.

Section2. A.I.-ttitude: 인공지능이 태도가 될 때

인공지능 기술이 지닌 특정 패턴이나 데이터를 병렬하고 배치하는 위치, 이를 해석하는 독자의 위치에 따라 그 태도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확장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태도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Section2에서는 인공지능이 지닌 예술성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팀보이드(송준봉/배재혁/석부영) <Super Smart Machine, 2020>

<Super Smart Machine>은 입력과 과정, 결과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으로 대전비엔날레 2020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불을 밝히는 것은 매우 간단한 행위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 단순한 일이 복잡한 과정이 되기도 한다.

▶박경근 <1.6초, 2016>

<1.6초>는 자동차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 로봇의 생산 시간을 1.6초로 단축하며 벌어진 노사 간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단 1.6초 밖에 되지 않지만 로봇의 빨라진 속도를 인간이 따라잡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고통이 뒤따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장에서 가장 생동감이 넘치는 것은 로봇이고, 생기 없는 회색빛의 얼굴은 인간이다. 작가는 과연 인간이 로봇보다 더 창조적인 존재인지 아니면 그저 조직과 사회에 속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일 뿐이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Section3. A.I.-though: 데칼코마니의 오류

인간을 모델로 한 인공지능에는 수많은 오류와 허점, 아이러니가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독립체로서 정체성을 갖는다. 하지만 인간과 기계, 어느 카테고리에도 완벽히 융화될 수 없는 인공지능을 조명한 작품들을 Section3에서 만날 수 있다.

▶박얼 <신경쇠약 직전의 기계들, 2017>

<신경쇠약 직전의 기계들>시리즈는 인간과 기계가 얼마나 다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신경쇠약 직전의 기계들: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움직이는 테이블과 자신의 알고리즘의 트랩에 갇힌 작은 로봇으로 구성됐다. 테이블은 구조적으로 기울어졌다 원위치로 복원 가능한 구조로, 관람자는 테이블을 기울여 로봇을 원 밖으로 나오게 유도하지만 로봇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신경쇠약 직전의 기계들: 각인>은 인간의 집착이나 강박증과 같은 비합리적인 행동양상을 합리적 알고리즘을 가진 로봇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Section4. A.I.-gent: 새 시대의 도구

인공지능은 불과 1~2년 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모하며 새로운 논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Section4에서는 학습패턴을 하나의 도구로서 적극 활용하는 작업들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카이스트 인터렉티브 미디어랩(이병주/김현철/홍상화/김성현) <The Skin, 2019>

<The Skin>은 접촉하는 물체에 대해 8가지 특성(긴장성, 영의 계수, 정적 마찰 계수, 운동 마찰 계수, 접촉 부위, 접촉 위치, 접선력, 정상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터치 스크린을 활용한 작업이다. 관람객이 터치스크린을 터치하면, 칼 심스의 인공진화 과정을 통해 컴퓨터의 비주얼 오디오 반응이 관객과의 상호작용의 양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점차 진화한다. 이 과정은 매우 민감한 피부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가 반복적인 접촉을 통해 외부세계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유사하다.

한편 대전시립미술관에는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인 '두근두근 미술관'이 운영되고 있다. 관람객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능동적 관객중심형 전시로, 두근두근 미술관 앱을 통해 작품을 업로드하고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비엔날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인공지능을 과학기술에서 예술로 확장해 인간의 사고와 감정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탐구했다. 인공지능을 예술로 활용하는 과학자, 공학자, 예술가 팀은 새로운 21세기형 예술가로 주목받는다. 이들은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감각을 강화하고 고전, 정치, 사회, 환경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예술로 치환하며 예술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샤오빙이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라고 말했다면, 사람은 "햇살은 세상 어디에든 있다"고 답하며 새로운 과학예술의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간다.

인공지능은 더 새롭고 창의적인 예술문화를 만드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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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ie 2020-10-26 20:37:42
기자님 글 정말 도움됩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