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富者)'가 지난 2010년 16만명에서 2019년 35만4000명으로 10년 만에 2.2배(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1323조원에서 1919조원으로 45% 성장했다.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는 6400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0.01%였지만 이들의 금융자산은 한국 총 가계 금융자산의 24%를 차지했다.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의 '고자산가'는 2만4000명이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0 한국부자(富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지난해 말 기준 35만4000명으로 1년 사이 3만명 이상 늘었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만들어졌다.
◆10억원 이상 '한국 부자' 35만4000명
지난 2010년 16만명이던 한국의 부자 수는 10년 만에 2.2배나 늘었다. 매년 9.2%씩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세계 부자 수가 매년 6.8%씩 늘어난데 비해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154조원으로 2018년 대비 6.8% 증가했다.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0억8000만원으로 추정됐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45.8%인 16만2000명이 서울에 살고 있었다.
경기지역은 7만7000명, 부산 2만5000명, 대구 1만6000명, 인천 1만명 순이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한국 부자의 70.4%가 살고 있고, 인천시를 제외한 5대 광역시에 16.7%,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에 12.9%의 부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집중도가 높았다. 서울에 사는 부자의 46.7%가 강남 3구에 살고 있었다. 서울 강북지역에 32.7%,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강남지역에 20.7%가 거주하고 있다.
한국 부자는 2018년 32만3000명에서 2019년 말 35만4000명으로 3만1000명 증가했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6.6%와 금융자산 38.6%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외 회원권이나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집값 상승에 부동산 자산 비중↑
부동산 자산 비중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최근 고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자산가치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국내 일반 가구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72.1%와 금융자산 17.2%로 구성됐다. 살고 있는 집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부자들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는 거주주택이 26.1%로 가장 비중이 컸다. 고가 아파트가격이 급등하면서 거주주택 비중이 전년도 19.7%에서 6.4%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유동성금융자산(16.2%) ▲빌딩·상가(12.0%) ▲거주외 주택(10.4%) ▲예적금(9.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자들은 2020년에 금융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대부분의 금융상품에서 80~90%대의 유지 계획을 밝혔으며, 주식에 대해서 투자 확대 계획을 가진 경우가 24.5%로 다른 금융상품 대비 높았다.
부자들은 장기적으로 수익이 기대되는 유망한 금융투자처로 주식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유망 금융상품 투자처를 1순위만 선택한 경우 57.1%로 절반 이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복수로 선택한 경우도 61.6%로 가장 많았다.
◆ 부자의 기준은?
'한국에서 부자라면 얼마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총자산 100억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26.5%로 가장 많았다. 부자들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총자산 기준 금액은 30억원, 50억원, 100억원 처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숫자가 주로 꼽혔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인 금액은 '100억원'으로 부자들 가운데 26.5%가 꼽았다. 다음은 '50억원'(18.0%), '30억원'(9.3%) 순이었다.
◆ 부자 80%, 거주외 부동산 보유
조사 대상 부자 가운데 80%가 거주외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 상가(44.3%), 일반 아파트(41.5%), 토지·임야(39.0%)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의 경우 일반 아파트(37.4%)를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경우 상가(64.8%)를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이 일반 아파트(52.3%)와 토지·임야(5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오피스빌딩을 보유중이라는 응답의 경우 30억원 이상에서 13.6%로 30억원 미만의 3.4%에 비해 높았다. 이는 자산이 많을수록 상가, 오피스빌딩의 임대료를 통한 현금흐름과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니즈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