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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의 알뜰신잡-⑯] 월급쟁이 싱글족의 제로금리 투자법 ‘리딩방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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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의 알뜰신잡-⑯] 월급쟁이 싱글족의 제로금리 투자법 ‘리딩방의 민낯’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12.0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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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투자는 늘 어렵다. 용어도 난해하고 의미불명의 복잡한 숫자가 나열돼있다. 그렇다고 넋을 놓고 있기엔 앞날이 캄캄하다. 한계가 뚜렷한 월급쟁이 봉급으론 미래를 설계하기가 좀처럼 어려워서다. 결국 떠밀리듯 재테크에 나서긴 했는데, 아뿔싸.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기준금리까지 역대최저로 낮아지면서 초보 투자자가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란다. 계속 망설여야만 할까. 월급쟁이 싱글족의 제로금리 투자법을 알아보자. 이번 편에선 초보 주식투자자를 노리는 ‘리딩방’에 대해 살펴봤다.



“한달 누적 수익률 300%” “전문가가 집어주는 반드시 오르는 급등주” “개인은 매매 타이밍을 모르니 좋은 종목을 갖고도 손해를 봅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진입이 부쩍 늘었다. 지난 1월 28조원 수준이던 예탁금 규모는 불과 세 달만에 40조원을 돌파하면서 개미들의 주식시장 입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이들을 사기행각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튜브나 SNS를 통한 불법 ‘주식리딩방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딩방이란 금융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나 일반인이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추천해 주는 회원제 단체방을 의미한다. 당장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리딩방’이란 키워드를 검색하면 숱하게 많은 채팅방이 검색된다.

카카오톡 캡처.
카카오톡 캡처.

이들이 개인투자자를 꾀는 방식은 이렇다. 리딩방에 입성하면 아침부터 리딩방 관리자가 증시 상황과 전일 이슈를 정리한 브리핑 자료를 공유한다. 또한 이날 주식시장의 흐름을 전망하는 멘트와 어지럽게 그려진 증시 그래프도 제시한다. ‘매수준비’란 메시지와 함께 추천종목을 올린다. “A주, 매수가 2600원, 투자금 대비 투자 비중 5%.”

이런 식으로 무료로 투자종목을 추천받다보면 개인투자자는 더 은밀한 제안을 받게 된다. “개인투자자가 돈 벌긴 어려워요. VIP방에 가입하면 체계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어요. 무료방에는 제공하지 않는 알짜배기 재료도 미리 추천받을 수 있어요.” 참여 조건은 제각각이고, 내는 금액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의 질은 달라진다. 고액 회원일수록 더 낮은 평단가(평균매매단가), 높은 매도가를 제시해 수익률에 차별을 둔다. 수익률에 차이만 있을 뿐 모든 회원이 이득을 본다는 원리다.

개인투자자 예탁금 현황.[자료=금융감독원]
개인투자자 예탁금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이는 엄연히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한다. 높은 수익을 위해 리딩방 운영자와 고가의 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제론 광고만큼의 수익률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원들에게 보내는 매매 지시나 브리핑 등의 전문성이나 객관성도 부족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리딩방은 수익과 적중률을 대대적으로 자랑하지만 손실을 본 투자자에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종목을 추천할 뿐 매매는 투자자의 선택이라는 이유에서다. 손실 종목이 많을 땐 투자자를 모아둔 채팅방을 없애버리는 경우도 숱하다. 대부분 익명으로 운영돼 책임을 묻는 것도 쉽지 않다.

리딩방에 참여하는 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추천만 믿고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꼴이다. 몇몇 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운용하기도 하지만 전문성을 보장하긴 어렵다. 게다가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 제도권 금융회사도 아니다. 투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란 얘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딩방은 사설 도박업체와 같다”며 “기업과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실적을 보지 않고 호재만 좇는 단타 투자를 정상적인 투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리딩방의 추천을 믿고 투자하는 건 돈을 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며 “결국 손해를 보는 건 투자자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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