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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라이프] 진중하고 화끈한 제네시스 GV70 3.5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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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라이프] 진중하고 화끈한 제네시스 GV70 3.5 터보
  • 이병진 기자
  • 승인 2020.12.2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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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제네시스가 라인업 보강에 힘을 내고 있다. 준중형과 중형, 대형 세단과 더불어 SUV까지 가세하고 있다. 지난 1월 중형 SUV인 GV80이 먼저 등장했다. 평가는 좋았고 반응은 뜨거웠다. 그리고 올해가 가기 전인 12월, 제네시스 SUV의 막내인 GV70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먼저 만나 본 모델은 GV80 3.5 터보 가솔린 모델. 엔진은 호쾌하고 편의장비는 차고 넘친다. 소재와 마감 품질도 흡잡을 데 없다. 그래서 풀옵션 차값은 7000만 원이 넘는다. 과연 가치를 할까?


 

올 1월 제네시스가 첫 번째 SUV를 내놨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가격 등 갖가지 이슈에 설왕설래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제대로 자리잡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리고 12월, 동생급 SUV를 공개했다. GV70이다. 형보다 덩치는 약간 작지만 준중형이나 콤팩트 SUV는 아니다. 쏘렌토와 싼타페보다 길이와 높이는 약간 작지만 너비와 휠베이스는 약간 더 크다. 가족 SUV로는 언감생심 기대하면 안 될 공간과 크기는 아니다. 뒷시트 등받이의 각도 조절 폭과 시트 크기 또한 여유 있어 뒷자리에 앉아 옹색하거나 불편함을 느낄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된다.

전체적으로 낮고 넓고 선이 굵고 시원한 생김새다. 날개 펼치고 달리는 듯한 제네시스 엠블럼을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재현했다. 제네시스 로고의 방패 모양을 닮은 커다란 크레스트 그릴이 앞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릴 상단과 같은 높이로 위치시킨 쿼드 헤드램프 덕분에 차가 더 낮고 넓고 다이내믹한 인상을 풍긴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을 겸하는 헤드램프 속 두 줄 LED 바는 제네시스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핵심이다.

뒤로 갈수록 매끈하고 낮아지는 루프라인은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쿠페같은 SUV 느낌이다. 헤드램프 끝에서 아치를 그리며 차체를 관통하는 파라볼릭 라인과 부푼 뒷 펜더가 근육질 스프린터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3.5 터보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더한 시승차는 21인치 커다란 휠을 신고 있다. 양산모델에 21인치 휠이 이젠 대수롭지 않은 시대가 됐다. 크롬으로 치장한 창문 테두리에서 이어진 C필러 크롬 라인의 곡선이 유연하고 스포티한 GV70의 색깔과 잘 어울린다.

뒷모습은 군더더기가 없다. 선과 면의 단순 조합으로 뒤태가 깔끔하다. 두 줄 테일램프 이외의 요소들을 범퍼 밑으로 내려 모은 덕이다. 차체와 같은 색의 리어 디퓨저와 새로로 특이한 배기구 두 개가 제법 놀 줄 아는 고급 SUV의 멋을 풍긴다.

실내는 비교적 단순하다. 12.3인치 3D 계기반과 대시보드 위 가로로 긴 14.5인치 터치 모니터, 터치와 다이얼로 조율하는 공조장치와 그 아래 자주 사용하는 물리적 버튼들이 적재적소에 바르고 알맞게 자리잡았다.

선 고운 타원형 디자인이 실내 곳곳에 펼쳐진다.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 받은 에어로 다이내믹 곡선과 동양 특유의 여백의 미, 두 가지가 GV70 실내 디자인 테마다. 사진 속 실내는 어딘가 휑하고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정하고 차분하고 트렌디하다. 군살을 덜어내 보기 좋고 다루기 쉬운 스마트한 실내다. 키 없이 지문만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생체인식기능은 자동차에서 IT 기기로 진화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질 좋은 가죽으로 감싼 시트 크기는 기본적으로 넉넉하다. 몸을 착 감싸 받아주는 편안함과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든든함이 적절하다. 시트 높이가 기본적으로 다소 높은 것은 덩치와 키 큰 운전자들에겐 다소 아쉬운 부분이겠다. 뒷시트 역시 방석 길이가 여유있고 다단계로 조절 가능한 등받이 각도와 폭이 커 쓰임새가 크다. 윗급 모델에 풀옵션 답게 뒷좌석 전용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동반한 공조장치까지 품었다.

GV70은 세 가지 파워트레인을 품고 등장했다. 2.5 터보 가솔린과 2.2 디젤, 그리고 3.5 터보 가솔린이다. 2.5 터보 가솔린은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m, 2.2 디젤은 210마력에 45.0kg.m를 낸다. 그리고 시승모델인 3.5 터보는 380마력에 54.0kg.m를 발휘한다. 2톤이 조금 안되는 제법 묵직한 GV80이지만 이 칼칼하고 화끈한 엔진과 만나면 그야말로 아쉬움 없는 스포츠 SUV로 돌변한다.

SUV답게 운전시야는 시원하고 편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어도 실내로 들이치는 소리나 진동이 거의 없다. 계기반 타코미터를 보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나 싶을 정도로 안락하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만든 SUV답게 안락함에 들인 공이 드러난다. 창문 모두 이중접합유리를 썼고 앞 유리도 평균 이상 두툼하다.

가속페달 반응이 일정하고 적당히 조율돼 있어 엔진회전수와 속도를 다루기가 쉽다. 제법 두툼하고 손에 착 감겨 도는 스티어링 휠이 꽤나 묵직하고 탄력있다. GV70은 생김새만 스포티한 것이 아니라 반응과 움직임 또한 제법 운전재미 좋고 칼칼한 차로 완성한 것이다. 주행모드가 스포트인가 싶어 확인하니 컴포트 모드다. 좀 달릴 줄 아는 유럽차같은 핸들링 느낌에 기대가 커진다.

가속페달을 밟는 딱 그만큼 엔진은 매끈하게 돌며 속도를 높인다. 한가한 도로 위에서 잠시 속도를 내본다. 순간적인 풀 스로틀에 엔진회전수가 가파르게 오르더니 레드존 부근인 6500rpm에서 톱니를 바꿔 문다. 뒷바퀴굴림 기반의 사륜구동이 한겨울 꽁꽁 언 아스팔트 위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꾸준히 돕늗다. 뒷바퀴굴림에 비해 자극은 덜해도 네 바퀴의 이상적인 트랙션 배분으로 더 빠르게 다그칠 수 있다.

묵직하고 탄력 좋은 핸들링에 어울리는 하체 감각이 드러난다. 바닥으로 무게중심을 낮추고 묵직하고 든든하게 달린다. 안락함을 포기하지 않은 선 안에서 운전재미 좋은 단단함을 품었다. 요철이나 지저분한 도로를 달리면 경박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더덥'하고 요철을 넘을 뿐, 실내로 전해지거나 몸이 느끼는 불쾌한 승차감이 거의 없다.

디자인은 사진보다 괜찮았고, 실내 구성과 소재, 마감 품질은 흡잡을 데 없다. 다이얼을 돌려 움직이는 변속기가 여전히 불편하지만 실제 오너가 되면 익숙해질 것이다.

실내 공간도 생각보다 여유있고, 농익은 각종 편의장비들은 쓰기 쉽고 정확하게 반응하고 움직였다. 3.5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호흡도 나무랄 데 없다. 안락하면서 동시에 운전재미까지 좋은 SUV를 찾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GV70이 품고 등장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작가부터 보자. 2.5 가솔린 터보는 4880만 원, 2.2 터보 디젤은 5130만원, 3.5 가솔린 터보는 5830만 원부터다. 시작가만 놓고 보면 넘볼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넣으면 5830만 원에서 7200만 원을 넘어선다. 가장 화끈한 엔진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장비를 품고도 7200만 원이면 괜찮다고 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부담스럽고 비싸게 느낄 수도 있는 차값이다. 제네시스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에 우뚝 설 수 있을지, 아직 시기상조인지 GV70이 가늠해줄 것이다.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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